장수진 기자

교육부가 지난해 1학기에 실시한 ‘2021년 1차 학교폭력 실태조사(전수조사)’결과에 따르면, 피해유형별 비중이 언어폭력(41.7%), 집단따돌림(14.5%), 신체폭력(12.4%), 사이버폭력(9.8%) 등의 순이었다. 특히 언어폭력은 2019년 35.6%에서 2021년 41.7%로 증가했고, 사이버폭력은 2019년 8.9%에서 2021년 9.8%로 증가했다. 신체폭력도 2019년 8.6%에서 2021년 12.4%로 증가했다.

2학기에 실시한 ‘2021년 2차 학교폭력 실태조사(표본조사)’결과에서는 언어폭력이 42.6%로 가장 높았으며, 신체폭력(13.6%), 집단따돌림(11.5%), 사이버폭력(10.8%)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사이버폭력의 유형으로는 사이버 언어폭력이 42.7%로 가장 높았고, 그다음으로 사이버 명예훼손(17.1%), 사이버 따돌림(12.6%), 사이버 개인정보 유출(7.6%) 등의 순이었다.

최근 학교폭력은 코로나19로 원격수업이 확대됨에 따라 언어폭력과 사이버폭력 등의 비중이 증가했다. 사이버폭력은 사이버 공간에서 다양한 형태로 타인에게 가해지는 괴롭힘을 의미하며, 신체적 폭력을 수반하는 전통적인 폭력과는 달리 그 형태가 다양하다. 문자로 상대방을 직접 험담하거나 특정인을 비하하는 글·이미지·동영상 또는 타인의 동의 없이 개인의 신상정보나 사진을 유포하는 행위, 단체 채팅방에 계속 초대하거나 초대한 후 집단으로 나가버리는 행위 등 다양한 형태로 이루어진다. 사이버폭력의 특징은 비대면에 익명으로 이뤄지기 때문에 물리적인 힘을 사용할 필요가 없다. 따라서 가해자는 피해자의 고통을 직접 눈으로 볼 수 없기에 죄책감이나 자신이 가해행위를 한다는 생각을 못 할 수도 있다.

언어폭력도 눈에 보이는 상처를 남기지는 않지만, 신체적인 폭력과 학대만큼 잔인하다. ‘말로 입힌 상처는 칼로 입힌 상처보다 깊다’는 모로코의 속담도 있듯이, 육체적인 상처는 아물면 되지만 말로 입은 정신적인 상처는 더 깊고 오래가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한다.

이처럼 말은 중요하고, 말의 힘은 대단하다. 말 한마디로 사람을 아프게 하거나 힘들게 할 수 있으며, 평생 지울 수 없는 상처를 줄 수도 있다. 반면 말 한마디로 사람을 살릴 수 있으며, 기적이 일어날 수 있고, 인생이 달라질 수 있다.

최근 서울시교육청에서 조사한 ‘친구에게 듣고 싶은 말’ 1위는 ‘내 친구가 되어줘서 고마워’였다. 또 ‘우리 같이 놀자’라거나 ‘너 정말 잘한다’, ‘넌 지금도 충분히 잘하고 있어’ 등의 말이 상위에 올랐다. 학생이 부모님으로부터는 ‘우리 딸, 아들 정말 잘했어’라는 말을 가장 듣고 싶어 했으며, ‘항상 사랑한다’, ‘넌 지금도 잘하고 있어’, ‘태어나줘서 고마워’, ‘넌 최고의 선물이야’ 등이 듣고 싶은 말이었다. 선생님으로부터는 ‘참 잘했다.’, ‘괜찮아, 잘하고 있어’, ‘우리 함께 열심히 해보자’, ‘정말 수고 많았어’ 등의 말을 필요로 했다.

비난하거나 깎아내리는 말로 상처를 주는 것보다 따뜻하고 긍정적인 말로 힘을 주는 건 어떨까. ‘고마워’, ‘넌 충분히 잘하고 있어’, ‘오늘도 수고 많았어’ 등의 따뜻한 말, 긍정적인 말 한마디가 누군가의 마음에 씨앗처럼 떨어져 위로와 용기가 될 수 있으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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