똥볶이할멈 / 강효미 / 슈크림북 / 2021

얼마 전 딸아이를 데리러 학교 앞에 갔다가 문구점, 분식집에 가득한 아이들을 봤다. 너도나도 사고 싶은 것, 먹고 싶은 것을 고르느라 정신없는 아이들 틈으로 오래전 나의 하굣길 간식이었던 컵볶이와 슬러시, 피카추 돈가스 같은, 정확한 이름은 모르지만 어딘지 익숙한 간식들을 봤다. 방과 후 간식도 스테디셀러가 있는 걸까. 익숙한 간식들이 많아서 한번 놀라고, 100원, 200원이었던 뽑기가 천 원, 이천 원인 것에인데 두 번 놀랐다. 놀란 마음은 숨겨두고 아이와 자리를 잡고 떡볶이를 한 접시 먹고 있자니 얼마 전 읽은 동화책 《방과 후 똥볶이 할멈》이 생각났다.

제목부터 재미있는 강효미 작가의 동화 《똥볶이 할멈》은 저학년 아이들이 재미있게 볼 수 있는 요소가 다양하게 버무려져 있다. “방과 후 떡볶이” 가게 주인 할머니는 무뚝뚝하지만 마음 따뜻하고 자신이 만든 떡볶이 맛에 자부심이 있는 사람이다. 그런데 알고 보니 아이들의 고민을 해결해주는 히어로였다는 설정의 판타지 시리즈물이다. 

밤이 되면 할멈은 국자와 뒤집개를 들고 주문을 외치는데 “할멈아, 할멈아, 똥볶이 할멈이 되어라!” 하면 앞치마가 멋진 갑옷으로 변하고 국자와 냄비는 번쩍번쩍 광이 나는 무기로 변한다. 심지어 길고양이 치즈도 변신하는데 이름처럼 몸을 주우욱 늘릴 수 있다. 변신한 할멈은 강력한 마법으로 시간을 거슬러 사건의 실체를 밝히고 악당을 찾아가 벌을 주는데, 벌이란 것이 바로 우주최강 떡볶이를 먹어도 똥 맛이 나게 하는 것이다. 아이들이 좋아하는 떡볶이와 똥, 그리고 학교에서 일어날 법한 사건들을 다루고 있어서 아이와 함께 재미있게 읽을 수 있다. 2권까지 나왔는데 뒷이야기가 매우 궁금하게 끝나서 3권이 나오기를 손꼽아 기다리고 있다.

 전부용(담작은도서관 사서)

※주의 : 이 책을 읽고 나면 일주일간 떡볶이가 먹고 싶어질 수 있으니 주의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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