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숙 (가족상담전문가 심리상담사)

‘마음의 근력’을 잴 수 있는 측량기가 있을까? 단단하고 요동치지 않는 무게중심을 갖고 있는 사람들의 삶은 무엇을 보고 알 수 있을까? 주변에 코로나 확진 소식이 빈번하게 들려오고 경제적인 어려운 상황에 힘들겠다 싶음에도 흔들림 없이 묵직하게 버텨내고 있는 사람들을 보면 그들이 가진 마음의 근력 무게를 생각해 보게 된다.

그들이 버텨내고 있는 힘의 원천은 무엇에게서 온 것일까 하는 궁금증이다. 얕고 시원하게 흐르는 맑은 시냇물을 보고 있으면 청량감과 그 소리에 마음의 울림이 일어 덩달아 신이 난다. 던진 조약돌에 퐁당퐁당 들리는 소리도 좋기만 하다. 이와 다르게 바다에 작은 돌 하나 던졌을 때 들려오는 소리는 투박하다 못해 울림도 들려오지도 않는다. 바다가 품은 조약돌은 그렇게 소리도 없이 사라진다. 

나는 마음의 근력이 이 두 가지의 예화처럼 각자가 품은 깊이만큼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얕지만 투명하고 밝고 경쾌한 시냇물 같은 사람과 속을 알 수는 없지만 포용과 수용으로 흔들림 없는 잔잔한 바닷물 같은 사람이다. 그렇다고 시냇물은 속이 보이고 얕아서 좋지 않고, 바닷물은 품어내어 좋다는 뜻의 이야기가 아니다. 이것은 필자가 여러분에게 던지는 질문이다. 시냇물은 그 자리에 머물러 있지 않고 흘러가면서 정화되고 맑아진다. 바닷물 또한 겉에서는 요동치지 않는 것 같지만 그 속에서는 큰 움직임과 반복되는 해저의 요동으로 해일이 밀려오기도 한다. 우리는 그러한 현상을 쓰나미나 해일을 통해 심상치 않은 바닷속의 움직임을 짐작할 뿐이다. 

우리 마음은 작은 소리에도 흔들리면서 요동치는 일들이 사뭇 잦다. 타인의 작은 말에서, 행동에서, 시선에서 느끼는 불쾌감으로 감정이 요동치고 떠나보내지 못한 감정으로 인해 마음의 상처와 고통으로 아파하고 있는 이들이다. 그들뿐만 아니라 나 또한 그러한 상황 가운데 놓여 있기도 했었다. 그렇다면 시냇물처럼 그 소리들을, 행동들을, 시선들을 흘려보내고 떠나보내는 것이 필요한 시기인 것 같다. 또한 바닷물 같은 사람들도 모든 것을 포용하고 수용하기만 한다면 결국 바닷속 판이 움직이면서 해일과 쓰나미 같은 강한 감정의 움직임으로 고통을 드러내기 마련이다. 

그렇다면 ‘마음의 근력’은 그러한 잦은 상황들을 접하면서 터득한 노하우와 나름의 방법으로 그 문제들을 해결하고 조율하면서 적절하게 표현하는 중에 마음의 탄력이 단단해졌다는 뜻이 되지 않을까? 

우리 모두는 지금 어려운 시기를 지나가고 있다. 모두가 같은 시기를 살아가고 있다면 마음의 근력도 동일하게 준비할 수 있는 시기임은 분명하다. 흘려보내고, 품어내면서 근력의 두께를 좀 더 단단하게 준비하는 봄을 맞이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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