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주기 슬로건 ‘진상규명을 향한 힘찬 걸음, 생명안전 사회를 향한 굳센 연대’

세월호 8주기 제안사업의 일환으로 지난 14일 19시 춘천 커먼즈필드에서 4.16 판결비평 북콘서트가 열렸다. 4.16 세월호참사가족협의회 정성욱 진상규명 부서장(단원고 2-7 동수 아버지), 류하경 변호사가 함께했으며, 춘천시민 김윤정씨가 사회를 봤다.

세월호 유가족들의 근황에 대한 질문에 정 부서장은 “유가족들은 생명안전기본법 입법을 위해 뛰시거나 합창모임, 연극, 공방, 봉사단체 참여 등 다양하게 지내고 있다. 최근에는 국내 산불피해지역에 일주일간 가서 손길을 전하고 오시기도 했다”고 전했다.

세월호 8주기 행사는 ‘진상규명을 향한 힘찬 걸음, 생명안전 사회를 향한 굳센 연대’를 슬로건으로 내걸었다.

《4.16 세월호 참사 판결 및 특수단 1차 수사결과 비평집》은 세월호 관련 재판이 많이 진행되는 데에 비해 관련 내용과 핵심이 알려져 있지 않아 이를 엮어 출간물로 펴내게 됐다. 국민들에게 공유하기 위함도 있다. 제법 두꺼운 비평집 1권을 들어 올리며 사회자는 재판 관련 자료집이 차후에 더 나오지 않아도 되게끔 관련 재판이 잘 매듭지어지면 좋겠다는 소망을 표했다.

류 변호사는 “세월호 관련해 할 것이 많이 쌓여 있고, 이미 진행된 것은 마음에 차지 않는 상황이다. 정권이 몇 차례 바뀌면서 오히려 초기의 과제가 흐려진 부분이 있다. 지금 우리가 어디까지 와 있는가. 다시금 반성하고 성찰하고 현실인지를 해야 할 시점이다. 2014년으로부터 시간이 제법 지나온 만큼 ‘지겹다’고 표현하는 사람들도 있고, 우리와 연대하던 사람들이 떠나가기도 한다”고 말했다. 

류 변호사는 침몰원인이 밝혀지지 않은 상태에서 재판이 진행된 점이 아쉽다고 덧붙이면서, ‘구체적인 행위 의무’가 없다는 이유로 서로 다른 부서에 책임 전가가 되는 점, 중책을 맡은 국가 수뇌부에 대해서는 실질적 책임을 물을 수 없는 점을 한계점으로 꼽았다. 형량이 적으면 향후 사회적 예방 효과가 떨어진다는 것이다. 

현재 세월호 유가족 및 4.16연대에서는 ‘생명보장기본법’을 중요하게 추진 중이다. 세월호에 국한한 진상규명을 넘어 이와 같은 일을 되풀이하지 않겠다는 취지이다. 이미 우리나라에 수많은 인재(人災)가 있었고, 상당수는 그렇다 할 개선책이 마련되지 않은 채로 사회에서 잊혀져갔다는 것이다. 정 부서장도 이와 관련해 “침몰원인을 밝히고 앞으로 나아갈 것이다. 지금보다는 안전하고 살기 좋은 대한민국을 지향한다”고 말했다.

북콘서트에 참여한 한 시민은 정 부서장과 유가족에게 한 말씀 드리고 싶다며 영국 힐즈버러 참사를 예시로 들었다. 1989년 4월에 있었던 힐즈버러 축구 경기장 참사는 경찰의 무리한 관중 통제와 사후 대처 미흡으로 당시 96명이 압사했다. “영국에서도 27년 후에 유가족의 주장이 받아들여졌다. 앞으로도 긴 여정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응원의 말씀을 전한다”고 말했다. 석사동에 사는 박영주씨는 “8주기까지 오면서 한 국민으로서 쉽지 않은 세월이기도 했다. 유가족과 관계자들의 포기할 수 없는, 눈물로 목격되는 일들의 연속이구나 싶다.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이라는 주제로 오늘날까지 달려왔는데 그간의 노고, 희생, 싸움에 비해 결과물들이 아픔으로 다가온다. 북 콘서트를 통해 새로운 대안이 필요함을 느낀다. 시민도 함께해야 한다. 매년 4월에는 조금 기억하다가, 금세 잊힌다. 오늘 제 마음 안에는 눈물을 넘어 희망을 가지고 싸워야 할 구체적인 이유가 생겼다. 지치지 않고 끝까지 연대하겠다”고 했다.

정 부서장은 “앞서 말씀하신대로 세월호를 4월이면 많이 기억하시다가 차츰 잊으신다. 머리로 생각하는 것은 잊혀져가겠지만 마음으로 기억하는 건 오래 간다. 마음에 세월호가 있으면 자녀를 보면서도 생각이 난다. 여러분이 따뜻한 마음으로, 기억해달라”고 마지막 당부를 했다.

이상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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