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천시니어클럽 쥐눈이콩나물밥1호점 조송봉 씨

춘천시니어클럽은 고령화 사회를 맞이해 노인이 겪고 있는 무위와 경제적 어려움을 해소시키고자 60세 이상 어르신에게 그동안 쌓아온 경험과 경륜을 활용해 일할 기회를 제공하고자 설립했다. 2002년 보건복지부로부터 노인인력지원기관으로 지정받아 쥐눈이콩을 활용한 콩나물 공장, 황금천사 알뜰매장을 시작으로 소득과 직접 연계한 시장형 사업과 공익활동 사업, 사회서비스 사업 운영으로 더 많은 어르신에게 일할 수 있는 기회를 드리고자 노력하고 있다.

시장형 사업은 노인에게 적합한 업종 중 소규모 창업 및 전문직종 사업단을 공동으로 운영해 창출되는 일자리로, 일정 기간 사업비 또는 참여자 인건비를 일부 지원하고 추가 사업소득으로 연중 운영하는 일자리이다. 시장형 사업으로 ‘추억의 옛다방’, ‘깨콩농장’. ‘쥐눈이콩나물밥1~3호점’, ‘쥐눈이콩나물사업단’ 등 총 19개의 일자리를 운영하고 있다. 이 외에도 노인이 자기만족과 성취감 향상 및 지역사회 공익증진을 위해 자발적으로 참여하는 봉사활동인 공익활동 사업과 노인의 경력과 활동역량을 활용해 사회적 도움이 필요한 영역에 서비스를 제공하는 일자리인 사회서비스형 사업을 운영하고 있다.

이 중 시장형 사업으로 춘천시니어클럽 쥐눈이콩나물밥1호점에서 일하고 있는 78세 조송봉 씨를 만나보았다.

자기소개 짧게 부탁드립니다!

“저는 춘천시니어클럽 쥐눈이콩나물밥1호점에서 근무하고 있는 조송봉입니다. 나이는 78세로 1944년생입니다. 저는 조운동에서 혼자 살고 있고, 남편은 하늘나라로 돈 벌러 갔어요. 돈 많이 벌면 저 데려간대요.(웃음)”

집이랑 일하는 곳이랑 가깝네요! 일은 언제부터 시작하셨어요?

“네. 조운동 집과 일하는 곳이랑 가까워요. 원래 고향은 충남인데 1970년대에 춘천에 와서 어쩌다 살기 좋아서 계속 살게 됐어요. 이 일은 2020년 2월부터 시작했는데 코로나 때문에 그 해는 근무를 얼마 못했어요. 그래서 거의 1년은 놀았어요. 횟수로는 총 3년째 일하고 있습니다. 현재 월·화팀, 수·목팀, 금·토팀이 있는데 저는 수요일과 목요일 오전 9시 반에 출근해서 오후 2시에 퇴근해요. 저는 이 시간에 일하는데 오후 2시부터 저녁 6시 반까지 일하시는 분들도 있어요. 이렇게 교대로 근무해요. 요일과 시간은 올해 1월에 회의해서 자기가 원하는 요일과 시간을 신청하고, 결정된 대로 1년 동안 근무해요. 2시에 일이 끝나면 집에 가서 쉬기도 하고, 설거지 등 집안일도 합니다. 수요일과 목요일에 오시면 음식 맛있게 해드릴게요!”

이 일을 하게 된 특별한 계기가 있으신가요?

“젊었을 적에는 직장에 다녔는데 큰 학교 기숙사에 있는 학생들에게 밥 해주는 일을 했었어요. 지금 이 일을 하게 된 건 나이가 있어서 집에 계속 있다 보니까 지루한 면도 있고, 우연히 여기에서 일할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돼서 춘천시니어클럽에 가서 일을 할 수 있는지 물어봤고, 신청하라고 해서 했더니 됐더라고요. 그래서 하게 됐어요. 여러 사람과 소통하고 싶어서 나왔습니다.”

쥐눈이콩나물밥 가게에 대한 소개 부탁드립니다!

“쥐눈이콩나물밥 가게는 노인들을 상대로 해서 저렴하게 팔면서도 집밥이 생각나게끔 만들고 있습니다. 손님들이 맛있게 드셔서 우리로서는 자부심을 가지고 있어요. 쥐눈이콩나물로 만들기 때문에 콩나물이 들어간 ‘쥐눈이콩나물밥’, ‘쥐눈이콩나물라면’, ‘황태콩나물해장국’, ‘하얀순두부’ 등 4가지 메뉴가 있습니다. 가격은 3천500원부터 5천500원으로 저렴해요. ‘쥐눈이콩나물라면’을 시키면 밥도 주고 라면에 콩나물이 들어가서 시원하게 맛있어요. 그래도 대표메뉴인 ‘쥐눈이콩나물밥’이 제일 잘 팔려요. 근처 직장인들도 많이 오시고, 나이 드셔서 정년퇴직하시고 집에 계신 분들이 심심하니까 지하상가에 나오셨다가 많이 드시는 것 같아요. 특히 65세 이상은 기존 가격에서 500원씩 할인해드려요. 맛있게 드셔주니 감사합니다.”

현재 쥐눈이콩나물밥에서 어떤 일을 하고 계시는가요?

“제가 하는 일은 주방에서 음식 만드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쥐눈이콩나물밥의 대표메뉴들을 다 만들고 있습니다. 아침에 출근하면 청소도 하고, 김치·겉절이·채나물·깍두기 등 재료 준비를 해놓고, 손님들이 오시면 드리는 거죠. 그리고 일하는 분위기도 좋아요. 동료들과는 일하면서 만나니까 아직까지 따로 만나지는 않았지만 만나면 점심을 먹으려고요.”

일하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일이나 보람을 느꼈던 일이 있으신가요?

“음식이 나가고 손님들이 맛있게 드시고 ‘맛있다’라고 말씀해 주실 때 보람을 느끼죠. 자부심도 듭니다. 아이와 함께 온 가족들이 모여서 먹고 ‘맛있게 잘 먹었다’라고 말하고 가니까 그게 참 기억에 남더라고요. 젊은 엄마랑 아빠랑 아이랑 먹는 모습이 참 보기 좋았고, 맛있다고 해주실 때 특히 보람이 느껴지는 것 같아요.”

음식을 먹은 후, 손님들의 반응은 대부분 어떤가요?

“음식을 드시고 난 손님들의 반응은 가격이 저렴하면서도 이 정도면 맛있게 잘 먹었다고 말하세요. 이렇게 말씀하시는 것 보면 반응이 좋은 것 같아요. 가격에 비해서 맛도 정말 괜찮아요. 선전 많이 해주세요.(웃음)”

일이나 인생에서의 목표나 계획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제가 건강해서 이런 곳에 나와서 오래도록 일할 수 있으면 좋겠어요. 이게 제일 좋은 계획이죠. 이제 나이 먹어서 특별한 계획은 없어요. 저의 건강이 허락하는 날까지는 여기에서 일하고 싶어요. 1년 일하고 12월 말쯤이면 또 일할 사람을 뽑아요. 새롭게 지원하신 분들도 많아요. 그렇지만 여기서 일했던 사람이 우선순위로 뽑혀요.”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제가 건강해서 여기서 열심히 맛있게 요리해드리고 싶고, 손님들이 많이 오셔서 식사하셨으면 좋겠어요. 선전 많이 해주세요. ‘춘천시니어클럽 쥐눈이콩나물밥’ 맛있다고요!”

인터뷰할 때 옆에 계셨던 쥐눈이콩나물밥1호점의 팀장님이신 김영수 씨도 약 6년 전에 우연한 기회에 춘천시니어클럽 사무실에 찾아가게 됐고, 일을 할 수 있냐고 해서 하겠다고 말해 시작하게 됐다고 한다. 힘들고 어려운 점을 물어봤을 때 나이가 있어 고집 센 분들이 가끔 있지만 조송봉 씨와 김영수 씨 두 분 다 같이 일하는 동료들과 단합이 잘 되니까 별로 힘든 점은 없다고 했다. 분야별로 조리·서빙·배달·계산 등 맡은 일이 있고 나눠서 하니까 괜찮다고 했다.

떨려서 인터뷰 시작 전에 팀장님과 함께 연습했다는 조송봉 씨. 인터뷰 중 ‘이 나이에 일할 수 있어 감사하다’, ‘건강이 허락할 때까지 오래도록 일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말에 감사한 마음과 젊은이 못지않은 열정이 느껴졌다. 어르신들이 일할 수 있는 일자리가 확대되어 일하는 기쁨과 보람을 가득 느끼시길, 그리고 건강하셔서 정말 오래도록 일하실 수 있기를 바란다.

장수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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