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희경 대학생기자

지난달 26일 강원도와 춘천시는 춘천 레고랜드 테마파크 준공 기념식에서 ‘어린이 수도’를 선포했다. 레고랜드의 조성과 함께 ‘호반의 도시’ 춘천에서 ‘어린이 수도’로 새롭게 도약하면서 강원도의 새로운 도시 브랜드로 발전시켜나갈 예정이다. 이재수 춘천시장은 “레고랜드 조성으로 춘천이 갖고 있는 매력이 확산되기를 바란다”며 “춘천은 어린이들이 행복한 도시로 거듭날 것”이라고 밝혔다.

춘천의 도시 브랜드화는 예전부터 여러 분야에서 시행돼 왔다. 가장 대표적인 슬로건은 호반의 도시, 춘천이다. 또한, 앞서 말한 어린이 수도 이외에도 문화의 도시, 물의 도시, 자전거의 도시, 레저관광의 도시, 청춘의 도시, 호수 도시, 영화의 도시, 낭만과 문학의 도시 등 다양한 슬로건이 존재한다.

이에 김 모 군(22)은 “호반의 도시와 호수 도시는 알고 있었으나 다른 단어들은 처음 들어 본다”며 “춘천에 레고랜드가 있다는 것 말고는 어린이 수도와 춘천의 이미지 연상이 쉽게 되진 않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러한 도시 브랜드는 도시 자체가 마케팅 대상이 되며 생겨났다. 이는 특정 도시를 그 지역만이 가지고 있는 자연환경이나 역사적인 특성, 문화적인 매력, 행정 서비스 그리고 고유한 정체성 등을 도시 브랜드로 인식하기 때문이다. 또한 도시가 전략적으로 도시 이미지를 관리해 도시의 독특한 이미지를 강화하고 도시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노력도 한다. 도시 브랜드화가 성공적으로 이뤄진다면 사람들에게 그 지역을 대표하는 정체성과 이미지, 경험을 함축적으로 부여한다. 더불어, 시민과 방문객, 외부 투자자 등에게 호감을 주고 연상 이미지를 강화해 지역 경쟁력을 높일 수 있다. 

도시 브랜드 과정에서 슬로건은 짧고 간결한 문구가 채택된다. 도시의 이미지를 확립하고 대내외에 전달하기 쉬워 가장 많이 쓰인다. 이제 슬로건은 해당 지자체의 인지도, 호감도를 높이는 필수요소이다. 이에 따라 슬로건을 선점하기 위한 각 지자체의 경쟁이 심해졌다. 각 지자체는 이미지를 가져오기 위한 슬로건 선점에 애쓰고 있으며 이른바 ‘도시 브랜드 전쟁’이라고 까지 불리고 있다.

여러 가지 무분별한 슬로건 남용보다는 선택과 집중이 필요하다. 몇 가지의 슬로건을 추린 뒤, 꾸준한 노력으로 모두에게 해당 이미지가 확립된 후에 다음 슬로건에 집중해야 한다. 다양한 모습을 표현할 수 있는 도시 슬로건이지만 자꾸만 새로운 슬로건을 선보인다면 도시의 정체성을 확립하기보다 오히려 사람들의 기억에 남기 어려울 수 있다. 도시 브랜드 과급·남용을 막고 단순한 기획과 도입이 아닌 이미 진행 중인 슬로건에 더욱 집중해 해당 도시만의 차별화된 정의를 재정립하는 게 우선일 것이다. 많은 지자체가 도시 브랜드를 효과적으로 관리해 지역을 넘어, 전국, 그리고 전 세계적으로 유일무이한 정체성을 인정받고 확립해 나가면 좋겠다.

 

※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저작권자 © 《춘천사람들》 - 춘천시민의 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