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편한 편의점
김호연 지음 / 나무옆의자 펴냄

만사 불편한 요즘이다. 

설레는 3월을 기대하며 제대로 된 봄맞이를 하고 싶었는데 어퍼컷을 한 대 맞은 사람인 양 정신이 혼미해진 상태에서 4월을 맞이하게 되었다. 공지천 좌안길을 걸으며 즐겨 듣던 시사 뉴스도 끊을 지경에 이르렀을 때 책꽂이에서 이 책을 찾아 머리맡에 두게 되었다. 다행인지 불행인지 김호연 작가의 이 책은 술~술 편안하게 읽혔고 마음을 훈훈하게 만들어 주었다. 울화가 많아진 요즘 내게 진정하라는 특효약이 된 셈이다. 

청파동 편의점이라는 작은 공간을 배경으로 우리 이웃의 이야기를 내밀하면서도 진솔하게 옮겨 놓았다. 기억을 잃은 홈리스 ‘독고’라는 한 남자가 편의점 사장과 인연을 맺으면서 새로운 삶을 살아가게 된다. 편의점 야간 아르바이트를 시작하게 된 독고와 청파동 이웃들의 이야기들이 하나둘씩 펼쳐진다. 오해와 갈등이 편의점을 매개로 이해와 화해로 이어지며 잔잔한 감동을 전해준다. 

가족도 인생이란 여정에서 만난 서로의 손님 아닌가? 

귀빈이건 불청객이건 손님으로만 대해도 서로 상처 주는 일은 없을 터  -본 책 251p-

우리는 잊고 산다. 가족의 소중함도, 나와 연을 맺고 있는 지기들의 소중함도 말이다. 김호연 작가는 독고의 입을 통해 “결국 삶은 관계였고, 관계는 소통이었다”고 말한다. 행복은 멀리 있지 않으며 옆의 사람들과 마음을 나누는 데 있음을 말이다. 흩날리는 꽃잎처럼 마음이 흔들리는 요즘 작은 위로가 필요하다면 불편한 편의점과 마음을 나눠보길 권해본다. 

춘사톡톡*에서는 독후 활동 삼아 청파동 편의점을 찾아 용산을 가려 한다. 용산 여정 중에 정의와 공정 그리고 인간애를 담은 소통이라는 씨앗들을 살포시 뿌려놓고 와야겠다. 세상 소리에 너무 지치지 말기로 하자. 독고의 삶처럼 봄은 또 올테니까….

 안수정 (춘사톡톡회원)

*춘사톡톡:춘천시민이면 누구나 함께 할 수 있는 독서모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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