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료 가격, 1년 만에 3배 폭등
농사를 포기해야 하나 고민하기도

국제 유가와 원자재가 상승의 여파로 국내 농자재 가격이 함께 폭등하면서 춘천농업인들의 시름이 늘어가고 있다.

요소 비료 20kg짜리 한 포대의 경우 지난해 1만 원대에서 올해 2만6천 원대로 2배 이상 가격이 인상됐다. 이는 지난해 중국의 수출 제한으로 비룟값이 이미 상승세를 탄 상태에서 세계 비료 공급량의 15%를 차지하는 러시아의 수출 제한까지 더해지며 역대 최고가 수준까지 치솟은 것이다. 

폭등한 농자재가로 인해 농업인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사진은 서면의 한 농지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 서비스인 오피넷에 따르면 농업에 사용되는 면세유의 리터당 가격은 지난해 3월 평균 △휘발유 711.86원 △등유 715.44원에서 올해 3월 평균 △휘발유 1,200.17원 △등유 1,127.18원으로 상승했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국제 유가가 크게 상승하면서 국내 유가도 70%가량 상승한 것이다. 

춘천시 서면의 한 비료업체 대표는 “농자재 중 비료의 가격이 가장 많이 올랐다. 작년에 1만1천 원 정도 하던 비료가 올해는 2만6천 원으로 2배 이상 급등했다. 다른 농자재도 마찬가지다. 비료만큼은 아니더라도 모든 품목이 상승했다. 그만큼 농산물을 재배하기 위한 생산비가 작년에 비해 굉장히 많이 올랐다”라고 말했다.

춘천에서 농사를 짓는 A 씨는 “비룟값이 말도 못 하게 올랐다. 작년에 비료 한 포를 썼다면 올해는 반 포씩밖에 쓸 수 없는 상황이다. 비료의 양이 줄어들면 수확량에도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올해 농사가 걱정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농업인 B 씨는 “올해 농사를 지을지 말지 고민이 된다. 그나마 지난해만 해도 농자재 가격이 이렇게까지 높지는 않았다. 작년 1만 원 정도 하던 비룟값이 올해는 3만 원까지 올라갔다. 높은 생산비를 들여 수확하더라도 남는 게 전혀 없다”고 말했다.

한편 농림축산식품부는 농업인 부담완화를 위해 지난 1월 3일부터 무기질비료의 가격 인상분에 대해 지원을 하고 있다. 최근 3개년 무기질비료 평균 구매량의 95% 이내에서 지원한다. 지원 비율은 가격 인상분의 80%이며 정부와 농협이 함께 지원해준다.

정부와 농협의 비료 가격 인상분에 대한 지원으로 농민들의 부담은 일부 줄어들었지만, 국제적인 원자재 수급 불안과 가격 상승이 지속되고 있는 만큼 일시적인 대책보다는 장기적인 대책 마련이 필요해 보인다.

이종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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