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적발달장애인협회 시지부 문화예술 일자리사업
춘천연극제와 협력 연극공연·어셔채용

강원도 지적 발달 장애인복지협회 춘천시지부(이하 시지부)가 지역의 지적발달장애인을 위한 문화예술 중증 장애인 일자리 사업을 진행하고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시지부가 춘천시의 권리 중심 중증 장애인 일자리 사업 보조사업자로 선정되어 진행하는 사업이다. 춘천시는 기초자치단체로서는 전국 최초로 ‘중증장애인 권리중심 맞춤형 공공일자리’를 시행하고 있다. 전액 시비로 4억 6천200만 원의 예산을 편성해 권리 중심일자리에 44명(중증 장애인 40명, 관리인력 4명)을 채용했다.

지적발달장애인들이 그림으로 마음을 표현하고 있다.

권리중심일자리는 노동 시장에서 배제된 중증장애인들이 권익옹호, 문화예술, 장애인식개선교육에 참여하여 유엔장애인권리협약에 근거한 장애인의 권리를 실현하는 노동이다. 2014년 유엔장애인권리위원회는 한국 정부에 “구조적이고 지속적으로 공무원, 국회의원, 언론, 일반대중을 상대로 협약의 내용과 목적을 공론화하고 교육하지 못한 점”을 지적하면서, “국가와 지자체가 인권의 담지자로서 장애인에 대한 긍정적 이미지를 강화할 수 있는 인식 제고 캠페인을 벌일 것”을 권고한 바 있다. 

시지부는 사업에 참여한 수행기관 4곳 중 한 곳으로서 장애인문화예술인을 발굴하고 지원한다. (사)춘천연극제와 협력하여 △연극기초교육 △공연창작(연극분석) △무대메이크업 △연극실습 △연극 영상 촬영 △연극 무대 공연 △관객 안내원 교육 △공연 운영 지원 등을 12월까지 진행한다. 현재 20~30대 10명의 지적발달장애인들이 춘천공연예술연습공간과 봄내극장 로비카페에서 매일 오전에 교육을 받고 있다. 

지난 18일 공연예술연습공간에서는 장애인들이 마음에 담아둔 일화를 그림으로 표현하고 발표하는 수업이 진행됐다. 이들은 ‘택시 바가지 요금 경험담’, ‘학교에서 괴롭힘당했던 경험’, ‘가족들과 헤어져 다른 지역에서 외롭고 답답하게 살았던 경험’ 등을 이야기했다.

강사로 나선 춘천연극제 엄윤경 사무국장은 “3주차 교육이 진행 중이다. 지금까지 장애인들이, 자신이 좋아하고 잘하는 것들을 말과 그림, 몸짓으로 표현하고 있다. 서로 친해지고 스스로를 알아가는 과정이고 타인 앞에서 자신을 표현하며 자존감을 높이고 있다. 그림에 담긴 내용은 장애인들이 즉흥극으로 재현할 계획이며 이후 역량이 쌓이게 되면 연극으로 만들어 ‘찾아가는 공연’(2회)과 봄내극장 공연(12월)으로 이어진다. 이후에는 봄내극장의 어셔(극장 안내원)로 채용된다. 예술교육을 통해 장애인들의 자존감을 높이고, 생활습관도 개선하여 직업을 갖고 꾸준히 일하며 비장애인과 어울려 살아갈 기회가 되길 바란다”라고 말했다.

이정식 시지부장은 “사회 경험이 부족한 발달장애인들이 어울리며, 경청하고, 자기표현을 잘할 수 있는 사람이 되길 바라는 마음”이라고 말했다. 교육생 김유진 씨는 “조금 불편할 뿐이지 우리 또한 하나의 인격체로서 비장애인들과 똑같은 생각과 행동을 합니다. 앞으로 각자 개성을 가진 우리의 모습을 연극 활동을 통해 여러분께 멋지고 재밌게 보여드리겠습니다. 많은 성원과 격려 부탁드립니다”라고 말했다.

박종일 기자

저작권자 © 《춘천사람들》 - 춘천시민의 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