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1일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 진행
선거 연령 인하로 젊은 후보들 대거 등장… 기존 기성세대 무너뜨리나
벌거벗은 정책… ‘보수적인 교칙부터 개선해야’

박상현 대학생기자

6월은 민주항쟁의 달이다. 12·12사태로 정권을 잃어버린 대한민국은 전두환 군사정권의 장기집권을 저지하기 위해 하나둘 힘을 모아 민주화 운동을 개진했고, 6월 9일 이한열 군의 부상으로 그가 사경을 헤매게 되면서 이전까지 지엽적으로 전개되던 민주화 운동이 전국적으로 탄력을 받기 시작했다. 결국 6·29선언을 통해 대통령 직선제로 개헌되고 평화적인 정부와 선거법 개정이 곧 발표되었다.

그래서인지 이제 막 22살이 된 선거 초보인 A군에게는 6월에 진행되는 이번 선거가 의미깊다고 밝혔다. 지방거점국립대학에 다니는 그는 과거 정치에 관심은 많지만 직접 선거는 하지 않는 이른바 ‘무투표주의자’였다. 자신이 투표를 함으로서 세상의 큰 변화가 일어나는 것이 아니라고 믿었던 A군은 지난 대통령 선거와 지방선거에서 어느 당의 누군가에게도 표를 던지지 않았다. 그저 결과를 관망하는 것이 일상이었던 그는 역설적이게도 이번 선거에서 기대하는 바가 크다고 설명했다. ‘피선거권 연령 인하’가 A군에게 희망으로 다가온 것이다.

국회에서는 만 18세 피선거권 연령 하향 법안이 통과된 이후로 지방자치의 발전을 유도했다. 당장 이번 지선에서도 교복 입은 선출직 공직자가 탄생할 수도 있게 된 것이다. 선거권을 가지는 인원의 연령 인하뿐만 아닌, 출마 선언을 할 수 있는 연령대 자체가 낮아지니 사회적으로 파장은 커져갈 수밖에 없었다. 어떤 이는 걱정의 목소리를 내비치는 반면, 어쩌면 이것은 당연한 것일 수도 있다며 응원의 목소리를 전하는 사람들도 있다. 

정당에서 공천을 받는 것처럼 정당에서 실제로 존재감을 나타내기란 어려운 일이다. 하지만 어리다는 이유로 정치에 직접 참여할 수 없었던 10대 청년들의 아쉬웠던 마음을 달래고, 지방 정치에 새로운 바람을 불러일으킬 만한 변수로 그들이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사실은 그 누구도 부정하지 못한다. 단순히 기성정치에 편승하지 않고 자신만의 소신을 바탕으로 나름의 ‘정의’를 위해 싸워갈 그들의 목소리는 많은 사람들의 기대를 받고 있다. A군은 ‘그동안 정치에 효능감을 느끼지 못했던 적이 많아 투표를 일부러 하지 않고 사표로서 나의 의견을 내비쳤는데 이번에는 투표소에 방문해볼 생각’이라며 피선거권 나이 규정의 하향 조치에 긍정적인 자신의 생각을 밝혔다. 

하지만 우리 사회에서 피선거자 연령이 낮아졌지만 기성 정치인에게 맞설 후보가 나타날 가능성이 오히려 희박해지고 있다는 지적도 있다. 실제 정의당 경기도당 청소년위원회가 경기지역 고등학교의 교칙을 전수 조사한 결과 400여 개의 학교 중 절반 이상이 본교생의 정치 활동을 제한하는 조항이 존재한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되었다. 학교는 정치하는 청소년을 맞이할 준비가 되지 않았다는 것이 일각의 해석이다. 피선거권자의 정치활동을 반대하는 학교의 행태는 향후 문제에 휘말릴 소지가 있다는 이유로 학생들을 보호하는 차원에서 제작한 조항이라 말하지만, 이외에도 많은 요소들이 청년 정치인들의 참여를 가로막고 있다.

민주주의는 6월 민주항쟁을 제외하더라도 많은 이들의 시체 위 우뚝 선 나무 같은 존재다. 군사정권의 핍박 속에서도 자유를 외치며 이 땅의 민주화를 쟁취하기 위해 나섰던 사람들의 희생 덕에 우리는 선거를 진행하고 지도자를 제대로 된 방식으로 선택할 수 있게 되었다. 그들의 거름 아래 제대로 된 민주주의의 평등한 발전을 이룩하기 위해서는 후속 법안과 보완 입법 과정이 하루빨리 진행되어야 할 것이다. 

※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저작권자 © 《춘천사람들》 - 춘천시민의 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