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철성 (사)강원평화경제연구소장

이재수 시장의 최대 역점 사업 중 하나였던 <의암호 관광휴양 & 마리나 시설 조성사업>이 좌초의 위기에 처했다. 지난 4월 13일 춘천시는 민간사업자인 ‘물의 정원 컨소시엄’측과 ‘실시협약 (MOA)’을 체결하려 하였지만, 본 협약 체결 5분을 남겨 두고 협약서를 수거하며 결국 ‘협약식 취소’에 이르는 황당한 사건이 발생했다. 

춘천시에 따르면 이 사업은 이재수 “시정부 역점 사업 중 하나로 레고랜드, 삼악산호수케이블카와 함께 춘천을 전국 최고의 관광지로 만들 것”이라고 확신하여 추진해 왔던 사업이다. (춘천시 2022.4.13.) 그러나 공교롭게도 4천억 원대 사업이 무산된 다음 날, 이와 관련된 어떠한 입장 발표도 없이 이재수 시장은 8쪽에 달하는 출마선언문과 함께 시장 재도전에 나섰다.

사업은 총사업비 4천억 원이 소요되며, 의암호 ‘삼천동 426번지’ 일원에 7만1,243㎡ 규모로 조성된다. 2024년 개장을 목표로 진행되는 이 프로젝트는 ‘시(市)유지 매각’을 통해 전액 ‘민간 자본’으로 조성하고, 숙박 시설 3개동 750실을 갖춘 호텔, 컨벤션, 마리나 시설이 들어선다. 완공되면 의암호 일대에는 요트, 윈드서핑, 제트 스키를 즐길 수 있을 뿐 아니라, 100인 규모의 유람선을 타고 의암호 뱃길을 즐길 수 있다.

하지만 사업은 초기부터 삐걱대었다. 최초 시작은 2018년 9월 해양수산부에서 주관하는 <제2차 마리나 항만 기본계획>에 선정되면서부터였지만, 2019년 11월 18일 ‘관련 사업 신청서’를 접수하였으나, 업체 모두 ‘기준점수 70점’에 충족하지 못하면서 재공모에 들어가야 했다. 2021년 1월 춘천시가 한 SPC를 ‘우선협상 대상자’로 선정하면서 본격화되는 듯했으나 불과 2~3개월이면 체결된다던 실시협약(MOA) 체결은 약속한 지 1년이 넘은 올해 초까지도 감감무소식이었다. 결국 시는 2월 말에 해당 업체에 최후 통지를 하였고, 협상은 급진전되어 4월 13일 협약을 체결하는 것으로 최종 발표하였다. 그러나 천신만고 끝에 진행하던 사업은 협약 체결 ‘5분’을 앞두고 춘천시에서 나서 협약서를 수거하며 결국 3년 넘게 진행하던 협약은 ‘무산’되고 말았다.

 춘천시에서 이런 황당한 행정에 대한 공식 입장은 5개 기업이 특수 목적 법인(SPC)를 만들어 투자를 약속했는데, 5개 중 2개 회사가 한 그룹에 소속된 계열사였으며, 이렇게 되면 해당 그룹의 지분이 전체의 38%에 달해, 특정 기업이 20% 이상의 지분을 금지하고 있는 ‘금융산업구조개선 법률’과 ‘상법’에 저촉되어 협약을 결국 취소하였다고 발표하였다. 그러나 시와 주무부서는 사업 진행 3년여 동안 SPC의 초보적인 지분구조도 파악하지 못하고 있었다. 또한 사업 초기부터 시의회 안에서는 위 사업이 마리나 사업이 주목적인지, 자본력이 없는 업자들의 배만 채워주는 부동산 사업이 인지에 대해 논란이 일었다. 춘천시 측에서도 사업의 원활한 진행을 위해서는 해당 업체가 총사업비 4천억 원 중 적어도 자기자본금 비율이 15%인 400~600억원은 돼야 한다는 입장이었지만, 해당 업체의 자본력은 여기에 상당한 수 미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춘천MBC. 2022.4.8.)  

‘춘천의 관광지도’ 바꾼다는 이재수 정부의 야심 찬 사업이었지만 △검증되지 않은 업체의 재무 상태 △상법의 초보적인 내용마저도 확인 못 한 황당한 행정력 △이를 감시하고 견제해야 할 시의회의 무능이 낳은 ‘또 하나의 행정 참사’다. 

황당한 의암호 관광 개발 사업 무산 다음 날, 이재수 시장은 재출마를 선언하였다. 하지만 8쪽에 달하는 출마선언문에는 임기 초부터 시민들의 극한 불편을 가져온 ‘시내버스’ 문제부터 의암호 전복 참사, 작년 수돗물 중단 사태 및 이번 마리나 관광 사업 ‘무산’까지 제대로 된 사업 평가와 성찰은 한 줄도 찾아보기 힘들었다. 계속되는 시의 행정 참사의 폭주를 막기 위해서는 8기 민선에서는 관련 사업 일체를 투명하게 공개하고, ‘특별 감사’ 및 시의회, 시민단체 등과 함께 철저한 타당성 검토와 검증에 나서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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