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백꽃이 툭, / 글 김미희 / 그림 정인성 

봄. 제주. 하면 노오란 유채꽃이 떠올랐었다. 이제는 제주도 하면 붉은 동백꽃이 떠오른다. 추운 겨울 끝자락에 가장 먼저 꽃피우는 동백꽃이 제주 4·3사건을 기념하는 꽃이라는 것을 얼마 전에 알았다. 한국전쟁 다음으로 인명피해가 컸던 비극적인 사건이라는 것도 그림책 《동백꽃이 툭,》을 보고 알았다. 부끄럽게도 1947년 제주에 있었던 사건에 큰 관심을 두지 않았다. 

요즘 담작은도서관 1층에는 제주 어르신 그림책으로 만나는 “어디서 완? 제주에서 오랏습니다”가 기획전시 중이다. 일제강점기를 지나 해방 이후 제주 4·3사건, 베트남 전쟁 파병, 6·25 전쟁 등 무수한 생명을 앗아간 아픈 역사를 온몸으로 겪으며 생을 살아오신 제주 어르신들의 그림책 전시를 통해 평화를 이야기한다. 아픈 역사를 겪으며 살아내신 분들과 같은 시대를 살고 있다는 것이 믿기지 않는다.

 

 

“그때는 사람만 보이면 무조건 총살시켰으니까 앞으로는 그런 세상은 어실테이지”

-김영순 할머니 그림책 중에서 

“동백꽃이 또 떨어졌습니다. 

동백꽃은 시들지 않은 채 바닥으로 떨어집니다.

떨어져도 말합니다. 피었다고.”

- 그림책 <동백꽃이 툭,>중에서

<동백꽃이 툭,>(김미희/토끼섬)을 읽어보면, 왜 제주 어르신 그림책 전시를 보고 동백꽃 브로치 만들기를 하는지 알 수 있다. 수많은 제주도민이 흘린 붉은 꽃잎들…. 아직 피었다고 외치는 붉은 동백꽃잎이 눈에 밟힌다. 전시를 둘러보고, 동백꽃 브로치를 만들며 평화에 대해 생각해본다. 전시는 5월 31일까지 담작은도서관 1층에서 만날 수 있다.

전부용(담작은도서관 사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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