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천분지! 첫 철기의 출현은?

춘천분지는 북한강과 소양강이 만든 충적평야가 발달하고 있다. 그 때문에 많은 지역에서 청동기시대 마을이 확인되고 발굴조사가 진행되었다.

그런데 문제는 청동기시대 이후 철기시대로 전환되는 양상이 불분명하다는 점이다. 북한강이 남한강과 합류하는 양평 일원에서는 토기의 구연부(아가리)가 삼각형으로 덧댄 토기가 출현하면서 경질무문토기와 함께 출현되는 양상이 확인되고 있다. 이에 비하여 춘천 분지에서 삼각형점토대 토기는 확인되지 않고 철기시대로 전환된 모습이 보이고 있다.

춘천에서 가장 이른 시기로 추정되는 유적은 춘천 율문리에서 확인되었다. 부뚜막과 외줄온돌이 완비된 집자리가 확인되어 한국고고학계에 주목을 받기도 하였다. 그런데 이 집자리의 추정연대는 기원후 1세기 후반 또는 2세기 전반경으로 추정되고 있다.

즉, 청동기시대에 영위되었던 것으로 보이는 원형점토대토기문화와 접점이 확인되지 않고 있다. 따라서 청동기시대 문화와 철기시대 문화의 공백기를 메울 수 있는 고고학 자료의 확인이 시급한 상황이다. 

그런데 최근 중도동유적을 조사하면서 새롭게 해석할 수 있는 자료가 확인되었다.

1982년도에 중도 북서쪽 ‘적석부가식 지석묘’를 조사하던 과정에서 원형점토대토기와 쇠화살촉이 출토된 바 있다. 지금까지 이 쇠화살촉은 후대에 우연히 섞인 것으로 보아왔다.

그런데 2020년 춘천 중도동유적 연합발굴조사단에서 발간한 춘천 중도동유적 보고서에 특이한 청동기시대 유구가 확인되었다. 이 유구는 ‘순환구역 청동기시대 7호 분묘’로 보고되었는데 유구에서 청동기시대 공열토기, 마연토기, 조합식손잡이, 대패날, 반달돌칼이 동반되고 철제 칼과 모양을 알 수 없는 철기편이 확인되었다.

이것은 1982년도에 보고된 ‘적석부가식 지석묘’와 함께 청동기시대 무덤으로 알려진 유구에서 두 번째로 철기가 확인된 것이다.

한반도 고고학에서 청동기시대로 명명된 시기는 유라시아 고고학 관점에서 보면 ‘철기시대’에 해당한다. 멀리 투바공화국 아르잔 고분에서는 기원전 9세기경에 철기와 청동기가 동반되어 출토되기도 하였다. 그리고 요하 상류에서는 기원전 10세기경으로 추정되는 장산유적(長山遺蹟)에서 철기를 만들 때 사용되는 소재(鐵條)가 출토되기도 하였다. 한반도 북방에서 확인되는 철기는 자체생산 가능성은 희박하지만, 유라시아 고고학자는 철기시대라고 부르고 있다.

춘천지역에서 확인되는 철기는 대체적으로 점토대토기문화기에 해당하는 것으로 유라시아지역처럼 출현 연대를 소급하기는 어렵다. 다만, 일반적으로 청동기시대 무덤으로 알려진 무덤에서 철기가 동반된다는 것은 앞으로 춘천지역 고고학의 지향점으로 보여주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향후, 원형점토대토기문화와 춘천 율문리유적의 공백기를 메울 수 있는 연구가 진행되기를 기대한다.

심재연(한림대학교 한림고고학연구소 연구교수)

참고 문헌

중도선사유적발굴조사단, 1982, 中島發掘調査報告書.

심재연, 2018, 「한반도 철기의 또 다른 기원 : 북방의 철기 및 철 생산」, (중국 산동 지역의) 동이, 동북아역사재단.

춘천 중도동유적 연합발굴조사단, 2020, 춘천 중도동유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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