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반 스케쳐&인테리어 디자이너 이병도 작가

“보통 사람들이 그렇게 부르더라고요. 어색합니다.” 

작가로 부른다고 하니 물 한 모금을 마시며 그의 작품처럼 포근하게 웃는다.

2월의 화실 갤러리카페에서 만났다. 커뮤니티 회원들 클래스 겸 화실로 전시도 하며 직접 운영하는 카페다. 2주는 본인, 2주는 회원들의 작품을 전시하고 있다. 본업은 건설업으로 그림을 그리기 시작한 것은 4년 남짓이다. 

“평생 그리고 싶었는데 기회가 없었어요. 입시학원을 다닐 수도 없고 무슨 그림을 어떻게 그려야 할지 길이 없었죠. 4년 전 페이스북에서 어반스케쳐 작품을 보고 시작하게 됐어요. 본업을 하면서 1년 동안 매주 하루씩 서울로 배우러 다녔어요. 스스로 좋아서 하니까 몰입이 돼서 많이 그렸어요.”

어반스케쳐스(조직)&어반스케치(작품)

가브리엘 캄파나리오라는 미국 기자가 시애틀에서 조직적으로 만든 것이 어반스케쳐스이다. 새로운 동네에 적응하는 방법으로 포켓 스케치북에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다. 어반스케치 그룹은 도시별로 조직이 되며 각 도시별 조직을 챕터라고 부른다. 그가 그린 작품을 온라인에 올리며 시작은 단순했으나 현재는 세계적으로 공식 챕터만 300여 개다. 세계의 각 도시에서 어반스케치 그룹이 생겨나기 시작했다.

“옛날 영화를 보면 광장에서 앉아서 그리는 장면들이 나오잖아요. 그런거에요. 어반스케쳐스 춘천도 공식 챕터입니다. 국제적으로 통용될 수 있는 이미지로 로고를 만들었습니다. 많은 고민 끝에 선사유물인 중도식 토기를 형상화시켰습니다. 역사적 가치가 큰 유적지가 춘천에 있으니까요.”   

어반스케쳐스 춘천

“챕터마다 요일을 정해서 공개된 야외스케치를 진행하고 있어요. 춘천은 참여 연령층이 높은 편이에요. 시간적인 여유가 있는 분들이 하다보니까 보통 40~50대 후반, 70대 중반까지 있어요. 수줍게 찾아오시는 분들이 많으세요. 전혀 그림을 해보지 않았던 분들이요. 위클리 미션 과제를 올려주면 그려서 올려요. 그리는 사람마다 해석이 다르기 때문에 서로 작품을 보면서 배워요.” 

개인전

“매일 3~4시간을 그렸더니 1년 반 동안 200여 작품정도가 나왔어요. 전시 제의가 들어와서 180여 작품을 5주 넘게 전시했어요. 첫 전시회를 시작으로 반응이 좋아서 강원발전연구원에서 2번째를 그해 7번의 전시를 했어요. 제가 엄청난 문화를 만들어 가고 있는 것도 아니고 뒤늦게 시작해서 이제 맛보기 시작했는데 많이 좋아해 주시네요. 춘천의 일반 대중문화가 느껴지지는 않아요. 하지만 일반인들이 접하며 경험하는 정도가 달라진 것 같아요.”

실레마을 지도

애착 작품

“명작이라서가 아니라 가장 오랜 시간을 투여해서 한 것이요. 실레마을 지도입니다.  

6개월 정도 조사하고 2~3주 정도 그렸어요. 마을 주민들이 한거에요. 이 집이 빠졌다, 저 집이 안 그려졌다. 이야기하면서 같이 작업했어요.”

만나게 될 어반스케치

“해외여행 다니면서 그려 보는 게 간절한 목표에요. 어디를 가든 해외를 가서 할 수 있으면 좋겠어요. 수상가옥 등 인도 북부 지역, 나름의 고유 색감을 가지고 있는 쿠바를 담고 싶어요. 실력 부분에 대한 갈등은 계속 있어요. 끝이 없어요. 만족이 없기 때문에. 이겨나가는 과정이지만 계속 진행되는 시간이네요. 자기 스스로 기준을 찾아야겠죠. 이 사람 그림이구나…….가 생기기 시작하나 봐요. 제 그림을 찾아가는 초입에 와 있는 것 같아요.”

봄내밤의 드로잉

“5월 28일~29일까지 개최되는 어반드로잉 축제에요. 마음을 두고 하는 프로젝트입니다. 지역행사로 정착시키고 싶어요. 경주에서 현재 3회차로 성공했어요. 춘천을 어반스케치 명소로 정착하기 위한 계획입니다. 춘천은 봄으로 매년을 목표로 두고 시작합니다. 많은 팔로워를 보유한 영향력 있는 작가들을 초청해서 팬덤 그룹까지 따라올 수 있도록 지역주민들도 자유롭게 참여하는 축제가 되기를 바래봅니다.”

그와 함께 하는 사람들의 어반스케치 작품으로 춘천을 전 세계가 알아보는 시간을 맞이해보자!    

백종례 시민기자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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