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요왕(재)춘천시마을자치지원센터 센터장)

대선에 이어 지방선거 국면에 돌입했다. 춘천은 물론이거니와 강원도, 전국이 들썩이며 새시대 국민의 시민 일꾼을 뽑는 숭고하고도 귀중한 5월이다. 우리 기관에서 하는 일도 선거와 전혀 무관할 수는 없기에 후보들의 공약을 꼼꼼히 살피게 된다. 이제는 춘천만의 일이 아니라 강원도, 더 나아가 전국적 상황과 흐름에 영향을 받는 시대가 됐다. 다 이야기할 수는 없지만 이 지면을 통해 꼭 강원도, 춘천시 후보님들께 제안드리고 싶은 것이 있다.

공약들을 살피다 보면 지역소멸(과소화), 지역발전 등 춘천뿐만 아니라 강원도 전역에서 인구감소와 더불어 과소화되어가는 인구문제에 대한 비전과 정책들이 다수 나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중에서 ‘강원도교육청-18개 시·군-마을’이 함께 하는 ‘마을교육공동체’(행복교육지구사업, 춘천-마을돌봄교육공동체)에 대한 이야기를 정책으로 제안드리고 싶다. 단순한 마을돌봄을 넘어서 지역교육력 강화, 마을공동체 회복 등 아동청소년들에게 우리마을을 우리지역을 배우고 경험하면서 살고있는 고향, 고장에 대한 애향심을 높이고 결국 나고 자란 마을, 지역을 떠나지 않고 ‘마을시민’으로 ‘마을어른’으로 살아갈 수 있는 고민을 이제는 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 

마을교육이라는 단어가 어찌 보면 생소하고 어색하다. 교육이라는 말을 들으면 보통 학교를 통한 ‘국가교육과정’을 성실히 익히고 결국 대학이나 취업을 위한 배움의 과정이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그런데, 마을교육이라니? ‘마을에 대한, 마을에 의한, 마을을 위한 교육이 필요하다’라는 생각이 정책이 되고 사업이 되어 전국적으로 퍼지기 시작한 것은 벌써 10여 년이 흘렀다. 그런데도 역시나 ‘마을교육’의 궁극적 목표가 무언지 고민되고 선뜻 선명해지지 않는다. 물론 학교에서만이 아니라 지역사회의 다양한 마을공동체를 통해 안전한 돌봄의 기능이 다양해지고 특히나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학교 이외의 대안적 성격으로 기능을 하는 것은 1차적으로 긍정적인 효과를 거두고 있다. 다만, 그래서 나고 자란 마을의 지역의 아이들이 수도권으로 서울로 대도시로 유출되고 그것이 성공적인 교육을 받는 목적이 되고 있는 현실은 마을교육, 마을돌봄의 1차적 목표만으로는 씁쓸하고 아프기까지 하다. 지방(지역)의 마을활동가들은 ‘정성들여 키워서 서울시민을 만드는 거 아닌가’하는 볼멘소리까지 하게 된다. 

그래서, 두 가지만 제안하고자 한다.

첫 번째는 강원도와 교육청, 18개 지자체, 강원도 소재 대학, 공기업, 공공기관들이 함께 모여 진정한 의미에서의 지역인재를 키우고 남길 수 있는 정책협약을 맺었으면 좋겠다. 필요하다면 법이나 조례 재개정을 통해서라도 지역에서 나고 자란 아이들이 지역에서 대학가고 취업하고 창업할 수 있는 체계와 기반을 만들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그렇게 될 수만 있다면 지역인재의 선순환구조를 만들고 지역의 아이들이 지역의 청년으로 지역의 어른시민으로 남길 수 있지 않을까. 더 이상 서울과 수도권으로 아이들을 빼앗기고 청년이 없어 청년유치전쟁에 사활을 걸고 서울 쪽을 애타게 짝사랑 해야 하는 모순된 악순환의 구조를 조금이나마 해소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두 번째, 지역에 살고 싶은 청소년들-청년들에 대해 아낌없는 투자를 했으면 좋겠다. 모 지역에서는 지방자치단체가 대학을 가면 4년 치 등록금을 지원해 주는 곳이 있어 대내외적으로 이슈가 되기도 했다. 그러면 대학을 가지 않고 지역에 남아 살아갈 청년들에 대해서는 어떤 지원을 하고 있을까? 지역마다 있는 장학재단들도 ‘대학’이라는 것에서 자유롭지 못한 듯하다. 결국 지역에 남아 지역을 지키는 청년들은 그 친구들이 아닐까 생각하니 아무 지원도 못 받는 대학 안 가는 청년들에 대한 미안함과 안쓰러움이 몰려온다. 지역에 마을에 남는 것이 루저가 아닌 고향 선산을 지키는 멋지고 매력 있는 푸른 소나무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적어도 대학생만큼의 지원이 공평하게 이루어져야 하지 않을까? 로컬의 시대가 도래하고 있다. 통통 튀는 아이디어와 성실함으로 지역(지방)을 기반으로 성공하고 자리 잡아 희망을 꿈꾸게 하는 청년들이 심심찮게 보도되곤 한다. 우리가 이제는 강원도에서 또 18개 시·군에서 지역의 일꾼으로 지역의 인재를 키우는 관점의 전환이 필요한 시대가 된 듯하다. 

마을돌봄과 마을교육을 통해 ‘우리마을이 이렇게 재미있고 좋은지 몰랐어요. 저 여기서 계속 살고 싶어요~’하는 아이들이 건강하고 멋진 청년으로 마을시민으로 남기를 바라는 마음은 꿈일 수밖에 없는 것일까? 강원도 지역마다 마을마다 지역살이, 마을살이를 꿈꾸고 준비하는 ‘마을교육공동체’들이 많아졌으면 좋겠다. 결국 사람만이 희망이고 사람만이 지역의 미래이다.  

윤요왕(재)춘천시마을자치지원센터 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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