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춘천박물관 개관 20주년 특별전 ‘안녕安寧, 모란’
〈모란도 2폭장지〉 특별전 계기 춘천서 보존처리·연구

국립춘천박물관(관장 김울림)이 개관 20주년을 기념하여 7월 17일까지 순회특별전 ‘안녕安寧, 모란’을 어린이박물관 열린전시실과 본관 기획전시실에서 개최한다.

특별전은 〈고려상감청자모란문병〉을 비롯하여 강세황, 남계우 등이 그린 18~19세기의 모란 그림, 조선왕실의 중요한 의례 공간을 꾸몄던 〈모란도 병풍〉등 50여 점의 작품을 선보인다. 또 〈모란도 병풍〉으로 꾸며진 창덕궁 대조전(왕과 왕비의 침전寢殿) 내부를 3D로 재현하고 모란의 아름다움을 극대화한 영상을 제작하여 풍성한 볼거리를 제공한다. 

삼국시대에 전해진 모란은 왕실과 귀족 중심으로 가꾸고 감상했으며 그 화려한 모습으로 인해 미인과 부귀의 상징이 됐다. 조선 시대에는 왕실의 공간을 장식하며 왕의 권위를 높이는 데에 적극적으로 활용됐다. 이후 민간에서도 부귀영화·출세·명예·평안 등의 바람을 기원하는 대상이 되며 약 1천 년이 넘는 시간 동안 한국인의 사랑을 받아왔다.

제1부 ‘꽃 중의 왕, 이곳으로 전해지다’에서는 정원화로 가꿔지고 시와 그림의 주제로 즐겨 사용되며 모란 감상이 크게 유행했던 고려 시대의 모습을 살펴본다. 제2부 ‘부귀와 풍요를 빌다’에서는 모란의 아름다움을 담은 18~19세기의 회화작품에서부터 길상무늬인 모란으로 장식한 도자기·목가구·직물·혼례용품을 소개한다. 제3부 ‘왕실과 나라의 안녕을 빌다’에서는 왕실의 권위와 위엄을 강조하는데 사용된 모란의 모습을 살펴본다. 

특별전의 하이라이트는 최근 보존처리를 마치고 대중에게 첫선을 보이는 〈모란도 2폭장지〉이다. 조선 시대 궁중에서 사용한 모란도 중 현재 남아 있는 건 대부분 병풍의 형태이지만, 〈모란도 2폭장지〉는 건축물 벽면에 설치했던 유물이다. 국립춘천박물관은 이번 전시를 위하여 제작 당시의 원형을 잘 간직하고, 현전하는 궁중 모란도 중 설치되었던 첫 장소를 확인할 수 있는 국립중앙박물관 소장 〈모란도 2폭장지〉를 보존 처리했다. 지난해 국립고궁박물관 특별전 도록에서 소개된 적이 있지만, 대중에게는 처음 공개된 것이다. 국립춘천박물관은 1900년도에 편찬한 《경복궁창덕궁증건도감의궤》에 근거해, 경복궁 선원전 협실에 설치되었던 그림으로서 1867년 전후에 제작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특별전은 1802년 순조와 순원왕후의 가례를 앞두고 수리가 이루어진 창덕궁 대조전 내부의 모습을 3D 영상으로 재현했다. 또 본관 중앙홀의 실감영상카페에서 모란의 아름다움을 극대화한 영상을 LED로 감상할 수 있다. 이 외에도 전시 기간 매주 토요일에는 ‘모란을 담은 나비 부채’, 주중에는 ‘모란을 담은 자개 그립톡’ 만들기 체험을 즐길 수 있다.

박종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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