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작 뮤지컬 〈유정_ 봄을 그리다〉 그리고,
‘아트팩토리 봄’ 상설공연 “김유정 프로젝트” 〈동백꽃〉, 〈소낙비〉, 〈금 따는 콩밭〉

이름을 갖고 있다는 것은 이야기가 있다는 것. 옛날 옛적 전해오는 모든 것들은 생명이 있다는 것. 지금 함께 존재하는 모든 것은 살아있는 것. 누군가의 이름은 100년이 지나도 이야기를 만들어냅니다.

‘유정’ 100여 년 전, 김유정이라는 소설가는 이야기를 만들어냈고 지금 춘천의 또 다른 이름으로 자리 잡고 있습니다. 그의 여러 대표 소설이 무대 위에서 연극으로 무용으로 노래로 또는 전시로 올려지는 것은 춘천에서는 당연하게 여겨집니다. 

1908년에 태어나 1937년 29년의 짧은 인생을 마감한 그는 아직도 살아있습니다. 이야기를 만들어내니까요. 아마도 그의 이름 안에 춘천이 고스란히 녹아 있기 때문 아닐까요?

춘천의 공연계는 그야말로 ‘유정’ 그 이름으로 봄을 알리고 여름을 맞이하고 가을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먼저, 강원도립극단은 창립 10주년 기념 공연으로 창작 뮤지컬 ‘유정_ 봄을 그리다’를 선보이는데, 지난 20일 춘천을 시작으로 강원도 9개 지역 관객과 만납니다. 김혁수 예술감독이 쓰고 연출한 이 작품은 김유정의 삶을 그리며 그의 작품도 다양하게 녹아 있습니다. 여러 악기로 연주되는 크로스 오버 뮤지컬 음악과 23명의 배우들이 그의 삶을 노래합니다.

다음은 극단 ‘도모’의 연중 레퍼토리로 진행되고 있는 프로젝트입니다. 한국문화 예술위원회 공연예술중장기 창작지원사업에 선정되어 향후 3년간 7개의 김유정의 작품을 올리게 된 극단 ‘도모’는 실레 마을에 마련된 극장 ‘아트팩토리 봄’ 상설 공연으로 “김유정 프로젝트”를 시작하였습니다. 김유정의 소설을 극화한 음악극 ‘동백꽃’(연출:우상욱), 연극 ‘소낙비’(연출:황운기), 연극 ‘금 따는 콩밭’ (연출:변유정)을 봄, 여름, 가을에 ‘해학, 웃고 우는 그 깊은 슬픔의 미학’으로 실레 마을에서 보여줍니다. 연극 관람 후 맛있는 한 끼 식사가 가능한 <극장식당>도 있어 함께 즐겨 보고 맛볼 수 있는 연극프로그램을 선보이게 됩니다.

이처럼 김유정 그는 살아있는 소설가라 할 수 있겠지요. 소설의 주인공처럼 드라마틱한 그의 삶은 짧았던 인생을 마감하고도 이야기를 계속 만들어내고 있으니까요. 

그렇다면 춘천은 어찌해야 할까요? 저는 김유정뿐 아니라 여러 또 다른 이름들에게 춘천을 대신할 수 있도록 즉, 이름값을 할 수 있도록 적극적이고 충분하고 지속적이며 대담한 지원을 해야 한다 생각합니다. 한 예술가. 그의 이름을 빌리고 있다면 말입니다. 여러분들은 어떻게 생각하세요? 

마지막으로… 한 때, 춘천의 또 다른 이름이었던 故이외수 선생님의 평온한 안식을 다시 한번 기원합니다. 

변유정(프리랜서 연극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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