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수도권이나 충청도(세종 인근), 경상남북도 지역에서 각광받고 있는 쿠팡의 새벽배송, 왜 강원도지역에서는 시행되고 있지 않은지 필자가 직접 쿠팡에 문의해 보았습니다. 돌아온 답변은 물류센터 등등의 이유로 ‘아직 새벽배송 계획이 없다’였습니다. 

여기서 살펴보아야 할 점은 새벽배송을 진행하려면, 단순히 새벽에 택배 차량에 물건을 실어 나르는 일만으로는 어렵다는 것인데요. 물건을 주문하고 배송을 하려면, 제일 먼저 주문한 물건을 고르고(피킹), 해당 물건을 포장(패킹)하여 주문지역에 배송을 해야 합니다. 여기서 가장 중요한 것은 고객이 어떤 물건을 주문할지 예측하여 수십만 가지의 물품을 물류창고에 쌓아두고 ‘피킹’ 작업을 진행해야 합니다. 짧은 시간 내 고객의 집까지 배송하기 위해 이 피킹 작업은 물건의 위치를 디지털로 파악하고, 자동으로 분류하고, 포장까지 마무리해야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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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일사천리로 진행을 하기 위해서는 수요시장을 예측하고, 물류창고를 지어야 할 텐데요. 아직까지 우리 지역에서의 쿠팡 새벽배송은 먼일처럼 느껴지는 것만 같습니다.

쿠팡의 경우 가끔 과대포장이 되어 상품이 배송된 것을 받아본 독자분들이 있을 겁니다. 예를 들어 세탁용 세제 2통을 주문했는데 각기 다른 박스에 담겨 2박스가 배달되었던 경험인데요. 

이것은 쿠팡만의 포장, 배송 물류 시스템 때문에 그렇다고 합니다. 쿠팡에서는 축적된 데이터를 바탕으로 미리 제품을 포장해 놓습니다. 절차를 간소화하기 위해 미리 포장한 상품을 주문이 들어오면 배송 송장만 붙여 바로 출고해 버리는 것이죠. 그렇게 하면 제품을 물류창고에 보관 시 적재하는 방식도 심플하고, 재고를 확인하는 방법도 수월할 테니까요. 주문한 제품을 각각 찾아 한 박스에 담고 포장을 따로따로 하는 방식보다는 한 단계를 줄일 수 있으니 시간이 생명인 ‘새벽배송’이 가능한 것입니다. 물론 이런 방식 때문이라도 쿠팡에서는 물류창고를 아주 크게 지을 수밖에 없겠죠.

쿠팡의 사업 아이템은 아주 단순합니다. 지역의 거점에 큰 창고를 지어놓고 고객을 대신해 자신들이 장을 본 후 집 앞까지 배달해 주는 시스템이죠. 이토록 간단한 아이템을 기존 유통업체들이 쉽게 따라 하지 못하는 이유는 아주 단순합니다. 바로 ‘돈’이 천문학적으로 들어가기 때문인데요. 

기존의 물류시스템을 모두 재편하여 새롭게 구축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편의점 CU를 운영하는 BGF리테일에서도 새벽배송을 도전했다가 최근 사업 철수를 결정했다고 합니다. 기존의 큰 유통기업이라도 이 시장에서는 만만치 않은 것 같습니다. 독자분들도 가끔 쿠팡과 관련된 기사를 보셨을 텐데요. 천문학적인 숫자의 적자는 앞서 말씀드린 이 물류시스템과 배송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해 투자한 금액이 매출을 통한 수익 금액보다 많기 때문에 일어난 것을 알 수 있을 것입니다. 

춘천, 더 나아가 강원도에서의 새벽배송을 진행하려면 해당 지역의 상권 생태계 또한 위협받을 수 있는 문제이기에 필자로서는 천천히 와 주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김철태(브이플렉스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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