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기 25개 공간 지난 4월부터 커뮤니티 활동 활발
춘천 최초 애도카페, 창업 고민 나누기 등 눈길

‘도시가살롱’은 카페, 책방, 작업실, 식당, 펍 등을 운영하는 공간 주인장이 기획한 커뮤니티 활동을 지원하는 사업으로서, 코로나 상황 속에서도 생활권 내 작은 공간에서 안전한 만남을 이어오며 문화도시 조성사업 중 단연 히트 프로그램으로 자리 잡았다.

올해는 봄부터 겨울까지 3기수로 진행된다. 현재 1기 25개 공간이 지난 4월부터 소소한 취향을 나누는 모임부터 삶을 성찰하고 더 나은 삶의 방식을 모색하는 모임까지 다양한 커뮤니티를 진행하고 있다. 10대부터 80대까지 다양한 세대가 활발히 참여하고 있다. ‘도시가 살롱’이 자리를 잡아가며 참여하는 공간도 늘었을 뿐 아니라, 각 커뮤니티의 주제도 깊고 다양해졌다. 

페이퍼플라워 공방 ‘꽃다운’에서 창업의 조언이 고픈 시민들이 대화모임을 가졌다.

춘천 최초 애도카페 ‘봉의산가는 길’

카페 ‘봉의산가는 길’(소양정길 47)에서는 6월 29일까지 수요일에 ‘애도카페 국화꽃 향기’가 열린다. ‘생사학 아카데미’의 이지원 대표와 ‘봉의산가는 길’의 노정균 대표가 함께 마련했다. 사전에 신청한 참가자들은 부모, 배우자, 자녀, 반려동물 등 상실의 슬픔을 함께 나눈다.

이지원 대표는 “죽음은 유족에게 역경이고 시련이다. 코로나19로 인해 죽음에 대한 불안도 함께 높아졌다. 충분한 애도 과정 없이 고인을 떠나보낸 유족들은 해소되지 못한 죄책감을 개인의 몫으로 감당하며 사회적, 신체적, 심리적 복귀가 지체되고 있다. 슬픔이 크면 우울증에 빠진다. 잘 치유해서 일상생활로 복귀해야 한다. 슬픔에 빠져 일상으로 돌아오지 못하는 분들, 겉으로는 아무렇지 않지만 속으로는 상실감이 큰 분들이 고인을 추억하고 어디서도 쉽게 꺼내기 힘들었던 마음속 이야기를 스스럼없이 나누며 치유하고 있다. 죽음도 문화다. 애도카페를 통해 문화도시 춘천의 폭과 깊이가 더해졌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청년사업가들과 나누는 창업이야기 ‘꽃다운’

페이퍼플라워 공방 ‘꽃다운’(요선동)에서는 창업을 꿈꾸지만 어떻게 준비해야 할지 막막한 시민들이 요선동 청년사업가들(소품샵·꽃집·비건베이커리 등)과 대화모임을 가졌다.

지난달 24일 모임에서 참가자들은 청년사업가들에게 “창업을 하고 싶은데, 뭘 해야 할지 정하기 어렵다.”, “장소는 어디가 좋고 홍보는 어떻게 해야 하나?” 등 다양한 궁금증을 쏟아냈다.

커뮤니티 주인장 ‘꽃다운’ 김혜지 대표는 “자영업자는 듣기 좋은 말보다 듣기 싫은 말을 더 많이 듣게 된다. 그런 말에 상처받지 말고 ‘사람들이 저렇게 생각할 수 있지’라며 열린 마음을 갖는 게 중요하다. 나의 것을 지켜가는 힘이 있다면 그런 반응을 유연히 대할 수 있다. 상처를 떨쳐낼 수 있는 나만의 방법을 찾아야 한다. 그게 중요하다. 멘탈을 잡고 오래 건강하게 일할 수 있으려면 말이다”라고 강조했다. 이어서 “창업 전에 소소하게 이것저것 만들어보며 주변의 반응을 확인할 필요도 있다. 그러면서 나를 잘 알게 되고 내가 하고 싶은 일에 나를 잘 녹여내어 나의 색깔을 브랜딩하게 되면 사람들이 찾아줄 거다. 인테리어, 매장위치, 보증금, 월세, 수입 다 중요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어떤 생각을 갖고 운영하는지’이다”라고 강조했다.

대화 이후에는 베이커리 매장을 탐방하며 생생한 조언이 더해졌다

비건베이커리 ‘플라베’ 윤혜선 대표는 “한 번 좌절을 맛보고 문 닫는 분들이 많다. 잘 알고 시작해야 한다. 특히 지역을 잘 파악해야 한다. 춘천에서 창업해보니 소비가 크지 않고 트렌드 속도가 다소 느려서 너무 새로운 거는 안 좋아하더라. 하지만 트렌드에 민감한 젊은 층도 있기에 소비층을 정확하게 파악해야 한다. 또 내가 수용할 수 있는 범위 안에서 새로운 변화도 모색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이어서 “남이 돈을 많이 번다고 해서 나도 그럴 거라는 보장은 없다. 자신의 성향, 좋아하는 것, 생활 습관, 장단점을 잘 살펴서 정해야 한다. 열심히 하는 것에 더해서 즐기면서 할 수 있어야 한다”라고 조언했다.

한편 7~9월 여름에 활동할 ‘도시가 살롱’ 2기 커뮤니티 25개 공간이 최근 선정됐다. 책방, 카페, 공방 등에서 게스트하우스, 빈티지 의류매장, 가드닝마켓 등 다양한 형태의 공간 참여가 눈에 띈다. 커뮤니티 주제도 식물 기르기가 서툰 사람들을 위한 ‘식물의 맛’, 세계 대표 요리 만들기, 아들과 잘 지내기, 이른 새벽에 모여 빵 만들기, 함께 밤을 새우며 서로를 격려하기, 외딴곳에서 힐링하며 자신을 돌아보기 등 흥미롭게 채워졌다. (문의 문화재단 시민문화팀259-5421)

박종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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