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일종합시장이야기 ②] 눈썰미 깐깐하고, 인심도 좋고
[제일종합시장이야기 ②] 눈썰미 깐깐하고, 인심도 좋고
  • 김효화(춘천원도심 상권르네상스 사업단장)
  • 승인 2022.06.09 1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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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효화(춘천원도심 상권르네상스 사업단장)

‘TV는 사랑을 싣고’에 등장한 제일종합시장

지난 2019년 12월 20일 KBS TV에 제일종합시장이 등장했다. 故 이외수 선생이 ‘TV는 사랑을 싣고’ 프로그램을 통해 제일종합시장 지하 진향식당의 최민자(82) 사장을 찾아온 것이다. 최민자 사장은 이외수 선생이 가난한 춘천교대생이던 시절, 농협 강원지부 뒤편에 자리를 잡고 떡볶이와 오뎅, 막걸리를 팔던 포장마차의 주인 누님이었다. 최 사장은 배를 곯다 찾아온 어린 학생 이외수에게 떡볶이와 감자 등속을 더 먹으라며 내어주던 인심 좋은 누님이었다. 이 선생은 50년 전의 고마움을 잊지 않고 찾아와, 이번엔 푸짐한 순댓국에 마음을 뜨끈하게 덥혔다. 

이외수 선생이 50년 만에 찾아올 정도로 잊지 못할 인심을 선물하던 최민자 사장은 제일종합시장이 들어서기 전 제일공설시장 옆으로 줄지어 서 있던 순댓국 골목에 터를 잡았다. 벌써 40년 전이다. 1984년 제일종합시장(당시는 제일백화점)이 건립된 이후에는 지하에서 진향식당을 개점했다. 당시만 해도 지하에 식당이 빼곡했다. 장사가 잘되지 않아 대부분 떠난 자리에서 진향식당은 가게를 확장해 지금은 점포 3칸을 터 영업하고 있다. 순댓국을 넉넉히 퍼주는 마음결은 여전하다. 최 사장의 세 딸까지 합세했다. 덕분에 가게는 늘 단골들로 북적거린다.

진향식당과 더불어 경안청과, 현대복장, 대도패션 등도 제일종합시장의 터줏대감이다. 제일시장에서 유일한 과일가게인 경안청과는 1965년 즈음부터 제일공설시장에서 청과 도소매를 했다. 1990년대까지만 해도 참외, 사과, 배, 포도, 딸기, 복숭아 등 춘천 관내 과수원과 직접 계약을 맺고 과일을 유통했다. 동네 골목을 지키던 작은 슈퍼마켓이 주요 고객이었다. 대형마트로 고객이 분산되고 편의점이 골목을 장악하며 슈퍼마켓은 사라졌다. 주요 고객을 잃은 경안청과는 도매에서 소매로 전환했다. 지금은 부모님으로부터 가게를 이어받은 김윤성 사장이 온라인을 통해 소비자에게 싱싱한 과일을 소개하고 배달하는 체계를 갖췄다.

의류부터 가정용품까지 빼곡, 가성비 좋은 수선집

뭐니 뭐니 해도 제일종합시장의 대표상품은 의류다. 세련되며 개성 있는 의류와 패션잡화가 시장을 가득 채우고 있다. 

남녀의류를 취급하는 현대복장은 제일백화점이 문을 열고 가장 먼저 입점해 지금까지 한자리를 지키고 있다. 대도패션은 보석상을 하다가 의류점으로 바꾸었다. 대도패션 사장은 외지에서 춘천으로 시집와 제일시장에서 평생을 보냈다. 

의류점이 100여 개에 달하는 만큼 수선집이 많은 것도 특징이다. 시장 안 골목골목마다 미싱 소리가 정겹게 들려온다. 수선비도 비교적 저렴해 알 만한 사람들은 제일종합시장 수선집만 찾는다. 

속옷, 액세서리, 가방, 시계 등 잡화점도 눈을 호사시킨다. 꼼꼼하고 아기자기하게 진열된 상품은 사장님들의 정성을 새록새록 느끼게 한다. 가성비 좋은 고급 이불과 주방용품도 다른 곳에서 흔히 찾기 어려운 물건들이다. 게다가 장사 경력 수십 년의 전문가들이 깐깐한 눈썰미로 고객이 원하는 물건을 척척 골라준다. 신혼부부는 물론 1인 가구들이 이곳을 즐겨 찾는 이유다. 

김효화(춘천원도심 상권르네상스 사업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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