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혁 기자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가 막을 내렸다. 

이번 제8회 지방선거의 사전투표율은 20.62%로 사전투표가 시행된 이후 역대 가장 높은 사전투표율을 기록했다. 이에 따라 최종 투표율 또한 역대 가장 높은 투표율을 기록할 것으로 생각했지만, 웬걸 최종 투표율이 50.9%로 역대 두 번째로 낮은 투표율을 기록했다. 이는 20년 만에 가장 낮은 투표율이고, 대한민국 국민의 절반은 투표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지난 3월 대선의 열기가 3개월 만에 식은 것이다. 지상파 3사(KBS·MBC·SBS)에서 실시한 출구조사를 기반으로 성별·연령별 투표율을 살펴보면 20대 남성의 투표율은 29.7%에 불과했다. 10명 중 7명은 투표를 하지 않은 셈이다. 그다음으로 30대 남성의 투표율이 34.8%로 낮았다. 이어 20대 여성의 투표율은 35.8%, 30대 여성의 투표율이 41.9%로 나타났다. 2030 세대의 전체 투표율이 약 35%대에 그쳤다. 이는 2030 세대의 정치에 대한 관심도가 어느 정도 인지 알려주는 지표인 것이다. 

여기에는 많은 이유가 있을 것이다. 연애도 해야 하고, 친구도 만나야 하고, 술도 한잔해야 하고 등등···. 많은 이유 중 기자가 생각하는 바로는 지금 내 눈앞의 현실이 그리 녹록하지 않은 것이다. 올해 5월, 근 14년 만에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5%대를 기록했다. 강원도의 소비자물가 상승률의 경우 6.7%로 전국에서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친구와 둘이서 삼겹살에 소주라도 한잔하려면 최소한 5만 원은 주머니에 있어야 하는 것이 현실이다. 

그에 비해 월급은 어떤가?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강원본부에서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강원도의 노동자 중 비정규직 비율이 전국에서 가장 높았으며, 월 평균 임금은 전국에서 가장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마디로 물가 상승률은 전국에서 가장 높은데, 월급은 전국에서 가장 낮다는 소리다. 다른 지역도 사정은 마찬가지일 것으로 생각한다. 다만, 기자가 강원도에 거주하며 피부로 느끼고 있기에 강원도의 현실을 이야기하는 것이다. 이렇듯 2030 세대는 친구와 삼겹살에 소주 한잔 기울이는 것도 부담이 된다. 지금 당장 먹고사는 것이 바쁘다 보니 다른 것들에는 눈길을 둘 여유조차 없다. 

올해 대선과 지선이 모두 끝이 났다. 거대 양당은 서로가 “투표율이 높으면 우리가 유리하다”라고 한다. 글쎄, 결과적으로 대한민국 국민의 절반은 제8회 지방선거에서 투표하지 않았다. 2030 세대의 투표율이 가장 낮았기 때문에 대표로 이야기를 했지만, 대한민국 국민의 절반은 국민의 대표를 선택하는 선거에서 투표권 자체를 포기했다는 것이 중요하다. 그만큼 현재 대한민국 국민의 절반은 관심사는 선거보다 중요한 무엇인가가 있다는 이야기이고, 거대 양당에서 말하는 투표율을 높여 승리하기 위해서는 이번 선거로 당선된 당선인들의 앞으로의 행보가 중요할 것이다. 선거 전 약속했던 공약들을 어떻게 지키고 이행하는지, 그 결과로 2030 세대들이 삼겹살에 소주 한잔 기울이는 것의 부담이 줄어들지···.

저작권자 © 《춘천사람들》 - 춘천시민의 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