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창수(시인)

역사 앞에 한결같은 사람

젊어 맑스주의자 아닌 것도 이상하고, 나이 들어 여전히 맑스주의자인 것도 이상하다던 칼 포퍼의 저 유명한 언설은 ‘이상하다’와 ‘잘못되었다’를 구별하지 않으면 오해하기 십상이다. 우리나라 정당인의 9할 이상이 속한 극우당이나 보수당에 젊은 시절 맑스주의자였던 사람들 태반이 명토를 박고 있는 정치 현실을 설명하는 데도 자칫 칼 포퍼의 이 말이 유용하게 쓰일 수 있기 때문이다. 어쨌든, 내가 하고픈 말은, 나이 들어서까지 맑스주의자여야만 가능한 것이 명실공히 진보주의자라는 사실이다. 그런 사람을 찾기는 참으로 지난하거니와 또한 그런 사람의 거개가 옛 영예를 훈장처럼 단 채로 끝도 없이 녹음테이프만 돌려댄다. ‘여전히 맑스주의자’인 사람은 여전히 맑고 건강한, 참 보기 좋은, 행복하고 미래지향적이며 단단하고 여전히 꿈이 야무진 사람이다. 내가 아는 몇 안 되는 그런 사람의 이야기다.

 


링크: 춘천시정 소식지 《봄내》 6월호, 하창수의 사람이야기(6) 역사 앞에 한결같은 사람, 민주투사 관리소장님 김래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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