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유정문학촌 기획전 ‘틈새에 머무는 시선’
발표 당시 지면 삽화로 작품세계 조명
안석주·정현웅·최영수·이승만 등 총 18점

김유정 소설이 발표된 당시 신문 지면에 함께 실린 삽화들을 만날 수 있는 특별한 전시가 열리고 있다.

김유정문학촌은 기획전 ‘틈새에 머무는 시선’을 통해 김유정 작품에 실렸던 삽화를 조명한다.

삽화는 글의 내용을 보완하고 이해를 돕기 위해 글 속에 삽입하는 그림을 말한다. 삽화의 역사는 고대 파피루스 두루마리에서 발견할 수 있을 정도로 오래됐다. 서양에서는 중세 기독교 예술의 발전에 따라 독립된 회화로 감상할 수 있을 만큼 높은 예술성을 띠었다.

삽화는 근현대에 와서 신문·잡지에서 단순히 소설 속 장면을 묘사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등장인물의 심리와 분위기 등 복합적인 내용을 표현하는 역할을 했다. 덕분에 독자들은 소설을 더욱 폭넓게 이해했으며, 소설가는 삽화를 의식하여 글의 묘사에 정밀함을 더하는 등 일종의 시너지 효과가 나타나기도 했다. 이처럼 삽화는 당대 작가들의 문장에 견주어도 존재감이 미약하지 않았다. 

이번 전시에서는 김유정의 소설 중 《만무방》, 《동백꽃》, 《소낙비》 등 14개 작품의 삽화를 만날 수 있다. 더불어 김유정 소설의 삽화를 그린 삽화가들의 작품과 업적도 소개된다. 최초의 아동만화를 그린 안석주, 이무영과 이태준 등 유명 소설가의 삽화를 전담했던 정현웅, 근현대 한국만화의 선구자인 최영수, 삽화의 상징적 인물로 평가받았던 이승만 등이다. 

이 외에도 시인 이상이 경영하던 ‘제비다방’의 파산 직전 상태를 박태원이 쓰고 그린 〈자작자화 유모어 콩트 제비〉의 내용과 삽화, 박태원의 소설에 이상이 그린 《소설가 구보씨의 일일》의 삽화, 글과 함께 직접 삽화를 그렸던 김용준(한국 수필 문학의 정수로 평가)과 이태준의 작품들이 함께 전시되어 다양한 볼거리를 제공한다. 이순원 문학촌장은 “김유정 선생의 작품들을 당시 발표지면 상태 그대로 살펴볼 수 있어 현재 세대들이 김유정뿐 아니라 당대의 문학적 분위기를 함께 느껴볼 수 있을 것이다”고 말했다. 전시는 오는 9월까지 김유정문학촌 낭만누리동 기획전시실에서 무료로 관람할 수 있다.

박종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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