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만히 있어도 등줄기에서 땀이 또로로 흐른다. 아직은 장마 전이고 무더위가 기승이다. 변덕스러운 날씨처럼 사람들도 봄이니 가을이니 하며 여름 한낮에 선선한 가을바람 생각에 여름날을 보내고 있다. 30도를 오르내리는 무더운 여름, 여름에는 뭐니 뭐니 해도 불이 닿지 않은 시원한 음식이 제일이다. 여름 음식 중에서도 손님 대접하기도 무난하고 음식 맛도 만족할 수 있는 일식집이 어디 있을까 고민을 하다가 랍스타가 나오는 일식집이 있다길래 다녀온 적도 있는 집이라 소개하고자 한다. 오늘의 주인공 와사비다.

와사비는 애막골 박물관 가기 전 우체국 맞은편 대로변에 있는 일식집이다. 주차는 식당 뒤편에 넉넉한 공간에 할 수 있다. 전형적인 일식집으로 룸은 좌식으로, 홀은 입식으로 테이블이 있다. 홀로 들어서면 조용하고 아늑한 분위기가 손님을 편안케 한다. 오늘은 우리 가게에서 함께 일하는 직원과 회식 자리처럼 와사비를 찾았다. 와사비정식 A코스를 주문했다. A코스는 랍스타가 나오기 때문이다.

예약을 하고 가서 자리에 앉으니 바로 죽, 샐러드, 사이드메뉴, 치킨가라아케, 조개탕, 콘치즈 등이 한꺼번에 맛깔나게 차려졌다. 먼저 죽으로 속을 달래 놓고 하나씩 먹어보자. 사이드메뉴는 6가지가 한 판에 나오는데 꼬리튀김, 모찌리도후, 과일샐러드, 백김치, 호박샐러드, 궁채무침이 나온다. 백김치가 시원하고 입을 깔끔하게 해주어 특히 먹을만했다. 궁채무침도 사각사각 씹히는 게 새로웠다. 직원들의 입맛엔 치킨 가라아케가 맞는 모양이다. 그냥 순살치킨이라 생각할 정도로 깔끔 담백하다. 조개탕은 깔끔하니 자꾸 숟가락이 갔다. 

와사비 메인이 등장했다. 커다란 회접시에 랍스타 머리가 꿈틀거리고 랍스타회 사이에 레몬슬라이스를 넣어 회가 훨씬 청량감 있게 느껴졌다. 그리고 광어, 우럭이 두툼하게 나와 씹는 맛이 아주 쫄깃했다. 일식집답게 숙성회를 내놓아 고소했다. 특히 엔삐라(기름진 뱃살부위)는 회의 정점이었다. 사이드로 지난번엔 회와 멍게가 나왔는데 이번에는 성게 알과 가리비찜이 나왔다. 그리고 또 하나 우럭 머리와 가자미구이가 나도 봐달라고 나온다. 

이제 2차 메인인 소고기구이가 철판 위에 지글거리며 나온다. 소고기는 살짝 구워서 먹어야 맛있다. 조금만 지체하면 질겨진다. 육즙 꽉 찬 소고기구이를 먹고 나면 초밥이 나오는데 특히 계란초밥이 맛있다. 

드디어 랍스타찜이 나왔다. 빨간 등을 보이며 나온 랍스타는 먹기 좋게 잘려져 있어 게살 포크로 편하게 먹을 수 있어 좋았다. 살도 푸짐하고 내장도 고소하니 이곳에 온 것이 아주 뿌듯했다. 마무리로 우동과 알밥 중 알밥을 선택했다. 배가 너무 불러서 못 먹을 뻔했지만 다 비우고 나니 매실차가 나온다. 와사비에 오길 정말 잘했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행복한 만찬이 됐다. 

와사비는 매주 일요일 휴무다. 점심은 12시부터 14시 30분까지다. 저녁은 오후 6시부터 9시까지다. 예약은 꼭 해야 한다. 그냥 방문했다가 못 먹고 온 경우도 있다. 모든 메뉴는 2인분부터 가능하다. 고마운 분께 음식을 대접하고 싶다면 이곳 와사비에 전화를 걸어 예약하고 고마움을 표현하는 시간을 만들자.

석사동 764-8 /261-7774

이철훈 시민기자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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