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계선 지능인 지원센터 ‘느린소리’ 13일 개소
비영리 스타트업 ‘느린소리’와 ‘나눔의 집’ 협력
학부모 자조모임, 조례 제정 및 정책 제안 본격화

춘천 지역 ‘느린학습자’(경계선 지능인)들을 지원하기 위한 움직임이 본격적으로 전개되고 있다. 

‘느린학습자’에 대한 지원과 정책 마련을 위해 탄생한 비영리 스타트업 ‘느린소리’가 오는 13일 경계선 지능인 지원센터 ‘느린소리’ 개소식을 연다. 최수진 느린소리 대표는 “우리 아이가 느린학습자임을 알게 되고 돌보는 과정에서 우리 사회에 부족한 지원체계를 알게 됐다. 느린학습자는 기존 발달장애 등록 기준인 지능지수 70 이하에 해당하지 않기 때문에 정책적인 지원을 전혀 받지 못하고 있다. 가정과 교육환경 등의 문제로 느린학습자에 해당하는 경우도 있어 조기 발견과 지원이 필요한 상황이다. 느린학습자는 한국 전체인구대비 13.59%이다. 아이들로 따지면 한 학급에 1~2명이 느린학습자인 셈이다. 강원도에는 아직 지원 조례도 없고, 느린학습자 현황 파악도 안 되고 있다”라고 꼬집었다. 

경계선 지능인 지원센터 ‘느린소리’가 오는 13일 문을 연다. 사진은 느린학습자 부모교육

최 대표는 춘천사회혁신센터의 비영리 스타트업 지원사업으로 지난 2월부터 역량강화를 지원받으며 ‘느린 학습자’ 지원 조례 및 정책 제안 활동, 느린학습자 부모 네트워크 조직 등 다양한 기반 조성사업을 펼쳐 왔다. 지원사업 종료를 앞두고 ‘대한성공회 춘천 나눔의 집’이 청소년 활동을 지원하기 위해 설립한 (사)늘봄청소년 부설센터의 도움으로, ‘나눔의 집’ (후평동) 안에 ‘경계선 지능인 지원센터 느린소리’의 문을 열게 됐다. 지역의 느린학습자 학부모 20여 명도 함께 하며, 앞으로 이곳에서 느린학습자 아동 조기 발견과 지원, 경계선 지능인 청년 사회적응, 강원도 조례 제정 및 정책 제안 활동에 본격적으로 나설 계획이다. 

느린소리는 센터 개소에 앞서 최근 ‘느린학습자 부모 교육’을 진행하며 공감대 확산에 나섰다. 

지난달 24일 커먼즈필드 춘천 안녕하우스에서 열린 부모 교육에는 박현숙 경계선지능연구소 ‘느리게 크는 아이’ 소장이 느린학습자 아동과 청소년에 관련된 강의를 펼쳤다. 지역 내에서 공론화되지 못하고 쉽게 정보를 얻을 수 없었던 내용이라 느린학습자 부모들의 관심이 컸다. 부모들은 강의에서 아동의 기본적인 학습 방법과 인지 치료 등에 대한 정보부터 또래 생활과 학교생활에 대한 보호자의 모니터링 방법, 대안학교 및 특수학교와 공립학교의 비교 등 많은 질문을 쏟아냈다.

최 대표는 “느린학습자에 대한 인식 변화를 이끌어내는 일부터 실태조사, 조례 제정 등 해야 할 일이 많다. 경계에 있는 이들이 전 생애에 걸친 맞춤형 지원을 통해 자립할 수 있도록 활동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느린학습자 부모 및 보호자 당사자이거나 관심이 있는 시민들은 네이버 카페 ‘느린소리’에 가입하거나 최수진 대표(010-7672-5109)에게 연락하여 부모 모임에 가입 및 활동할 수 있다.

박종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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