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교평준화, 무상교육 등 이뤄
학력저하, 학생인권조례 제정에는 어려움 겪어

민병희 전 강원도교육감의 ‘모두를 위한 교육’이 3선의 임기를 채움으로써 민병희 전 교육감체제 12년이 마감되었다. 강원 최초 진보 교육감으로 타 지역과 비교해 고교평준화, 0교시 폐지, 야간자율학습 자율화, 무상급식 등을 이뤄내며 상대적으로 이뤄낸 일들이 많은 교육감으로 평가된다. 학교 현장에 있었던 교사와 학생에게 직접 얘기를 들어보았다.

민병희 전 교육감

고교평준화·무상교육 이루는 등 잘한 부분으로 손꼽아

12년 동안 민병희 전 강원도교육감이 잘 했다고 생각하는 부분으로 안상태 전교조강원지부 정책실장(금산초 교사)은 “당시 강원도민들의 열망이었던 고교평준화를 의회에 동의를 얻어서 실시한 점, 무상교육 등 복지 분야에서는 높게 평가하고 싶다”고 말했다.

김민수 춘천교육대학교 학생은 “고등학교 때 가장 좋았던 정책 중 하나는 ‘숨요일’이라고 해서 수요일의 숨 쉴 구멍을 만들어준다며 야간자율학습과 방과후학교를 안 하게 해주셨다. 학생들 사이에서 반응이 괜찮았고 좋았다”고 말했다.

학력저하, 학생인권조례 제정 실패 등 여러 비판도

김민수 학생은 학생인권조례와 관련해 “교육청에서 주도해서 학생인권조례를 만드는 경우가 많지 않은데 호의적으로 추진해서 시도는 좋았다. 하지만 학생이나 교직원의 의견을 수렴하는 과정이 부족했고, 결과적으로 도의회에서 가결이 안 돼서 2번인가 3번 떨어져 아쉬웠다. 그리고 강원도가 전체적으로 전국 시도에서 성적이 좋지 않다”고 말했다.

안상태 교사는 “코로나19 시기 학교업무 정상화를 의욕적으로 실시했지만, 코로나19 등 새로운 업무가 출현하고 업무가 과중되면서 교직원들의 갈등이 증폭됐을 때 리더십을 발휘해서 해결하지 못한 점이 아쉽다”고 말했다.

도내 초등학교에서 교사생활을 하고 있는 30대 교사는 “교육 지원을 해주는 것보다 너무 보여주기 식이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민병희 전 강원도교육감의 ‘모두를 위한 교육’ 12년이 마무리되었다. 

신경호 교육감에게 바라는 점으로 

안상태 교사는 다음 교육감에게 바라는 점으로 “신경호 교육감이 보수 교육감이라고 자칭하며 기존 정책에 문제점을 비판하며 당선됐지만, 교육은 그렇게 급격한 변화를 시도해서는 구성원들의 동의도 어렵고 많은 시행착오가 있을 거라 생각한다. 따라서 민주적인 방식으로 강원교육을 이끌어 나가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앞서 인터뷰한 30대 초등학교 교사도 “방과후 돌봄과 학교 운동부 스포츠클럽을 지자체로 이관했으면 좋겠고, 교육기관은 교육기관으로 남을 수 있었으면 좋겠다. 저희 교사들은 아이들을 가르치고 싶어서 교사가 됐는데 다른 일을 더 많이 하게 된다. 더 자세히 말하면, 교육만 하고 싶은데 계속 돌봄, 육상, 스포츠 지도 등 다른 일을 해야 하니까 아이들에게 집중을 잘 못하게 된다”고 말했다. 이어 “학교와 교사의 책임이 점점 많아져서 부담이 큰 상황이다. 돌봄이 학교 안으로 들어와서 방과 후에 아이들을 돌보는 것까지 학교의 일이 되었는데 사실 보육시설이 아니라 학교는 교육시설이라서 돌봄이 학교 일이 되는 것은 맞지 않다고 생각한다. 물론 인프라나 기반시설이 이미 학교에 충분히 있어서 학교에서 돌봄을 하는 것이 새로 돌봄을 시작하는 입장에서 예산이 적게 들어 학교가 적합하다고 생각하겠지만, 교사들의 입장에서는 학교는 교육기관인데 왜 돌봄까지 책임을 져야 하는지 의문이다”고 말했다.

김민수 학생은 “강원도가 전체적으로 전국 시도에서 성적이 좋지 않지만, 일제고사 부활이나 이런 쪽으로 생각하시는 것 같아서 성적으로만 보지는 않았으면 좋겠다”며 말했다.

지난달 20일 민병희 전 강원도교육감은 임기 만료를 앞두고 강원도교육청 마지막 근무를 마치며 교육청을 떠났다. 

이후 지난 1일 신경호 강원도교육감은 취임식을 생략하고 간담회로 진행했다. 이날 “코로나19로 인한 어려운 경제 여건에 화려한 취임식보다는 소박한 행사를 실시하고 바로 실질적인 업무 진행하겠다”는 신경호 강원도교육감의 의중이 반영됐으며, 앞으로 ‘미래를 여는 학교, 더 나은 강원교육’으로 강원도의 교육을 이끌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장수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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