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디자인진흥원 특별기획전 ‘My Dear 피노키오’
거장들의 오마주·미디어아트·도서·체험… 8.28.까지

거짓의 상징을 꼽으라고 하면 열에 아홉은 거짓말과 동시에 길어지는 피노키오의 코를 떠올린다. 하지만 그렇게 바로 거짓이 드러나기 때문에 역설적으로 가장 정직하다. 

피노키오는 거짓과 유혹, 모험과 판타지로 가득한 여정 속에서 수많은 곤경을 겪으며 그토록 바라던 인간 소년으로 거듭난다. 현대인도 행복을 위해 매 순간 갈등하고 선택하며 위험과 도전으로 가득한 하루하루를 보낸다. 결국, 우리는 모두 피노키오다. ‘나’의 모습에서 피노키오가 보이는 당신에게 (재)강원디자인진흥원이 마련한 전시회 ‘My Dear 피노키오’를 추천한다. 

어린이와 청소년은, 피노키오가 주는 새로운 재미와 환상을 경험할 수 있고, 어른들은 오래전에 읽은 피노키오 이야기를 재해석하는 흥미로운 시간이 될 수 있다.

피노키오(Pinocchio)는 이탈리아 피렌체 출신 작가 카를로 콜로디(Carlo Collodi 1826~1890)가 1881~1882년 총 36회차로 로마 지역신문에 연재했던 이야기를 모아 1883년에 발표한 《피노키오의 모험》의 주인공인 꼭두각시 나무 인형이다. 피노키오는 잣송이를 뜻하는 피렌체 사투리이다. 거짓말을 하면 코가 길어지는 피노키오는 오랫동안 전 세계 어린이들에게 정직함의 중요성을 가르치는 이야기로 널리 사용됐다. 《피노키오의 모험》은 1871년 통일 이후 급격한 변화와 산업 성장으로 진통을 앓고 있던 이탈리아 사회상을 반영한다. 격동의 시기를 살아가는 다양한 인간 군상들이 투영된 해학적 캐릭터와 상징적 사건들이 인간과 사회의 본성에 대해 깊은 질문을 던졌다. 또 역경과 배움을 통해 인간 소년으로 거듭난 피노키오는 노력, 근면, 진실, 진정성 등 인류의 오랜 가치를 진지하고 유머러스하게 전한다.

근본적인 가치를 잊고 살아가는 현대인들에게도 그 시사하는 바는 여전히 크다. 《피노키오의 모험》이 지금까지 전 세계 300여 개 언어로 번역, 성경 다음으로 가장 많은 언어로 번역되어 8천만 부가 넘게 팔리는 이유이다. 또 동서고금을 관통하는 교훈뿐만 아니라 상상력과 판타지로 가득한 피노키오의 모험담은 그림책, 애니메이션, 영화, 뮤지컬 등의 다양한 장르로 거듭나며 130년이 지난 지금도 꾸준히 사랑받고 있다. 

‘My Dear 피노키오’는 고전 《피노키오의 모험》의 탄탄한 이야기를 바탕으로 예술과 재미, 판타지와 교육적 가치를 입체적으로 결합한 복합 컨텐츠 전시회이다. 디즈니 애니메이션의 익숙한 피노키오가 아닌 새롭고 전혀 다른 얼굴의 피노키오들을 만날 수 있다. 

피노키오를 주제로 제럴드 맥더멋, 로베르토 인노체티, 빅토리야 포미나, 로렌조 마토니, 우고 네스폴로, 루카 카이미, 알레산드로 산나 등 일러스트레이션 거장들의 오마주 작품, 미디어아티스트 조민서 작가가 조형과 미디어아트를 결합하여 만든 현대적 피노키오 설치 작품, 민경아 작가의 판화 작품, 1911년 이탈리아에서 제작된 최초의 피노키오 무성영화 등 환상과 재미를 선사하는 시각예술작품들을 만날 수 있다. 또 세계적 작가들의 다양한 피노키오 그림책을 만날 수 있고, 업사이클링 초대형 피노키오 만들기, 어린이 창의예술프로그램 ‘Let’s Play Art’도 즐길 수 있다. ‘My Dear 피노키오’는 오는 8월 28일까지 (재)강원디자인진흥원 제2전시실에서 진행된다. (문의 252-5500)

박종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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