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소한 동네연구, 〈포춘쿠키〉 청년 정치참여 조사
주요 4개 대학 재학생 3만6천629명, 정치효능감은?
청년들의 자유로운 소통 공간 필요

춘천사회혁신센터의 시민연구 활성화 사업 ‘2021 소소한 동네연구-강원’은 시민이 지역의 연구자가 되어 지역의 문제를 발굴·연구해서 개선 방향을 제시하는 사업이다. 강원지역 시민연구자 20개 팀이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4월까지 연구를 진행하고 최근 결과공유회를 마쳤다. 이에 춘천지역 7개 팀의 연구 결과를 매주 하나씩 소개한다. 편집자 주

<포춘쿠키>는 춘천사회혁신센터의 ‘2021 소소한 동네연구-강원’의 하나로, “춘천 청년들의 활발한 정치참여, 가능할까요?”라는 물음을 던지며 시작했다. <포춘쿠키>는 2021년 하반기에 춘천시문화재단에서 주관하는 ‘일당백 프로젝트(쓸모있는 딴짓)’에 참여하여 춘천시의 청년들과의 간담회, 인터뷰 등의 활동을 진행했다. 청년들의 정치·사회 활동 참여를 독려하기 위해 다양한 시도를 했으나, 청년들의 정치·사회 활동과 지역에 대한 낮은 관심이라는 난관에 직면하면서 이와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논의를 시작했다. ‘소소한 동네연구-강원’에 참여하여 춘천시 청년의 정치와 사회 활동에 대한 관심도를 측정하고 정치효능감(개인의 정치적 행동이 정치과정에 영향을 미치거나 미칠 수 있다는 신념이나 감정)의 정도를 구체적으로 파악하여 이에 대한 개선안까지 도출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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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층 그룹면접을 통해 대학생들의 정치효능감에 대해 토론을 하고 있다.    사진 제공=춘천사회혁신센터

청년의 정치효능감에 왜 관심을 가져야 할까?

춘천에 있는 주요 4개 대학의 재학생 수는 강원대학교 2만383명, 한림대학교 1만635명, 한림성심대학교 4천267명, 춘천교육대학교 1천344명으로 총 3만6천629명에 달한다. 춘천은 청년들의 활기가 넘치는 도시가 분명하지만, 지역 내의 정치와 사회 활동에만큼은 전혀 무관심한 모습을 보인다. 더욱이 코로나19의 확산으로 대학 내 그리고 대학 간의 교류가 현저하게 줄어들어 대학도시로서의 활력을 잃었다. 

또한, 청년들의 유출은 춘천을 비롯한 많은 지역이 마주한 가장 큰 문제 중 하나다. 통계청에서 2020년에 실시한 설문자료에 따르면 강원도 내에서 청년 인구의 유출이 가장 심한 지역으로 춘천이 선정됐다. <포춘쿠키>는 경제적, 정서적으로 청년들을 충족시키지 못하는 지역사회의 역량 부족을 가장 큰 원인으로 꼽았다. 특히 춘천시 청년들은 자신이 거주하고 있는 지역과 크게는 춘천시부터 작게는 각 읍·면·동까지 어떠한 유대감도 형성하지 못하고 있다. 지역과의 유대감이 부족하면 당연히 그곳에서의 정치·사회 활동에도 큰 관심을 두기 어렵다. 지역에 대한 관심이 없는 청년은 당연히 그곳을 떠나기 쉽다. 

대학도시로서 춘천이 잘 기능할 수 있으려면 청년들이 지역사회에 관심을 두고 활발하게 활동할 수 있는 환경이 되어야 한다. 자신들이 표출한 의사가 반영된 정책이 만들어진다면, 청년들의 정치·사회에 대한 관심과 애정을 한층 더 높일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다.

청년 248명에게 물어보다

정치 참여 관심도, 정치 참여도 및 실제 행동, 정치참여 만족도 및 개인의 성취감, 정치참여 의사 및 선호도 등 4가지 주제로 분류하여 총 26개의 세부 문항으로 구성된 설문지를 통해 춘천시 대학생 248명의 생각을 들어보았다. 

먼저 정치참여 관심도 조사 영역에서 대선과 지방선거에 참여한 경험을 묻는 질문에 95.6%가 ‘참여한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또한, 54.5%는 ‘20대 대통령 후보의 공약을 찾아보았다’라고 답했으며, 65.6%는 ‘평소 정치 관련 뉴스와 신문을 찾아본다’고 답했다. 

이어 정치 참여도 및 실제 행동 조사 영역에서는 정치·사회 활동(시위, 집회, 선거운동, 당 지역구 회의 등)에 직접 참여한 경험을 묻는 질문에 84.3%가 ‘직접 참여한 경험이 없다’고 답했다. 또한, 정치·사회 활동 참여를 통해 느낀 성취감을 묻는 질문에 59%가 ‘조금’, 25.6%는 ‘매우 많이’, 7.7%는 ‘잘 모르겠음’이라고 답했다. 이어 정치·사회 활동 참여를 통해 사회의 변화를 촉진할 수 있는지에 대한 질문에는 75%가 ‘가능하다’라고 답했다. 그 이유로는 ‘다 함께 참여하면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민주주의 국가이기 때문’, ‘역사적으로 가능했었음’, ‘안 하는 것보다 하는 게 더 나은 것 같음’ 등이 있었다. 앞으로 정치·사회 활동 참여 의사를 묻는 질문에는 53.6%가 ‘참여할 의사가 있다’고 답했다. 

설문조사의 결과를 통해 청년들의 정치참여에 대한 관심도는 보통 높은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다만, 높은 관심도에 비해 실제 참여도(15.7%)는 현저히 낮았다. 그러면서도 청년들은 정치·사회 활동 참여를 통해 사회의 변화를 촉진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답변(75.0%)이 우세했다. 청년들이 정치·사회 활동에 참여할 적절한 기회와 환경이 제공된다면 참여도 또한 더욱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심층 그룹면접으로 생각을 묻다

강원대, 한림대, 한림성심대, 춘천교육대 재학생을 대상으로 심층 그룹면접을 진행했다. 총 10명의 대학생과 만났고, ‘청년이 생각하는 정치와 정치효능감’, ‘청년 정치참여환경 구축’에 대한 생각을 물었다. 

대학생 A는 “정치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 게 자연스럽지는 않지만, 최근 대선이라는 이슈 속에서 친구들과 편하게 이야기를 나누기도 했다”라며 “주변에서 실제 정치 활동에 참여하는 지인도 2명 정도 알고 있다. 청년들에게 정치에 관한 이슈가 친근한 주제는 아니지만, 그렇다고 완전히 관심이 없는 것도 아니다”라고 말했다.

대학생 B는 “정치에 관심을 가질 시간적 여유가 없어서 참여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또, 정치에 대한 정보를 가짜 뉴스가 아닌 명확한 사실에 근거한 내용을 접하고 싶은데 어떻게 접근해야 할지 방법을 모르겠다”라며 “만약 정치와 관련된 내용을 잘 수용할 수 있는 환경과 기회가 있다면 지금보다 더 적극적으로 관심을 가지고 참여할 의향이 있다”라고 말했다.

청년들은 정치에 참여하고자 하는 의지와 관심은 있지만, 실제 참여까지는 이루어지지 않는 경우가 많았다. 이는 정치참여에 필요한 정보와 기반이 잘 구축된다면 청년들의 정치·사회 활동에 참여 의지가 높아질 것으로 기대한다. 

이어 대학생 C는 “청년의 낮은 사회적 지위와 입시에 치중된 교육환경으로 청년들의 적극적인 정치참여가 어렵다. 정치에 참여해 결과를 얻는다는 것은 결국 힘이 있어야 하는데 청년은 지금 가진 힘이 없다고 생각한다”라며 “청년이 어떤 의견을 낸다고 하더라도, 유명 기업인이나 저명한 정치인 등과 같은 사람들이 제시하는 의견과 그 무게가 같지 않다”라고 말했다. 또한 “우리가 자라서 청년이 되었을 때 사회를 위해 어떤 역할을 해낼 수 있을지에 대해 배운 적이 없는데, 이제 와서 청년의 정치참여를 요구하는 세상이 각박하게 느껴진다”라며 “당장 청년의 정치참여 혹은 능력 있는 청년 정치인의 등장을 바라는 것은 아이러니하게 느껴진다”라고 말했다.

청년들이 직접적인 정치적 활동을 하고 있지는 않지만, 정치참여의 필요성을 느끼고 기회와 환경의 구축이 원활하게 된다면 참여할 의향이 있다는 청년의 생각을 다시 한번 확인할 수 있었다. 

또한, 심층 그룹면접에 참여한 대학생들은 “앞으로도 오프라인으로 청년들이 소통할 수 있는 네트워크의 장이 마련되었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연구의 결론은?

연구의 기획 단계에서 <포춘쿠키>팀은 춘천시 대학생들의 정치에 대한 관심과 정치효능감이 낮을 것이며, 그들의 정치·사회 활동에 대한 참여가 저조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하지만 설문조사와 심층 그룹면접의 결과를 보면 청년들의 정치에 대한 관심과 정치효능감이 결코 낮은 수준이 아닌 것을 알 수 있었다. 특히, 설문조사 문항 중 ‘정치·사회 활동에 참여할 기회가 된다면 참여할 의사가 있습니까?’라는 질문에 과반수가 ‘예’라고 답했으며, ‘정치·사회 활동 참여가 사회 변화를 끌어낼 수 있다고 생각하는지?’에 대한 질문에는 75%가 ‘그렇다’라고 답했다. 

청년들의 정치 참여도를 높이기 위해서는 청년들이 자유롭게 드나들며 다양한 활동을 기획할 수 있는 만남의 장소가 필요하다. 또한, 춘천사회혁신센터나 춘천문화재단, 춘천시 등에서 운영하는 프로그램을 더욱 효과적으로 홍보해야 한다. 

젊은 세대의 정치참여에 대한 요구가 커지고 있다. 이와 더불어 지역에 대한 청년들의 관심이 계속해서 줄어들고 있다는 비판의 목소리도 있다. 좋은 사회를 만들기 위해서는 다양한 계층과 세대가 자신의 목소리를 내고 그것이 사회의 제도와 문화를 만들어 가는 데 반영돼야 할 것이다.

이종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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