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내춘향’팀, 〈우리 동네공원, 자주 가세요?〉
모니터링·설문 통해 도시공원 현황과 대안 모색

강원지역 시민연구자 20개 팀이 ‘2021 소소한 동네연구-강원’에 참여해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4월까지 연구를 진행하고 최근 결과 공유회를 마쳤다. 이에 춘천지역 7개 팀의 연구 결과를 매주 하나씩 소개하고 있다.

“춘천은 공원이 많은데도 왜 시민들은 ‘공원·녹지’ 확충을 요구할까?”

코로나19 장기화로  인해  생활권 내 휴식공간인 공원에 대한 수요가 높아지고  있다. 2020년  춘천시  사회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시민이  확충을  원하는  공공시설로  4위(19.5%)가  ‘공원·녹지’로  나타났으며,  특히 20~30대  청년층과 도심 거주민의 응답이 많았다.

‘봄내춘향’(홍지혜·김계연)팀

춘천은 ‘도시 바람길 숲’과 ‘봄내림’ 사업 등 다양한 숲 조성 사업들을  진행하고  있다. 도시공원은  2019년  기준  142곳,  시민 1인당  도시공원  면적은  13.4㎡로 전국 평균에 비해 약 2.9㎡가 넓게 조성됐다. ‘봄내춘향’(홍지혜·김계연)팀은 이처럼 다른 지역에 비해 넓은 도시공원을 가지고 있음에도 ‘공원·녹지’ 확충의 요구가 많은 점은, ‘도시공원의 설계 방향과 시민이 바라는 공원의 다름’, ‘보여주기식  공원 조성  혹은  관리 부실’에 원인이 있지 않을까? 의심하며 연구를 시작했다.

어린이공원 위주, 근린공원은 접근성 떨어지고 휴게시설 부족

도시공원은 크게 ‘생활권공원’과 ‘주제공원’으로 나누어진다.  생활권공원은 소공원, 어린이공원, 근린공원 등으로 세분되고 주제공원은 역사공원, 문화공원, 수변공원, 묘지공원, 체육공원 등으로 나누어진다. 

연구에 따르면, 춘천에는 2021년 기준 106개의 공원이 있다. 그 중 어린이공원이 70개(66%)로 가장 많으며, 그다음으로 근린공원이 19개, 소공원이 8개, 체육공원 3개, 수변공원 3개, 문화공원 3개, 역사공원 1개가 조성됐다. 어린이공원의 면적은 15만551.4m²로 춘천의 공원 전체면적(371만3천791.3m²) 대비 4.1%로  숫자는 많지만, 면적으로 비교했을  때는  매우  적어,  규모보다 접근성이 우선하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또 춘천시 어린이(7~11세) 인구의 비율은 2021년 12월 기준 1만2천988명으로 전체 인구 28만4천594명 중 5%로서 공원 조성이 일부 계층에 치우쳐 있다. 

근린공원은  19개(17.9%)이며 면적은  전체공원면적의  45.2%(167만9천401.5m²)로  체육공원(47.4%)  다음으로  많은  면적을  차지한다. 이 중 1만~3만m²로 조성된 공원이 12개,  3만~10만m² 공원이 2개,  10만m² 이상이  4개이다. 어린이공원보다  넓은  규모를  가지고  있어  보다 다양한 활동이 가능하지만, 그 숫자는 훨씬 적어서 원도심(소양동·교동·조운동·약사명동·근화동·후평동·효자동)의 근린공원은 단 3곳이다. 

어린이공원보다 접근성이 상당히 떨어져서 일부 주민들만 근거리 근린공원을 이용할 수 있다. 또 휴게시설도 부족하다. 총 484개로 근린공원  전체면적  대비  3천469m²(1천51평)당 한 곳이다. 근린공원은 시민 특히 인근 주민의 보건·휴양 및 정서 생활의  향상에  기여하는 필수적인 공원으로서 접근성이 가장 중요하기 때문에 개선이 시급하다.

‘우두공원’, ‘지석공원’, ‘역사공원’ 모니터링

연구자들은 올해 2~4월에 ‘우두공원’, ‘지석공원’, ‘역사공원’ 등을 대상으로 시설현황, 이용실태, 식생 및 관리 상태 등을 관찰하여 공원 활성화 방안을 모색했다. 모니터 결과 ‘우두공원’은 △다양한 식생, 세심한 설계 △산책로, 운동시설, 초지, 휴게공간 등 다양한 활동 가능 △다양한 식생, 친절한 안내, 식물관찰 용이 △안전성 등에서 좋은 평가를 받았다. ‘지석공원’은 △자연림에 가까운 숲 △산책로, 게이트볼장, 배드민턴 코트 등 다양한 운동 시설 △학교 수업공간으로 사용됨 △야간 조명 부족 등 관리 미흡 △봄내림놀이터 2호로 재조성 예정 등 장단점을 확인했다. ‘역사공원’은  △공원으로서의 역할 부족 △떨어진 곳에 자리한 칠층석탑 안내 △사색의 길 안내 등  정보 부족  △무분별한 조경 등의 부정적 평가를 받았다.

1) 우두공원은 연구자들에게 좋은 평가를 받았다. 2) 지석공원은 자연림에 가까운 숲이 장점이다. 3) 역사공원은 공원으로서 제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다.

시민이 바라는 공원

연구자들은 올해 3~4월 구글폼을 통해 진행된 설문 조사를 통해 시민이 바라는 공원의 모습을 알아봤다. 139명의 시민이 △공원 이용실태 조사 7개 항목 △공원 이용 접근성 및  목적에 대한 조사 3개 항목 △공원의 이상향에 대한 조사 7개 항목 △동네공원 활성화를 위한 활동 조사 2개 항목 △응답자 기본정보 6개 항목 등 총 25개 항목에 대해 답했고 이 중 119명의 응답을 정리했다. 

정리된 주요 내용을 살펴보면,  55%(143명)의 시민들이 벤치, 정자 등 휴게시설을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음으로는  28%(73명)가 운동 시설(배드민턴·농구장 등)을 선호했다. 공원에 조성된 식생 중 상록수(침엽수·소나무 등)를 가장 많이 선호했으며, 다음으로  계절 꽃, 단풍나무 등 계절마다 달라지는 공원의 모습을 선호했다. 공원이 갖추어야 할 요소로는 ‘접근성’, ‘산책로’, ‘휴게시설’, ‘조경 및 경관’, ‘안정성’ 등의 순으로 꼽았다. 

동네공원이 도시의 자연경관 보호와 시민의 건강·휴양 및 정서 생활의 향상에 기여하나? 라는 질문에  103명이 ‘휴식공간을 제공하고 있다’라고 응답했고, ‘미세먼지 차단 효과’나 ‘열섬현상 방지’ 등에  대해서는  20여 명의 시민이 그렇다고 응답하여 낮게 평가했다.

‘이상적인 공원의 모습’에 대해서는 ‘자연 속에서 누구나 휴식을 취할 수 있는’ 공원을 가장 많이 꼽았다.  ‘공원의 역할’에는 ‘휴식’에 대한 의견이 압도적으로 많았다. ‘동네 공원에 바라는 점’으로는 ‘안전’, ‘시설개선’(휴식공간·운동 시설·휴지통·화장실 등), ‘청소’, ‘시민 에티켓 개선’ 등의 순으로 언급했다. 

시민참여 녹지관리자 ‘그린오너’(Green Owner) 제안

‘봄내춘향’팀은 “주민들을 위한 근린공원은 숫자와 면적이 원도심과 신도심 등 권역별로 편차가 있고, 어린이  공원은  권역별로  어린이  인구  수와  상관없이  일괄적으로 설계됐다. 결국, 춘천의 도시공원 조성현황은 ‘누구나 이용할 수 있어야 한다’는 조건에 부합하지 못한다”라고 지적했다.

설문을 통해 연구자들은 ‘내가 우리 동네 공원을 관리한다면 어떤 활동을 하고 싶으신가요?’라고 물었다. 이에 시민 85명(60.3%)이 청결, 정원, 안전관리 등 관리 활동,  이벤트와 공연 등 문화 활동이 48명(34.0%) 순으로 답했다.  ‘공원 관리 활동에 참여할 의향이 있는가?’라는 질문에 36.7%가  적극적인  참여 의사를  밝혔다.

‘봄내춘향’팀은 “조사결과 시민들이 공원 활성화  참여 의지가 비교적 적극적임을 확인할 수 있었다”라며 시민참여 녹지관리자 ‘그린오너’(Green Owner)제를 제안했다. “현재 시는 106개의 도시공원, 시설별로 나눠진 관리부처, 6개의 권역으로 나눈 공원관리소를 운영하고 있지만, 관리가 쉽지 않다. 도시에서 나만의 정원을 가꾸고 싶은 욕구와 좀 더 안전하고 쾌적한 공원을 누리고자 하는 시민의 니즈를 반영하여 시민 스스로 녹지를 관리하는 ‘그린오너제(녹지 관리 실명제)’를 도입할 것을 제안한다. 군포·부산·구미 등에서 시행하고 있는데, 개인·학교·단체·회사 등이 참여하여 시민 스스로 공원 환경 보전에 동참하고 녹지 행정에 참여하여 더 나은 공원 관리와 함께 애향심 고취, 동네 공원  활성에 기여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박종일 기자 

저작권자 © 《춘천사람들》 - 춘천시민의 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