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춘천박물관 20주년 기념 〈1802, 문이 열리다〉
조선 왕실 화려한 침전 3D로 재현, 10.3.까지

조선시대 왕과 왕비의 생활공간은 어떤 모습이었을까? 

국립춘천박물관(관장 김울림)이 개관 20주년을 기념하여 마련한 실감 콘텐츠 〈1802, 문이 열리다〉를 통해 궁금증을 해결할 수 있다. 관람객은 3D 영상을 통해 1802년의 조선 왕실의 생활공간을 엿볼 수 있다. 궁궐은 국가를 경영하는 공적인 공간이면서 동시에 왕실 가족이 일상생활을 영위해나가는 사적 공간이기도 했다. 하지만 왕실 가족이 휴식, 수면과 같은 가장 기본적인 생활을 했던 침전(寢殿)은 외부에 거의 공개되지 않은 내전(內殿) 영역이기 때문에 그 모습이 어떤지 알 수 있는 공식적인 기록을 찾기 어렵다.

3D 영상을 통해 조선 왕실의 생활공간을 엿볼 수 있다.  사진 제공=국립춘천박물관

다행히 1802년, 순조와 순원왕후의 가례(嘉禮)를 앞두고 침전으로 쓰일 창덕궁 대조전을 수리하는 과정에서, 대조전의 수리를 맡은 선비 이이순(1754-1832)이 남긴 생생한 기록이 전해져, 실록에서 찾아볼 수 없었던 궁궐의 화려한 실내를 엿볼 수 있게 됐다. 이이순의 기록에 따르면, 중앙의 대청마루와 대청 좌우에 위치하는 온돌방은 〈구추봉도九雛鳳圖〉, 〈매죽도梅竹圖〉, 〈모란도 병풍〉 등 다양한 병풍과 그림, 거울, 채화석(彩畫席: 여러 가지 색깔로 꽃무늬를 놓아서 짠 돗자리), 금두꺼비 등으로 화려하게 꾸며졌다.

국립춘천박물관은 이이순의 기록을 바탕으로 순조와 순원왕후의 혼인의식이 치러지고 생활한 창덕궁 대조전의 내부 모습을 3D 영상으로 재현하여 마치 1802년 조선 궁궐 내부에 있는 것 같은 생생한 몰입감을 제공했다.

국립춘천박물관은 실감 영상카페 ‘지금 여기, 休(휴) : 한국인의 이상향’과 야외정원 실감콘텐츠 〈평화의 시간〉 등 몰입감 높은 실감 영상을 통해 보고 즐기고 사색하는 문화공간을 구축하고 있다. 김울림 국립춘천박물관장은 “새로운 콘텐츠를 최첨단 디지털 기술에 다양하게 접목시켜 머무르고 싶은 박물관이 되도록 노력하겠다”라고 말했다.

박종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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