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칼럼] 공로연수제도 이대로 괜찮은가?
[데스크칼럼] 공로연수제도 이대로 괜찮은가?
  • 춘천사람들
  • 승인 2022.08.08 09:4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공정과 상식에 어긋나…폐지되어야

공로(功勞)와 연수(硏修)의 사전적 의미를 알아보자. 공로는 일을 마치거나 목적을 이루는 데 들인 노력과 수고 또는 일을 마치거나 그 목적을 이룬 결과로서의 공적이며, 연수는 학문 따위를 연구하고 닦음이라고 되어 있다. 얼핏 보아도 어울리지 않는 이 단어가 합해지면 공로연수이다. 공로연수라는 복합어는 어학사전에는 등재되지 않은 단어로, 시사상식사전에나 나와 있다. 거기에는 정년퇴직 예정 공무원에 대해 사회적응의 준비기회를 제공하고, 기관의 인사 적체를 해소하는 차원에서 1993년부터 도입되어 운영되고 있는 제도라고 되어 있다. 이 제도가 도입된 과정이나 이유도, 다른 나라에도 이와 유사한 제도가 있는지 알지 못한다.

공로연수 대상은 20년 이상 근속하고 정년퇴직일 전 6개월~1년 이내인 자이기 때문에, 별정직이나 임기제 공무원은 해당 사항이 없다. 중앙부처 공무원의 공로연수는 줄어들거나 사라지고 있다고 하지만, 공기업을 보면 그렇지만도 않은 것 같다. 예를 들어 국민건강보험공단의 경우 2020년 한 해 동안 공로연수자는 838명으로, 공로연수 기간 지급된 급여액만 무려 429억5천만원에 달하는 것으로 밝혀지기도 했다. 지자체까지 포함하면 전체 대상자가 수천 명에 이르고, 지급되는 급여도 수천억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 

이 제도가 도입된 지 30년이 다 되어가지만, 오히려 지자체의 경우는 인사 적체 해소라는 명분으로 확대일로에 있는듯하다.  지자체에 따라 그 대상을 3급 이상, 4급 이상, 5급 이상으로 제한을 두기도 하지만, 강원도는 전남과 함께 모든 직급에 적용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매년 1월과 7월에 나누어서 실시하는데, 지난 7월 새로 임기를 시작하는 자치단체의 인사에서도 공로연수는 단골 뉴스이다. 강원도의 경우 2019년 46명, 2020년 55명, 2021년 52명, 2022년 35명(7월 현재) 총 188명이다. 춘천시는 2019년 37명, 2020년 39명, 2021년 34명, 2022년 33명(7월 현재) 총 143명이다. 

이들은 6개월~1년간 출근하지 않고 60시간 이상 교육 훈련기관의 합동연수 이수, 20시간 이상 사회공헌활동을 해야 하는 의무사항을 제외하면, 특별히 할 일이 없다. 출퇴근을 면제받고 근무수당을 제외한 급여는 그대로 받는다. 강원도와 춘천시도 정확한 통계가 없지만, 지급된 급여액이 상당할 것이다. 무노동 무임금 원칙에도 맞지 않고, 공무원 아닌 노동자뿐만 아니라 퇴직 전날까지 수업하는 교사 등의 다른 공무원과의 형평성에도 어긋난다. 혈세가 낭비되는 공로연수제도는 폐지되어야 한다. 

하지만 철밥통 공무원 조직의 반발은 의외로 거세다. 충남도 인사위원회가 2020년 6월 전국 지자체 가운데 최초로 2022년 1월부터 공로연수 의무제도를 전면 폐지하기로 의결했었지만, 충남도는 공무원노조가 강력하게 반발하자 2023년까지 공로연수 폐지를 잠정 보류한 것이 그 예이다. 별 실효성도 없고, 시대와도 맞지 않는 이 구제도는 이제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져야 한다. 공로연수에 찬성하는 사람들은 그 혜택을 받는 소수의 공무원뿐이다. 

공로연수제 폐지는 공정과 상식을 기치로 내걸고 당선된 정부라면 해봄 직한 정책 아닌가? 높은 지지율이 필요하다면 이런 정책이 필요한 것 아닌가. 다수의 지방 권력을 차지한 여당이 지자체에서 이 제도 하나만이라도 폐지할 수 있다면 국민에게서 지지받을지도 모른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