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유빈 대학생기자

약 4년 전, MBC 예능 〈전지적 참견 시점〉에서 영화 〈맨발의 기봉이〉에서 장애를 겪고 있는 캐릭터 기봉이를 따라 하여 논란에 휩싸인 적이 있었다. 그리고 현재 비슷한 쟁점으로 화제가 일고 있다. 그 중심은 근래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이다. 배우 박은빈이 연기한 해당 작품의 주인공 우영우는 자폐 스펙트럼을 지니고 있다. 변호사로 활동하는 그녀의 일상을, 가상의 사건·사고들을 중심으로 풀어가는 것이 드라마의 전개 과정이다. 그 도중에 등장하는 우영우의 일반 사람들과 다른 특이한 행동과 모습들은 작품을 감상하는 포인트가 된다. 

논란이 되는 것은 그러한 우영우의 모습들을 따라 하는 소위 “우영우 챌린지”, “우영우 신드롬”이 성행하고 있기 때문이다. 시작은 몇몇 유튜버들의 콘텐츠였다. 현재 약 12만 유튜버 ‘우와소’는 ‘이상한 와이프 우와소’라는 제목의 영상을 올리며 “여보 식사하세요, 식사를 하지 않으면 저는 남편을 굶기는 아내가 되고 그것은 내조에 실패한 아내가 되어 건강한 가정을 이룰 수 없습니다”와 같은 대사들을 우영우 특유의 몸짓과 표정을 묘사하며 표현했다. 이에 일부 네티즌들이 거세게 비판하자 우와소는 사람마다 가치관이 다르니 당연히 불편할 수 있으나, 해당 영상은 자폐 증상을 희화화한 것이 아니라 드라마의 캐릭터 우영우를 패러디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또한 가치관의 차이라고 말하며 해당 드라마는 자폐 증상을 가진 사람들에 대해 긍정적인 이미지를 만들어주고 있고 자신이 업로드한 영상도 우영우의 사랑스러운 모습과 자신의 아내의 사랑스러운 모습을 함께 담아낸 것뿐이라고 강조했다. 

이뿐 아니라 현재 약 25만 유튜버 미선짱 역시 ‘변호사 우영우에 과몰입한 친구’라는 제목과 함께 우영우를 흉내 내는 영상을 업로드하여 비판의 대상이 되었다. 그리고 이러한 콘텐츠에 편승한 개인들이 빠르게 증가하면서, 직접 제작한 비슷한 영상들이 인스타그램, 유튜브 등의 SNS에서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

네티즌들은 두 갈래로 나뉘어 서로를 비판하고 있다. 

해당 유행을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시선에서는 ‘오징어 게임의 오일남 특유의 말투를 따라 하고 패러디한 것은 치매를 조롱한 것이냐? 캐릭터가 장애를 겪고 있다고 해서 단순히 미디어의 장면을 따라 하는 행위가 원색적 비난 혹은 규제의 대상이 된다면, 자폐 스펙트럼을 포함한 다양한 장애를 겪는 사람들에게는 되레 낙인이 될 수도 있다. 오히려 자폐 장애를 친근하게 받아들이는 문화 현상의 하나로 보아야 한다’와 같은 입장을 세우고 있으며, 부정적으로 바라보는 시선에서는, 단순한 재미를 목적으로 자폐 장애를 가진 캐릭터를 희화화하는 것은 실제 그 장애를 겪고 있는 사람들에게 이차적인 고통을 줄 수 있다. 우영우 역을 맡은 박은빈 배우 역시 장애에 대한 편견이 생기지 않도록 많은 공부와 노력을 반복하는데, 개인의 흥미 본위로 유행을 전개하는 것은 미디어가 남용되고 있는 대표적인 사례라는 주장을 펼치고 있다. 

최유빈 대학생 기자

※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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