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외오페라 축제! 자연과 함께 하는 순간의 즉흥성!

자연 속에서 지금, 이 순간의 상황을 공유하고 이해하는 7월 29일이었습니다.

오페라 <카르멘>. 프랑스의 작가 프로스페르 메리메 소설과 조르주 비제의 오페라로 잘 알려진 카르멘은 다양한 장르를 통해 인기리에 공연되고 있는 오페라입니다. 불같은 성격의 자유분방하고 매력적인 한 여인 카르멘의 뜨거운 정열뿐 아니라 그녀의 파멸을 동시에 보여주고 있죠. 여성의 자유와 해방을 대변하는 페미니즘 관점과 모든 이들에게서 나타나는 사랑·정열·자유를 생각하게 하며, 관객으로 하여금 인생의 뜨거웠던 지난날의 사랑의 한 단면을 다시금 상기시키는 오페라<카르멘>이 춘천의 여름밤에 있었습니다.

많은 관객이 야외오페라 공연을 보기 위해 약간 흥분된 모습으로 공연장으로 모였습니다. 7월의 끝자락에 공연된 열정의 카르멘 이야기. 뜨거운 사랑이 하늘에 닿은 걸까요? 얼마 지나지 않아 옛 어린이회관이었던 상상마당 야외무대에 비가 내리기 시작합니다. 

주인공들의 사랑의 아픔이 눈물이 되어 내린 것처럼 느껴지고, 이렇게 사랑만큼 맘을 알 수 없이 변덕스러운 자연은 우리들에게 어쩔 수 없는 특별한 시간을 선물했습니다. 2막을 끝내고 잠시 동안의 무더운 여름밤의 열기를 식히는 짧은 휴식, 그리고 다시 열정의 오페라 카르멘의 3막이 시작되었을 때 카르멘의 이야기가 그렇게 여름밤을 향해 가고 있었을 때 천둥 번개가 치더니 비가 내렸던 것입니다. 오케스트라의 음악은 멈추고 진짜 라이브 공연이 시작되었습니다. 붉은 무대 위로 천막 사이로 나무 아래로 비를 피해 관객들이 모여드는 광경이 펼쳐 졌습니다. 야외공연에서나 경험할 수 있는 멋진 일이었습니다. 이렇게 그 순간에 있었던 관객들은 평생 비 내린 카르멘을 기억할 겁니다. 정말 시원하고 뜨거운 여름밤을 선물 받았습니다.

이쯤 해서 작품을 만든 사람들을 살펴보겠습니다. 오성룡 단장이 이끄는 춘천의 대표 오페라단인 ‘강원오페라 앙상블’을 주축으로 김윤식 지휘자님의 ‘현악기와 친구들’, 시민, 학생 프로음악가가 모인 ‘강원오페라 합창단’과 ‘강원어린이 합창단’, 열정의 몸짓을 모여준 조성희 안무가 팀의 무대는 춘천에서 보기 드문 대형 오페라를 만들어 냈습니다. 공간적 특성을 잘 살린 붉은 무대는 건물 벽을 이용한 무대로 확장하여 작품의 이해를 높였습니다.

2024년 열리는 강원 동계올림픽 청소년 대회 붐 조성을 위한 문화 행사였던 2022 춘천 오페라 페스티벌 <카르멘>. 4막까지의 공연을 보았어도 좋았겠지만, 오랫동안 기억에 남는 공연이 되었습니다. 춘천의 야외공연을 위해 준비해 주신 오페라 가수분들과 무용단, 오케스트라와 지휘자 선생님 그리고 몇 날을 공연을 위해 힘써 무대를 만들고 모든 걸 세팅해 주신 스태프 여러분 정말 수고 많이 하셨습니다. 진짜 말까지 등장하는 멋진 공연만큼이나 살아있는 순간이었습니다.

어느 날 꼭 다시 한번 4막까지 사랑의 파국을 향해 달려가는 열정의 카르멘을 다시 보여주시길 바랍니다.

변유정(프리랜서 연극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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