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년식당

절기는 못 속인다더니 밤 기온이 제법 선선하다. 이제는 창문을 열고 잠을 청해도 불쾌감 없이 단잠을 잘 수 있다. 한바탕 비구름이 속을 태우더니 간간히 하얀 구름만 파란 하늘을 반긴다. 가을이 온다. 

평소에 생선구이를 좋아해서 몇 군데 단골집을 자주 이용했는데 최근 자주 찾아가는 집이 생겼다. 70년 동안 3대째 수산가업을 이어오다 생선구이 집을 차린 집이다. 가게를 오픈한 지는 벌써 1년이 넘었다. 오늘의 주인공 풍년식당이다.

풍년식당은 석사동 퇴계주공4차 아파트 건너편 먹자골목에 있다. 아내와 한 번, 큰아들과 한 번, 두 아들과 한 번 2주 사이에 세 번이나 이곳을 찾았다. 자주 찾아도 늘 맛이 좋아 주변의 지인들과 조만간 또 방문할 예정이다. 식당에 들어서면 네모난 테이블, 둥근 테이블이 조화롭게 자리하고 있다. 편안하고 깔끔한 분위기에서 식사할 수 있어 손님을 대접하기도 좋은 장소다.

식사는 점심특선을 추천한다. 점심특선은 곤드레밥 고등어정식과 곤드레밥 임연수구이가 있다. 두 가지 모두 가격은 똑같다. 오전 11시부터 오후 2시까지 먹을 수 있다. 이번에도 역시 점심특선을 시켰다. 음식을 시키면 밥은 돌솥밥으로 나오는데, 곤드레밥이 올려지기 때문에 약 20분 정도 기다려야 한다. 바로 밥과 구이를 먹고 싶으면 전화로 예약하고 20분 뒤에 도착하면 기다리지 않고 맛있는 밥과 생선구이를 먹을 수 있다. 주문을 하면 5가지의 반찬과 곤드레밥을 비빌 수 있는 간장이 먼저 나온다. 반찬은 두부구이, 도라지무침, 콩나물무침과 열무김치, 오이지무침이 조금씩 나온다. 이번에도 전화를 하고 갔더니 금방 곤드레돌솥밥이 나왔다.

갓 지은 돌솥밥을 밥그릇에 덜어놓고 누룽지에 물을 넣어 불려두면 누룽지밥을 먹든지 그냥 누룽지를 먹든지 취향에 따라 결정하면 된다. 필자는 누룽지밥을 선택하여 물을 부어 뚜껑을 덮어두었고 아들은 그냥 누룽지부터 긁어먹었다. 어떻게 먹어도 맛은 보장한다. 곤드레밥에 양념간장을 두 스픈 정도 넣고 비벼보자. 알맞게 비비면 구수한 곤드레와 비벼진 밥이 고소하게 입안에서 부드럽게 혀를 감싼다. 꼭 간장에 비벼서 먹어야 맛있다. 밥을 비비는 중에 바로 생선구이가 나왔다. 오븐에 구워져 노릇노릇하게 잘 구워진 임연수구이와 고등어구이가 한 접시에 가득 나온다.

1인분에 한 마리씩이다. 먹기 전에 집게와 가위로 뼈를 분리해 놓고 먹으면 편하게 먹을 수 있다. 부드럽고 고소한 풍미 가득한 임연수구이부터 한 덩이 앞접시에 갖다 놓고 편안하게 가시 없는 부분부터 한입 먹었다. 간이 알맞다. 짜지 않으니 밥 없이도 임연수구이만 계속 먹어도 좋았다. 고등어구이는 튼실하다. 오동통한게 살밥이 많다. 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하게 구워진 고등어구이는 짭조름해서 밥과 함께 먹어야 더 맛있다. 고등어구이는 쫄깃쫄깃해서 씹는 맛이 훨씬 좋다. 가시 없는 부분부터 먹다 보면 가시 있는 부분까지 모두 발라먹게 된다. 누룽지밥에 고등어구이도 정말 궁합이 잘 맞는다. 아들 둘과 함께한 식사에 양이 부족할 줄 알았는데 모두 든든하게 먹어 만족했다.

풍년식당은 매주 일요일과 공휴일은 휴무다. 오전 11시부터 오후 9시까지 영업한다. 오후 3시부터 5시 30분까지는 휴게시간이다. 점심은 정식 위주로 판매하고 저녁에는 생선모둠구이~가자미구이가 추가된, 복불고기, 고등어조림, 갈치조림, 오징어볶음, 주꾸미볶음 등을 먹을 수 있다.

이번 주말에는 가족과 함께 별미로 곤드레밥에 생선구이를 맛나게 먹을 수 있는 풍년식당을 찾아가 보자.

석사동 832-3/ 263-2948

 이철훈 시민기자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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