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태계 파괴 아니냐” VS “하천환경 개선 및 수해 예방”
유입된 토사·오염물 제거는 필요, 근본대책은 유입 차단

폭우가 멈추자 공지천에서 준설작업이 한창 진행중이다.

시 건설과는 지난 8월 3일부터 시작한 공지천(공지교~남춘천교) 하도 정비사업을 오는 11일까지 진행한다. 일부 시민들이 “공지천에서 준설작업이 크게 진행되고 있는데 왜 하는지 춘천시의 설명이 없고, 시민들도 의례 할 만하니까 하는 것이려니 생각하며 지나치는 것 같다. 하천은 가능하면 손대지 않는 게 최선인데, 저렇게 준설하면 기존 생태계는 모두 파괴된다. 또 준설토는 어디로 반출되는지 궁금하다”라며 문의를 해왔다.

시 건설과에 확인 결과 공지천(공지교~남춘천교) 하도정비사업은 하천환경 개선 및 수해 예방에 목적을 두고 있다. 건설과는 “여름철 폭우로 인해 하천 바닥에 토사와 오염물질이 쌓여 환경오염으로 이어지고 악취가 발생한다. 악취로 인한 민원도 있었다. 일부 오해와 달리 정비사업을 통해 물이 잘 흐르게 되고 수질 오염물질을 제거하여 생태계를 살리고 하천 범람을 막을 수도 있다. 하천 주변에 쌓아 놓은 준설토는 물기가 빠지면 산책로나 도로포장 등 공공 공사현장에서 바닥표면 다지기 용도 등으로 사용하거나 개인이 원하면 무료로 제공한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하천 준설작업에 대해서는 생태계 훼손에 대한 이견이 팽팽하게 맞선다. 전문가들은 준설작업이 진행되는 하천이 어떤 생태계를 가지고 있느냐가 중요하다고 말한다. 즉 보호종이 서식하거나 생태계가 건강한 하천과 그렇지 않은 하천에 따라 준설작업의 효과가 갈린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도내 한 대학의 환경 분야 A 교수는 “최근 공지천에서 준설작업이 진행 중인 것을 알고 있다. 면밀한 연구가 필요하겠지만, 공지천이라는 하천 특성을 기준으로 그리고 최근 홍수로 인해 토사 및 오염물질이 다량 유입된 현 상황을 기준으로 평가하면, 현재 진행 중인 준설작업은 필요한 일이다. 최근 폭우로 인해 이미 다량의 오염물질과 토사가 유입되어 오히려 수중 바닥에 사는 저서생물(底棲生物, benthos; 바다, 강, 호수 또는 하천 등 수체의 바닥에 서식하는 생물들을 아우르는 말) 등이 이미 피해를 봤을 것이다. 공지천을 오염시키는 큰 원인 중 하나가 토사 유입이다. 공지천은 준설을 통한 관리가 필요하다. 하지만 근본적인 대책은 공지천에 토사 및 오염물질 유입을 원천적으로 막는 것이다. 그렇다면 해마다 이 같은 준설작업을 하지 않을 수 있고 생태계가 건강해질 것이다. 기후위기로 인해 폭우가 늘어날 텐데 그런 측면에서 장기적이고 근본적인 대책이 필요한 시점이다”라고 말했다.

박종일 기자

저작권자 © 《춘천사람들》 - 춘천시민의 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