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내시내 옛멋새멋] 명동 이야기 ②
[봄내시내 옛멋새멋] 명동 이야기 ②
  • 김효화 (춘천원도심 상권르네상스 사업단장)
  • 승인 2022.09.26 1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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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천1번지 명동에서 젊음에 취하다
김효화(춘천원도심 상권르네상스 사업단장) 

‘겨울연가’의 명성과 닭갈비의 역사를 품은 곳

2002년 1월 14일~3월 19일 이후 춘천 명동의 운명은 달라졌다. 춘천 명동을 배경으로 배용준, 최지우 주연의 ‘겨울연가’가 방영된 것이다. 2003년 4월부터는 일본 NHK에서 <겨울연가>가 나왔다. 일본에서는 마치 신드롬처럼 중장년 여성을 중심으로 ‘겨울연가’가 폭발적 인기를 끌었다. 일본 여성들은 ‘욘사마’를 숭배했다. 이들은 마치 성지 순례를 하듯 드라마 촬영지인 명동과 남이섬으로 관광을 왔다. 양양 국제공항이 개항하면서 전세기가 늘어난 덕에 2002년부터 중국과 동남아시아 관광객도 몰려오던 차였다. 관광버스가 중앙로에 줄줄이 늘어섰다. 명동과 중앙시장, 지하상가로 중국과 일본, 동남아시아에서 온 관광객들이 우르르 쇼핑을 하러 다녔다. 닭갈비거리에서는 집집마다 늘어선 긴 줄이 진풍경을 연출했다.

배용준이 분한 준상이가 살던 집은 지금은 헐린 기와집골 초입에 있었다. 70년대식의 독특하고 아담한 한옥을 둘러보고 관광객들은 명동으로 쏟아져나왔다. 명동길이 배용준과 최지우가 함께 걷던 길이었기 때문이다. 2004년에는 명동길에 겨울연가 동상이 세워졌고 최지우와 배용준의 핸드프린팅도 남겨졌다. ‘겨울연가’ 관광안내판도 설치되었다. 

2010년에는 어린이들의 시선을 사로잡은 <구름빵>이 KBS에서 방영되었다. 겨울연가상 아래쪽으로 ‘구름빵’ 조형물도 설치되었다. 지금도 ‘구름빵’ 조형물은 아이들에게 놀이 공간이자 포토존이 되어주고 있다. 

닭갈비거리에는 다양한 닭 조형물이 설치되었다. 2013년 한국관광공사가 명동닭갈비골목을 한국 대표 음식 테마거리로 선정해 닭 조형물을 설치하고 스토리텔링을 통해 춘천닭갈비의 역사와 그에 얽힌 이야기를 정리했다. 2020년 코로나19의 여파로 관광객의 발길이 뚝 끊기면서 명동 닭갈비골목의 열기는 외곽으로 이동했지만, 노포들의 활약과 다양한 지원사업을 통해 최근 다시 상승세를 타고 있다.

알록달록한 물건과 청춘의 색깔이 있는 거리

춘천 1번지인 명동의 명성을 이어가는 명동길 한복판의 점포들도 명동의 부활을 이끌고 있다. 

명동 가운뎃길에서는 즉석 사진관 문화가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인생네컷’, ‘포토이즘’ 등 셀프로 사진을 찍고 즉시 찾아갈 수 있는 사진관들이 속속 개업을 하고 있다. 아트박스와 다이소, 랄라블라 등 저렴한 소품을 파는 가게들은 청소년들의 가벼운 주머니를 기분 좋게 만족시켜 준다. 브랜드 의류점과 스포츠용품점은 명동의 터줏대감들이다. 

1980년대 젊은이들의 성지였던 ‘초원의 집’은 사라졌지만, 그 자리에는 맥줏집 ‘잭슨 빌’이 성업 중이다. 미군부대 앞에서 20년 넘게 바를 하던 오세윤 씨가 7080 느낌을 살려 운영하고 있다. 춘천에서 LP판을 가장 많이 갖고 있으며 오래된 팝 음악을 신청하면 거의 대부분 들을 수 있다. 옛 춘성군청 자리 부근에는 유명 맛집과 바가 줄지어있다. 바 ‘루트나인’은 새벽까지 젊은이들에게 흥과 춤을 선물한다. 대만 음식, 중국 쓰촨요리, 일식, 이탈리아 요리 등 다양한 나라의 음식도 이 거리에서는 손쉽게 만날 수 있다. 노점에서는 ‘오징어게임’으로 인기를 끈 ‘뽀끼’가 달콤한 향을 내뿜고 계란빵과 문어구이 냄새가 코끝을 간질인다. 

요즘은 주말이면 명동 거리가 알록달록 색깔 있는 물건들로 뒤덮인다. 강원도와 춘천시가 지원하는 ‘명동 뻔뻔한 놀이터’ 행사가 주말마다 열리고 노란색 파라솔 아래에서는 수제품을 파는 프리마켓이 펼쳐진다. 춘천에서 손재주로 알아주는 공방 사장님들이 명동거리를 빼곡히 채우고 솜씨를 뽐내고 있다. 

1990년대 초반만 해도 명동에는 주말이면 하루 1만5천명 이상의 인파가 모여들었다. 도심이 확장되고 유통구조가 다변화되었다 해도 지금도 주말이면 하루 1만여 명 이상이 명동을 넘나든다. 평일에도 오후 4시를 넘기면 학교를 마친 10대들이 바지 주머니에 손을 꽂고 명동을 뛰어다니고 20대들은 한껏 치장한 채 손 맞잡고 거리를 걷는다. 이 거리에서는 여전히 젊음에 취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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