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교육청 지난달 14~24일 학생·학부모·교사 설문조사 실시
학부모 81%, 교사 74% 평가도구 필요하다 응답해
전교조 강원지부 “여론조작 수준의 설문조사”

강원학생성장진단평가를 앞두고 강원도교육청과 전교조 강원지부가 서로 다른 입장을 보였다. 

지난달 26일 도교육청에서 발표한 설문조사 결과 학부모의 81%, 교사의 74%가 학생진단을 위한 평가도구가 필요한 것으로 응답했다고 밝혔다. 설문조사는 지난달 14일부터 24일까지 11일 동안 학생, 학부모, 교사를 대상으로 온라인시스템으로 진행됐으며, 설문 문항은 △평가도구의 필요성 △강원도형 평가도구의 필요성 △평가도구의 활용 시기 및 방법 △성취기준과 성취수준의 활용 현황 및 필요성 등 4가지 영역으로 이뤄졌다.

강원학생성장진단평가를 앞두고 강원도교육청 앞에는 찬반 입장의 현수막이 걸려있다.

이번 설문조사에는 초·중·고등학교 교사 1천905명, 학생 3천812명, 학부모 6천658명 등 총 1만2천375명이 참여했으며, 설문조사 결과 ‘학생의 수준을 판단할 수 있는 평가도구의 필요성’에 대해 학부모 81%, 교사 74%, 학생 40%가 필요하다고 답했다. ‘강원도형 학업성취도 평가’는 학부모 72%, 교사 44%, 학생 33%가 필요하다고 응답한 반면, ‘강원도형 학업성취도 평가’에 반대하는 응답은 학부모 11%, 교사 37%, 학생 22%로 나타났다.

심영택 더나은교육추진단 학력담당 장학관은 “설문조사에서 나온 의견을 바탕으로 학생, 학부모, 교사 모두를 지원할 수 있는 학생성장진단평가를 실시함은 물론 기초 기본이 튼튼한 더 나은 학력 향상을 위한 정책을 적극 추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9월 26일 도교육청이 발표한 설문조사 결과와 9월 22일 전교조 강원지부가 발표한 설문조사 결과는 달랐다. 전교조 강원지부에서는 도내 교사를 대상으로 지난달 14일부터 21일까지 일주일간 설문조사를 실시했으며, 그 결과 설문조사에 응한 도내 교사(728명)의 67.3%가 강원학생성장진단평가에 부정적으로 답변했다고 밝혔다.

전교조 강원지부는 지난달 26일 도교육청이 발표한 설문조사 결과에 대해 보도자료를 통해 “설문 문항이 도교육청이 원하는 답변 이외의 응답을 할 가능성이 매우 낮게 설계됐다”고 주장했다. 이어 “교육활동에서 평가의 필요성에 반대할 사람은 없을 것”이라며 “그러나 평가는 가르친 교사가 가르친 내용으로 평가하는 것이 기본이다. 이에 따라 각 학교에서는 평가계획을 수립하여 다양한 형태의 평가를 이미 시행하고 있다. ‘강원도형 성취도평가’가 무엇인지 설명하지도 않고 ‘강원도형 성취도평가의 필요성’을 묻는 도교육청의 설문은 어설프기 짝이 없으며 참여자를 우롱하는 수준”이라며 비판했다.

이에 강원도교육청 측은 “설문 문항은 평가도구가 필요한지, 강원도형 성취도평가가 필요한지 등으로 문제가 되지 않는다. 강원학생성장진단평가는 전교조 강원지부에서 말하는 것처럼 일제식 고사가 아니며, 더 촘촘하게 기초학력이나 강원도 학생의 학업에 대해 진단하려고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전교조 강원지부 측에서는 “강원학생성장진단평가와 관련해 어떤 것인지 설문내용에 적혀있지 않아 무엇인지도 모르고 설문조사에 참여하게 했다. 올해는 평가를 자율로 신청하지만, 내년에는 전수로 확대된다고 하여 이에 반대한다”고 말했다.

한편, 강원도교육청은 이번 설문조사 결과를 활용해 △10월 6일 공청회 △11~12월 토론회 및 설명회를 통해 다양한 의견을 수렴해 강원학생성장진단평가의 실시와 더 나은 지원 방안을 모색할 예정이다.

장수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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