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정하 산문집 《안 되면 될 때까지》 (달아실)

마정하 씨가 ‘7전 8기 마정하 인생 역전기’라는 부제를 달고 본인의 일대기를 그렸다.

1947년, 당시 북한 땅 양양군 서면 상평리에서 태어난 그는 한국전쟁 때 아버지를 여의고, 고교 자퇴 후 열여섯 살에 양양광산에서 일을 시작했다. 어머니의 재혼을 계기로 타향살이를 시작, 철암에서 기차 화물 하역 일을, 무작정 올라온 서울에서는 인쇄공장과 청과상회 점원을 했다. 어렵게 마련한 가게는 건달들 때문에 포기해야 했고, 다시 철암에서 하역 일을 하다 스무 살 아내와 결혼 후, 뒤늦게 입대했다. 제대 후 다시 상경, 삼정연탄 경비반장을 거쳐 월계동에서 꽃가게를 차리기도 했지만 결국 문을 닫는다. 이후 건설 현장의 현장 소장을 하다가 사고로 그만두고, 버스 운전기사도 했다. 의정부에서 아내와 치킨 가게를 하는 사이 두 아들은 가정을 일궜다. 숨 가빴던 40여 년 타향살이를 뒤로하고 오십 대 후반의 나이가 되어 고향에 돌아왔다. 77세, 쉴 만도 하지만 상평리 이장·서면 노인회 분회장·서광 농협 수석 이사로 고향을 위해 왕성하게 활동한다.

박제영 시인은 “책은 우리 민중의 근대사에 가깝다. 민중들이 해방의 시공간을 어떻게 살아냈는지, 전쟁 이후의 시공간을 어떻게 뚫고 여기까지 왔는지, 그 절절한 삶의 현장이 고스란히 묻어 있다. 일독을 권하는 이유이다”라고 말했다.

박종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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