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유정(프리랜서 연극인)

지난 5월. 실레 마을에 자리 잡은 (사)문화프로덕션 ‘도모’의 연간 주말 공연을 소개한 바 있습니다. ‘김유정 프로젝트’로 ‘한국문화예술위원회 공연예술 중장기 창작지원사업’에 선정되었으며, 향후 3년간 7개의 김유정의 작품을 실레 마을에 마련된 극장 [아트팩토리 봄] 상설 공연으로 올리기 시작하였습니다. 연극 관람 후 맛있는 한 끼 식사가 가능한 <극장식당>도 운영하여 주말마다 함께 즐겨 보고 맛볼 수 있으며 김유정의 소설을 극화한 다양한 극을 만나 볼 수 있습니다. 음악극 <동백꽃>(연출:우상욱), 연극 <소낙비>(연출:황운기)에 이어 올해의 마지막 작품은 2022.10.14.~11.06 사이 (매주 금 7:30·토 17:00·일 14:00) 연극 <금 따는 콩밭>올려질 예정입니다.

1,000도쯤(1064.18‘C) 지나야 녹고, 3,000도(2,970’C)쯤 돼야 끓는 ‘금’은 어느 시대에서나 사랑받는 광물입니다. 아름다움의 상징 귀금속으로뿐 아니라 화폐의 가치로 투자 자산으로까지 쓰이며 의료용부터 컴퓨터 부품으로까지 인간과 아주 가까운 곳에는 언제나 ‘금’이 있습니다. 갖고자 하는 ‘욕망’도 함께 있네요.

1935년은 기억해야 하는 해일지도 모르겠습니다. 김유정이 단편 <소낙비>(원제 ‘따라지 목숨’)가 조선일보 신춘문예 1등으로 당선되어 소설가로 데뷔 한 해이면서 등단 직전 1934년 충청도 예산 일대의 금광체험을 한 작가의 산 경험에서 나온 금광 3부작 <금 따는 콩밭>(개벽 1935년 3월), <노다지>(조선중앙일보 1935년 3월 2~9일), <금>(영화시대 1935년 3월)이 연이어 쏟아져 나온 해 이기도 하니 말입니다. 

1930년대를 살펴보자면 시대상을 반영한 김유정 작가의 금광 3부작이 나올 만도 하였다 생각이 듭니다. 조선에 금광 열풍이 불어 각계각층의 사회주의자, 민족주의자, 여성운동가, 의사, 변호사, 문인, 기자 등의 지식인들도 펜, 법복, 청진기 대신하여 곡괭이를 들고 투잡 뛰고 광산에 투자하였다고 하니 말입니다. 

연극 <금 따는 콩밭> (재구성·각색·연출:변유정)은 저의 첫 연출작이기도 합니다. 2008년 김유정 탄생 100주년 기념으로 초연되었고(최종남 각색본을 바탕으로 재창작구성), 2022년 또다시 올라갑니다. 봄, 여름을 지나 이 가을에 ‘해학, 웃고 우는 그 깊은 슬픔의 미학’으로 여러분과 만나기를 기대하며 김유정이 살아나가던 1930년대와 2022년 지금! 우리들은 어떤 금맥을 찾고 있는 것인지 공연장으로 오셔서 확인해 보시길 바랍니다. 

덧붙여, 10월 마지막 주 (10/28~10/30 금·토·일) 하중도 생태공원에서 펼쳐지는 예술섬_중도에 소풍 오시면 특별한 이머시브 공연*과 정영주 콘서트, 더튠 등 예술가들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예술과 함께 하며 10월을 마무리해보시면 좋겠습니다.

변유정(프리랜서 연극인)


*이머시브(Immersive) 공연

관객이 무대 위 배우들의 연기를 수동적으로 감상하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적극적으로 작품에 참여하게 하는 연극이나 공연. ‘객 참여형 또는 관객 몰입형 공연. 이머시브(immersive)는 ‘담그다, 몰두하다’라는 의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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