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회 주민총회, 1만8천709표 46개 마을사업 선정
환경, 문화, 교육 등 다양한 의제, 축제 기능도 더해져

8월부터 10월까지 세 달간에 걸쳐 진행된 주민총회가 성황리에 마무리됐다.

먼저 일정을 살펴보면 8월 18일에는 강남동 주민총회, 8월 24일에는 신북읍 주민총회, 8월 25일에는 후평1동 주민총회, 9월 24일에는 ‘소양동 주민총회’, ‘후평2동 주민총회’, ‘신사우동 주민총회’, 9월 28일에는 ‘석사동 주민총회’, ‘북산면 주민총회’, ‘약사명동 주민총회’, ‘효자1동 주민총회’, 9월 30일에는 ‘후평3동 주민총회’, ‘교동 주민총회’, 10월 6일에는 ‘조운동 주민총회’, 10월 8일에는 ‘퇴계동 주민총회’가 차례로 개최됐다.

2022년 주민총회는 축제처럼 즐길 수 있는 행사로 진행됐다.     사진 제공=춘천시 마을자치센터

주민총회가 네 돌을 맞이하면서 의제 발굴 및 마을계획 수립의 과정도 체계가 잡힌 모습이다. 먼저 시민들이 직접 의제를 제안하는 ‘만만한 의제 발굴’의 경우, 각각의 읍면동에서 발굴한 의제에다가 시청 홈페이지 ‘봄의 대화’와 시청 무인 부스를 통한 발굴 건수(109건)를 모두 더하면 1천834건의 의제가 발굴됐다. 석사동의 경우 아파트, 아동센터, 도서관, 상가, 공원, 석사천 등 온 동네에 의제 발굴 시설을 설치, 무려 537건의 의제가 쏟아져 나왔다.

모두가 평등한 위치에서 자유롭게 의제에 대해 토론을 벌이는 ‘원탁토론회’도 바쁘게 움직였다. 13개 읍면동(주민자치회 전환 16곳)이 6월 24일부터 8월 18일까지 157개의 의제를 테이블 위에 놓고 숙의를 거쳐 60여 개의 의제를 상정시켰다.

신사우동 주민총회     사진 제공=춘천시 마을자치센터

주요 의제

상정된 의제는 사전에 이루어진 ‘찾아가는 투표’와 ‘주민총회’를 거쳐 1만8천709표의 투표가 이뤄졌고, 46개 마을사업이 2023년 마을사업으로 최종 선정됐다. 읍면동 별로 소개하자면 다음과 같다.

신북읍- 후보로 올라온 ‘건강에 좋은 산책로 율문천 살리기 사업’, ‘신북 흠뻑 축제’, ‘건강한 농업문화 폐농약 수거 사업’, ‘신북 어린이 흠뻑 나눔 축제’ 4가지 의제가 모두 선정됐다. 전체 투표수는 1천404표이다. 

북산면- 후보로 올라온 ‘온정이 있는 북산면 벚꽃길’, ‘찾아오고 싶은 북산면 꽃길 만들기’, ‘방문인사 불빛으로 말하다’ 3가지 의제가 모두 선정됐다. 전체 투표수는 682표이다. 

석사동- 후보로 올라온 ‘2023 석사천 놀이’, ‘한마음 음악회 및 찾아가는 토크 버스킹’, ‘행복동네 청소년 결손가정 돌봄 사업’, ‘청소년 현장 체험 프로그램 제공’, ‘어린이 미니운동회 개최’ 5가지 의제가 모두 선정됐다. 전체 투표수는 2천670표이다. 

소양동- 후보로 올라온 5가지 의제 중 ‘편안한 소양동 만들기’, ‘밝고(소) 밝은(양) 마을 축제’ 2가지 의제가 선정됐다. 전체 투표수는 801표이다. 

조운동- 후보로 올라온 ‘안전한 조운동네, 골목비탈길 안전길 만들기’, ‘행복한 조운동네 어르신 행복나눔 사업’ 2가지 의제가 모두 선정됐다. 전체 투표수는 413표이다. 

신사우동- 후보로 올라온 5가지 의제 중 ‘콩닥콩닥 신사우동 와글와글 한마당’, ‘청소년축제 통통 페스티벌’, ‘다같이 돌자 동네한바퀴’ 3가지 의제가 선정됐다. 전체 투표수는 3천336표이다.

후평1동- 후보로 올라온 5가지 의제 중 ‘뒤뚜루 한마음 마을축제’, ‘행복나눔 불우이웃돕기 바자회’, ‘애국심 증진 : 태극기거리 집중화’ 3가지 의제가 선정됐다. 전체 투표수는 860표이다. 

후평2동- 후보로 올라온 4가지 의제 중 ‘힐링장터’, ‘후평2동 마을대학’ 2가지 의제가 선정됐다. 전체 투표수는 602표이다. 

후평3동- 후보로 올라온 4가지 의제 중 ‘은하수 사랑방’, ‘뒤뜰에서 놀자’, ‘함께하는 즐거움’ 3가지 의제가 선정됐다. 전체 투표수는 840표이다. 

교동- 후보로 올라온 ‘추억의 등굣길 복원사업’, ‘생활폐기물 관리개선 활동전개’, ‘반려동물 에티켓 문화 정착 홍보’, ‘민속놀이 한마당 사업’, ‘춘천시 자매도시와 민간교류 사업’ 5가지 의제가 모두 선정됐다. 전체 투표수는 576표이다. 

후평2동 주민총회      사진 제공=춘천시 마을자치센터

약사명동- 후보로 올라온 ‘약초마을 약사명동’, ‘약사천 만남의 광장’, ‘약사천 정비사업’, ‘어르신 나들이’ 4가지 의제가 모두 선정됐다. 전체 투표수는 1천85표이다. 

효자1동- 후보로 올라온 5가지 의제 중 ‘깨끗한 약사천 만들기’, ‘약사천 문화게시판 만들기’, ‘효자1동 어르신과 함께하는 주민 대화합 잔치’ 3가지 의제가 선정됐다. 전체 투표수는 553표이다. 

강남동- 후보로 올라온 4가지 의제 중 ‘온의동 빨래터 보존’, ‘차상찬 옛길 복원’ 2가지 의제가 선정됐다. 전체 투표수는 2천439표이다. 

근화동- 후보로 올라온 6가지 의제 중 ‘안심쾌적 골목길’, ‘근화정원 만들기’ 2가지 의제가 선정됐다. 전체 투표수는 816표이다. 

퇴계동- 후보로 올라온 6가지 의제 중 ‘문화와 소통이 있는 둘레길’, ‘청소년 복합 커뮤니티센터 운영’, ‘마을방송국 설립’ 3가지 의제가 선정됐다. 전체 투표수는 806표이다.

회의같은 축제, 축제같은 회의

제4회 주민총회는 단순히 마을 의제를 발굴하고 선택하는 주민 회의로서의 기능만이 아니라 마을 축제로서의 기능도 담아냈다. 주민총회에서는 농악, 어린이 공연, 초대 가수 공연 등 각종 볼거리를 준비해 주민들의 호응을 얻었다.

특히 소양동, 신사우동, 후평2동의 경우 2021년 마을사업으로 선정됐던 마을 축제를 주민총회와 결합해, 주민의 참여 문턱을 획기적으로 낮췄다는 평이다. 퇴계동의 경우에도 마을 축제인 ‘무릉축제’를 주민총회와 함께 치러, 주민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유도했다.

홍석천 기자

 

::: (재)춘천시 마을자치지원센터 윤요왕 센터장 인터뷰

춘천은 주민자치회 선두 지역

자생단체·공동체·전문가 등과 협력 시작

윤요왕 센터장

Q.현재 주민자치회 현황이 궁금하다.

춘천의 25개 읍면동 중 23개 읍면동에 주민자치회와 주민자치위원회가 구성되어 있는데 주민자치회는 지난해 13곳에서 3곳이 늘어 총 16곳이 주민자치회로 전환됐다. 7곳은 아직 주민자치위원회로 남아있다. 남면과 남산면은 아직 주민자치위원회조차 구성되지 않고 있다.

Q.여전히 주민자치회가 생소한 사람들도 있다.

우리 동네의 문제와 어려움을 주민과 함께 논의하여 해결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주민 대표 기구이다. 마을계획을 세우고 실행하며 마을 문제를 스스로 해결하는 역할을 한다. 주민자치센터 프로그램 운영부터 주거환경 개선·문화·복지·안전·교육활동, 주민총회 개최, 마을 축제 등 자치 영역의 전 분야에 주민참여를 이끈다. 주민자치회마다 적게는 20명부터 많게는 50명까지 위원들이 있고 복지·문화·행정·교육·환경 등 다양한 분과가 있다. 

주민자치위원회 단계에서는 시 자치행정과와 면사무소 등이 주도한다. (재)춘천시마을자치지원센터(이하 센터)는 주민자치회로 전환되면 지원하게 된다. 단, 주민자치위원회에서 요청이 오면 전환지원이나 마을사업 발굴과 같은 교육과 워크샵 등을 돕고 있다. 주민자치위원회가 주민자치회로 전환되면 마을지원관이 배정되고 본격적인 밀착지원이 시작된다. 내년에는 자치행정과와 이야기해서 주민자치위원회에도 지원관을 배정, 주민자치위원회에도 관심을 가지고 지원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고 싶다.

Q.마을지원관은 어떤 역할을 하고 있나?

센터 주민자치팀 소속 총 6명의 마을지원관이 16곳 주민자치회의 마을자치활성화와 현장지원업무를 수행한다. 한 명의 지원관이 2~3곳을 맡아서 주민자치회에서 진행하는 다양한 자치활동과 관련한 지원활동을 하고 있다. 정기 및 임시 회의·활동·행정처리·정산 등 일상적 자치활동부터 의제발굴·원탁토론·주민총회 등 마을계획을 세우는 전 과정에 대한 행정적·실무적 지원을 한다. 또 올해 결정된 마을계획이 다음 해에 실행될 때 필요한 것들을 지원한다. 지난해 13개 주민자치회로 마을지원관 6명이 688회 지원을 나갔다. 현재는 코로나19로 인한 사회적거리두기가 완화되어 활동이나 모임이 크게 어렵지 않게 진행되고 있으나, 코로나19가 한창일 때 정기회의조차 어려운 시기가 있었다. 이때 센터에서 온라인 비대면 줌회의를 적극 지원하였다. 당시 현장에 다녀온 지원관에 의하면 주민자치위원의 평균연령이 60세 이상이라 처음에는 온라인 회의를 낯설어하셨지만 “살다 보니 이런 것도 배우게 된다”라며 좋아하셨다는 이야기를 들려주기도 하였다.

Q. 지원관들의 고충이 많다.

일주일에 3일 이상 현장에 출동하는데, 아직 지원관의 역할과 관계 정립이 모호해서 업무가 가중되고 있다. 내년에는 마을지원관의 정확한 역할을 정립하려고 한다. 그래도 주민자치회와 신뢰가 쌓이자 지원관에게 감사표창도 주시고 심지어 중매도 나서는 등 보람된 일도 많다. 하지만 무엇보다 직접참여로 더 행복한 마을과 지역사회로 변화할 수 있음을 알게 된 시민의 의식전환이 가장 큰 보람이다.

Q.초창기 주민자치회에서 어떤 변화가 있나?

퇴계동과 근화동이 시범적으로 주민자치회로 전환이 되고 5년이 훌쩍 지났다. 주민자치회로 전환되었던 초기에는 주민자치위원회 때와는 다른 활동방식, 즉 마을의 다양한 주민을 만나서 의견을 수렴하고 숙의하는 민주적 의사 결정 구조 등을 낯설어하셨다.

하지만 현재는 마을계획을 수립하는 모든 과정에 많은 민주적 토론과 시민참여가 늘며 지난해는 13개 주민자치회에서 4천여 개의 의제가 모였다. 특히 올해는 마을 축제처럼 주민총회가 열리며 참여의 문이 더 활짝 열려 주민들이 자연스럽게 어울리고 모이는 자리가 되었다. 지난 8월부터 10월 초까지 15개 주민자치회에서 주민총회가 개최됐고, 8천 4백여 명의 주민이 투표에 참여하여 46개의 마을사업이 최종 선정되었다. 

특히 올해 신규 전환된 북산면의 경우 전체 인구의 35%가 넘는 주민들이 투표에 참여하였고, 주민총회 당일에는 현장에 10%가 넘는 주민이 오셨다. 각 자치회가 주민참여를 높이기 위해 축제화에 나서 마을 곳곳에서 개성이 담긴 축제가 펼쳐졌다. 정책적·제도적으로 미흡한 점이 있지만 그래도 춘천은 서울·충청 등 앞서 시작한 지역을 제외하고는 주민자치회 선두 지역이다. 특히 강원도에서는 가장 앞서 있다. 

Q.마을 의제에도 어떤 변화가 보이나?

주민자치회가 마을의 여타 자생단체와 공동체, 전문가 등과 연계하기 시작했다. 이게 굉장히 중요한 전환점이 되어 후평2동 마을 대학, 신사우동 ‘다같이돌자 동네한바퀴’ 마을 투어 등 마을 의제가 더 다양해졌다. 후평 마을 대학은 춘천여성협동조합과 신사우동은 춘천역사문화연구회와 각각 협력했다. 이는 연속사업으로 계속 이어지며 각 자치회를 대표하는 마을사업이 될 것이다. 

지난해 전국주민자치대상 최우수상을 수상한 퇴계동의 퇴계동동도 청소년 교육 문제에 관심이 큰 주민자치회가 이를 어떻게 사업으로 펼칠까 고민하다 마을의 공동육아협동조합과 만나며 시너지가 생긴 거다. 이처럼 주민자치회가 각 마을의 더 다양한 공동체·자생단체와 폭넓게 연계되며 다양하고 흥미로운 의제가 생겨날 것이다. 가령 한 마을에 뜨개질 또는 줍깅을 하는 소모임이 주민자치회와 연계되면 뜨개질 학교, 환경학교가 생기는 등 훨씬 더 큰 효과를 얻을 수 있다.

Q.민선8기, 주민자치가 갖는 의미는?

민선8기에서는 행복한 공동체를 강조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시민 각자가 삶의 주인이 되어 보다 좋은 마을 만들기에 주체적으로 참여하고 개선되는 모습을 볼 때 행복감이 커진다. 춘천시민은 지난 몇 년간 주민자치의 효능감이 높아진 상태이다. 주민자치가 행복도시 구현에 이바지할 수 있도록 지지해주고 응원해 줬으면 좋겠다. 

Q.강원특별자치도에서 주민자치도 중요할 것 같다.

강원의 가장 큰 문제는 청년 유출·지역소멸·고령화이다. 청년층이 강원으로 이주하고 싶게 만들고, 지역 청소년이 마을 주민으로 남아 살아갈 수 있으려면 어떤 부분의 규제를 풀고 활성화시킬지 살펴봐야 한다. 그러려면 주민자치회를 통한 생생한 목소리를 들어야 한다. 그런 차원에서 주민자치 활성화를 위한 상위법이 국회에서 막혀 있어서 여전히 조례만으로 운영되고 있는 현실이 안타깝다. 상위법 부재로 활성화되지 못하는 한계를 강원특별자치도법이 해소해 주길 바라고 주민자치와 관련된 조례도 강화되길 바란다. 

강원도에서는 춘천 외에는 주민자치가 아주 열악하다. 원주는 조례도 없고 주민자치회도 없다. 모두 위원회에 머물고 있다. 강릉은 2~3곳만 주민자치회가 있다. 속초는 지난해 조례가 제정되고 올해 시범적으로 한 곳이 주민자치회가 됐다.
 

박종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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