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확진자가 국내에서 발생한 것이 2020년 1월 20일이니까 10월 15일은 코로나 발생 1000일이 되는 날이다. 천일동안 대중가요가 있지만, 천일은 결코 짧은 기간이 아니다. 그리고 코로나 천일은 끝난 게 아니라 여전히 진행형이다. 우리가 지금까지 겪은 코로나를 평가하고 반성하는 것은 그래서 필요한 일이다. 

당시 중국 우한시에서 입국한 여성이 공항에서 첫 확진자로 발견되면서부터 코로나 시대가 전개되었는데, 코비드라든가 코로나19라는 정식 명칭이 붙기도 전이어서 우한 폐렴이라고 불리는 등 초창기에는 혼란과 공포 그 자체였다. 혼란은 그것만이 아니다. 백신이 등장하기 전이라 유일한 예방책이 마스크뿐일 때가 있었다. 마스크 사재기로 KF94 마스크 품귀현상을 겪기도 하였다. 마스크를 사기 위해 긴 줄을 서는가 하며 정부는 급기야 마스크 5부제를 실시하기도 하였다. 지금은 그때와는 사정이 많이 달라져 마스크 의무 착용이 완화되었음에도 마스크 착용이 일상이 되었다. 호모 사피엔스에 빗대어 마스크가 마치 피부처럼 되었다고 해서 호모 마스쿠스라는 말이 생겼을 정도이다. 

코로나 공포는 무엇보다도 집단감염과 높은 사망률이다. 대구 신천지교회로 시작된 집단감염은 공포 그 자체였다. 확진자 동선이 공개되고 가족들이 죄다 격리되는 정책이 실행되었다. 1명의 확진자 나와도 확진자는 시설로 격리되고, 온 가족을 비롯해 밀접접촉자까지 며칠씩 다 격리되고, 확진자가 나온 건물 전체가 셧다운 되기도 하였다. 

마스크 의무 착용과 더불어 자가격리와 사회적 거리두기는 소위 말하는 K방역의 핵심 정책이었다. 사회적 거리두기는 집단감염으로 인한 감염병 확산을 막자는 의도에서 도입된 정책인데, 가장 강력하게 실행될 때는 사적 모임이 수도권 지역에서 오후 6시 이후에 2명으로 제한된 적도 있을 정도였다. 이와 더불어 새로이 등장한 풍경이 재택근무, 비대면 수업과 같은 비대면의 일상화였다. 이것은 사회 전반의 인터넷 기반과 IT 기술의 접목으로 가능한 것이어서 한국사회이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라는 평가도 있다. 

현재의 각자도생 방역정책도 문제지만, 돌이켜 보면 기존 방역정책의 시행착오와 부정적 결과도 지적되어야 한다. 비대면 수업으로 인한 학습격차, 사회적 거리두기로 인한 자영업자의 희생은 여전히 미해결의 과제로 남아있다. 코로나 시대에 나타난 건강 격차나 건강 불평등도 반드시 해결되어야 할 과제이다. 한 지역 일간지의 보도에 따르면, 강원도는 올 6~8월 코로나19 사망자는 62명으로, 사망률이 3.26명으로 전국평균 2.59명을 상회해 전국에서 두 번째로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 기간의 치명률도 0.06%로, 충남과 함께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재난 불평등이 계급과 지역 양면에서 작동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전염병에 취약한 고령자의 비율이 높은 점을 고려해도 의료 격차를 줄이기 위한 의료 인프라 구축이 필요하다 하겠다. 

10월 들어 전체 인구 절반이 코로나에 감염된 것으로 나타났다. 춘천시도 10월 들어 전체 인구수(2022년 9월 기준) 28만6천361명의 절반이 넘는 14만8천여명이 확진되었다고 한다. 집단면역 체계가 작동하고 백신이 남아도는 시점의 방역정책이 초기와 같을 수는 없지만, 현 정부의 각자도생은 정책이 아니다. 춘천은 아직도 현재 하루 확진자가 여전히 100~200명대를 오르내리는 중이다. 여전히 코로나는 현재 진행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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