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7일 기준 춘천의 빈집은 총 731곳
빈집은 주민 생활환경에 심각한 영향 미쳐
인생공방·전환가게 등 빈집 활용한 문화사업 활발

춘천의 빈집이 700곳이 넘는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 9월 7일 공공데이터포털에 올라온 ‘강원도 춘천시 빈집 현황’에 따르면, 춘천의 빈집은 모두 731곳으로 나타났다. 731곳 중 도심 지역이 426곳, 읍면 지역이 305곳으로 분류됐다.

도심 지역의 경우 효자동이 89곳으로 가장 빈집이 많았으며, 우두동 36곳, 근화동 34곳, 후평동 33곳, 약사동 32곳 등의 순이었다. 읍면 지역에서는 남산면이 54곳으로 가장 많았고, 신북읍 51곳, 서면 45곳, 사북면 38곳, 동면 31곳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춘천의 빈집이 700곳이 넘는 것으로 조사됐다.

빈집은 치안, 위생 등 생활환경에 심각한 영향 미쳐

‘빈집’이란 ‘빈집 및 소규모 주택 정비에 관한 특례법’에 의해 ‘자치단체장이 거주 또는 사용 여부를 확인한 날부터 1년 이상 아무도 거주 또는 사용하지 않는 주택’을 말한다. 빈집이라고 하면 단순히 ‘일시적으로 사람이 빠져나가 텅 비어 있는 집’을 생각하지만, 법적인 용어로 본다면 빈집은 오히려 폐가(廢家)의 개념에 더 가깝다. 즉, 어떤 주택이 여러 이유로 인해 오랫동안 방치되고 버려져 있는 경우가 법적인 의미의 ‘빈집’인 것이다.

빈집이 늘어나는 이유는 농촌 지역에서는 고령화에 따른 인구 감소, 도시 지역에서는 재개발이나 재건축 등이 있다. 특히 빈집은 학교밖청소년이나 노숙자들의 아지트가 되기 쉬우므로 치안 수준을 크게 떨어뜨리며, 관리가 되지 않기 때문에 동네의 위생, 경관 등도 크게 해치며 지역주민의 생활환경에 심각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그럼 다른 시의 빈집 대책 사례는?

천안시는 구도심과 농촌 지역을 중심으로 빈집이 증가함에 따라 대책 마련에 나섰다. 지난 26일 빈집 발생에 따른 사회적 문제를 예방하고 효율적으로 대처하기 위해 ‘빈집(도시·농촌)정비계획 수립’용역을 올해 안으로 시행하고, 내년 상반기부터 도시와 농촌의 미관과 정주 환경을 개선해 나갈 방침이라고 밝혔다.

천안시는 지난 5년간 1년 이상 아무도 거주하지 않거나 사용하지 않는 방치된 도심과 농촌 지역 주택 또는 건축물을 대상으로 철거비용 일부를 지원하는 ‘2022년 농촌빈집정비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5년간 집행된 빈집정비 실적은 2018년 74건, 2019년 43건, 2020년 47건, 2021년 42건, 2022년 42건 등 모두 248건에 달하며, 올해는 국·도비 보조 없이 전액 시비 1억80만 원을 투입해 연말까지 빈집 42건을 철거할 예정이다.

태백시에서는 장기간 방치되어 도시미관을 저해하는 공·폐가를 철거하기 위해 ‘2022년 폐광지역 빈집정비 지원사업’을 추진한다고 지난 20일 밝혔다. 시는 도비 5천만 원, 시비 5천만 원 등 사업비 총 1억 원을 들여 폐광지역 진흥지구 안에 있는 폐가와 공가 등 빈집 12동을 오는 12월까지 모두 철거할 계획이다.

태백시는 2018년 6개소, 2019년에는 9개소, 2020년에는 14개소, 2021년에는 21개소, 2022년에는 12개소 등 총 62개 동의 빈집을 정비했다.

춘천문화재단은 2020년부터 지역 내 빈집을 지역문화예술 거점공간으로 활용하고 있다. 사진은 모두의살롱 효자.       사진 제공=춘천문화재단 

춘천시, 빈집을 활용한 문화사업 활발히 운영

춘천시는 춘천문화재단 문화도시사업의 하나로, 2020년부터 지역 내 빈집을 지역문화예술 거점공간으로 재생하여 시민커뮤니티 활성화와 예술가의 자생을 도모하고 있다. 빈집을 새롭게 조성하여 모두의살롱 효자(효석로9번길 11-8), 모두의살롱 후평(후석로379번길 14)과 인생공방(약사고개길41번길 6-4), 전환가게 아트살롱 썸( 가연길5번길 14-10, 1층), 전환가게 당신의 들판(가연길5번길 14-10, 2층) 등이 운영 중이다.

이처럼 지역 곳곳에 위치한 시민커뮤니티 공간은 생활권 단위에서 서로 취향을 나누고 모일 수 있는 동네 사랑방으로 이용되고 있으며, 아트살롱 썸은 예술가들이 동료를 만나 협업할 수 있는 아지트 공간으로 이용되고 있다.

변애리 춘천문화재단 문화기획팀 과장은 “춘천에 빈집이 700여 곳이 넘게 있고, 시민들이 일상에서 쉽게 접근할 수 있는 곳을 찾다 보니까 빈집을 활용하게 됐다”고 말했다.

강승진 춘천문화재단 센터장은 “문화도시사업의 빈집 프로젝트가 멈춰있는 도시의 한 부분을 깨우는 역할을 할 수 있길 바란다”며 “새로운 쓰임을 찾은 공간이 예술가, 이웃, 청년들의 교류 거점으로서 서로 연대하고 지지하는 안전망의 역할을 할 수 있길 바란다”고 말했다.

박은영 시 건축과 주무관은 ‘춘천의 빈집 정비사업이 어떻게 이뤄지고 있는지’에 대해 “현재 기준으로 농촌 지역은 자발적으로 철거하면 보조금을 공사비용의 80%를 지원해주며, 최대 300만 원 지원해주고 있다. 도심 지역은 철거 대상으로 선정되면 시에서 100% 철거해드리는데 5년간 쉼터, 주차장, 텃밭 용도로 사용하는 조건으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내년에 빈집정비계획을 수립할 계획이다. 법적으로 정비계획이 수립되면 내년에 활용계획이나 철거계획이 바뀔 것 같다. 현재는 수립 전이여서 아직은 어떻게 말씀드리기 어렵다”고 말했다.

장수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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