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마루도서관장 김동윤 / 운영위원회 강해진·정지은·장수아 원장

사농동 현대아파트 관리사무소 옆에 위치한 꿈마루도서관의 인물들을 만나보았다. 도서관을 스쳐 지나칠 때마다 들려왔다. ‘재미에 가득 찬 발걸음’의 소리와 들락거리는 아이들의 빨리 들어가자는 종용 소리를 말이다. 핸드폰을 손에 쥔 요즘 아이들의 모습이 아니어서 항상 궁금했다, 그곳이! 

우리 관장님은 이 지역의 손흥민급 인물입니다!

“책만 대여해 주다 아이들을 위한 프로그램이 시작되고 부모님들의 관심이 생기고 시에서 진행하는 사업에 참여하면서 이곳의 모습이 다양해졌어요. 처음에 프로그램 없이 두 달을 지내보니 사람들이 안 와요(웃음). 그 뒤 프로그램을 많이 진행해도 대출열람 통계는 다른 도서관과 같더라고요. 어른들의 참여가 중요하더라고요. 자녀들을 데리고 오니까요. 네트워크를 형성하기 위해 동아리 활동을 시작했어요. 그리고 신사우동동으로 상시돌봄을 하는데 아이들이 안 왔어요. 지금은 학원 끝나고 도서관으로 와요. 하나의 문화가 형성됐어요. 기억에 남는 것은 초기 북 콘서트를 진행했을 때에요. 처음에는 주민들이 서로 남남이에요. 늦가을이었고 어두워졌는데 수다 떨며 나가는 모습을 보면서 이게 마을 아닌가! 너무 좋았어요. 그래서 도서관이 필요하구나… 이런 생각을 했어요.” (김동윤 관장)

도서관 자체 프로그램, 동아리·녹색장터·신사우동동의 목적 사업과 외부 지원 사업을 다양하게 진행하면서 열의가 더해져 지역의 유명한 인물이 되었다는 주민들의 이야기이다.

운영위원들 중 반 정도가 지역 어린이집 원장님들이라고 한다. 도서관 운영위원을 하며 협력한다. 서로 경쟁하는 구도가 아닌 유기적으로 운영되는 멋있는 곳이다. 시립 지원을 받으려고 운영위원들이 돌아가면서 토요일에 당직 서가며 꼬박 1년을 끌어왔다. “그때는 제정신이 아니었어요, 꿈 때문에!”

위부터 코앤코 동아리, 글담 동아리, 알로하 동아리
위부터 코앤코 동아리, 글담 동아리, 알로하 동아리

조각을 맞춰가는 중입니다

“사농동은 우두동하고는 달리 조금 더 고립된 지역이에요. 강북이잖아요. 인문학 프로그램이나 컨텐츠를 접할 기회가 별로 없어요. 관리소장님이 아파트 주민들의 소통의 창고가 있으면 좋겠다는 의견으로 단지 내 어린이집 원장님들과 논의하다가 2018년 도서관이 세워졌어요. 책을 대여해 주면 어른들은 안 와도 아이들이라도 와서 읽겠지… 하는 마음으로 시작했어요. 이곳을 통해 오랫동안 명맥을 이어갈 수 있는 기반이 마련돼서 지역 움직임이 활성화됐으면 좋겠어요. 사라지지 않게 무엇을 해야 할까…. 고민 중이에요. 지역 도서관이라 많은 분들의 기부참여가 필요해요. 마음과 기부금, 시간을 보태 자립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어요.” (도담어린이집 원장 장수아)

한 아이를 키우려면 온 마을이 필요해요

“이 도서관이 백프로 그 역할을 다 채워주고 있어요. 오늘은 부모교육이 진행됐어요. 저는 이 동네에서 크고 결혼하고 일하고 42년을 살았어요. 강북지역이 아이들이 살아가는 북적북적한 곳이었으면 좋겠어요. 이 지역은 초등까지다. 교육이 살아나야 떠나지 않는다. 저희 결론입니다. 지역 주민들이 온 동네가 되어 주어서 명품지역을 만들었으면 좋겠어요. 마음을 모아서 봉사도 하면서 함께 해주셨으면 좋겠어요.” (리틀빌리지 어린이집 원장 정지은)

왼쪽부터 녹색장터, 인형극제 개막식 퍼레이드
왼쪽부터 녹색장터, 인형극제 개막식 퍼레이드

격려를 해주면 좋겠어요

“아이들을 위해, 지역을 위해 무언가를 하고 싶다. 이렇게 크게 사업을 하게 될 줄은 몰랐어요. 가볍게 생각했던 거죠. 사명감이 없으면 못하는데 열의가 넘치고 헌신하다 보니, 해나가고 있다는 결과물이 있네요. 도와주고 함께할 수 있는 사람들이 있으니 기쁘고 감사합니다. 자원봉사, 밤샘 서류 작성, 프로젝트 지원 등 일이 많아요. 저희가 하는 거에 대해 주변에서 격려를 해주면 더 신이 나서 할 것 같아요.”(배꼽 어린이집 원장 강해진)

매일이 에피소드일 것 같은 사람

앞으로의 꿈을 물어보았다. 

“청소년! 이요. 어르신들은 코로나 때문에 일시정지고 유아부터 어르신까지의 프로그램은 다 있는데 청소년들을 위한 프로그램이 없어요. 청소년까지 올 만한 다양한 연령층이 함께하는 공간확장이 절실합니다. 또 지역 특성을 살려서 인형극 마을로 만들려는 소망이 있어요. 인형극제를 하는 날이다! 예를 들면 자기 인형을 걸어놓기 등 인형을 통해서 상상과 꿈을 공유하기 원해요.” 

< 프로그램 소개 > 

■ 소셜 리빙랩C 찾아가는 북캠핑

춘천사회혁신센터에서 주관하고 꿈마루에서 운영한 프로그램. 고기는 없지만 텐트와 책, 해먹이 있는 캠핑.

도서관을 안 가는 걸림돌이 무엇인지 인벤스와 우두LH 단지에서 실험했다. 

■ 강원도 마을공동체 사업

주민들의 작품으로 전시된 타일벽화. 여러 분야의 전문가와 지역 주민들의 작품이 어우러짐.

도서관으로 걸어내려오는 벽면에 붙여진 작품들을 보고 그냥 지나칠 사람은 없을 것이다. 

■ 마을돌봄 신사우 동동

온 마을이 아이를 돌보는 공동체 터전을 만들어 가는 사업. 어린이창작소 등 상시돌봄, 개구쟁이 인형극장·마을투어·축제 등 특별 프로그램, 방학돌봄 운영.

엄마들이 강사로, 협의체(인형극장, 도서관, 신동초등, 신동초등학부모회, 갈릴리지역아동센터 등)와 함께 참여하고 있다. 8월 28일에 춘천인형극제 시민 경연 퍼레이드에 참여한 초등 아이들이 대상을 수상했다. 봉의산 상징으로 봉황새로 직접 계획하고 공동작품을 만들어서 참여했다. 요즘은 아이들이 하교해서 학원까지 다녀와서는 도서관으로 와서 스스로 놀고 읽고 집으로 가고 있다.

■ 녹색장터

춘천시 자원순환과에서 주관해서 도서관에서 시행한 환경프로그램. 자원순환 교육과 생태감수성을 높이는 목적. 제로웨이스트·모아챌린지·담아가게&모아가게·부부응칼갈이 등 체험 부스 운영. 21년 5월 11월 개최. 다음 달 5일 예정.

“우리가 왜 특별하냐면 실제로 연계해서 춘천에 위치한 플라스틱 공장으로 보내는 순환 자체가 처음이기 때문입니다. 의식을 변화시키는 것이 모토였기에 ‘실천’에 중점을 두었습니다.” 

■ 동아리

꿈마루 동화(인형극 동아리)·글담(캘리그라피)·알로하(우클렐레)·코앤코(도자기 핸드페인팅)

주민들의 생활 속에 깃들어진 도서관으로 운영되기 위해 진행하는 프로그램이다. 

핸드폰이 없이 요즘 아이들이 웃는 곳을 보았는가? 그곳이 미래다.

다음 세대를 키우고 있는 마을. 그곳의 지역공동체 터전인 꿈마루도서관. 

우리 삶의 가치가 되살아나는 그곳에 어떤 마음을 보태겠는가? 

사라짐이 아닌 이어짐! 보태야 한다, 필요한 모든 것을.

백종례 시민기자

※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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