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철(강원대학교 영상문화학과 강사)

메타버스의 개념적 정의가 워낙 넓게 퍼져있어, 애매모호한 측면이 매우 크다. (가상을 의미하는 meta와 세계를 의미하는 universe의 합성어로, 직역하자면 가상세계다) 하지만 최근 개발되고 있는 메타버스를 보면 몇 가지 특징은 공통적으로 포함되고 있다. 

1. 가상의 자아를 통해 실제 생활에서 할 법한 일을 가상의 공간에서 행한다.

2. 메타버스의 참여자가 스스로 만든 것을 통해 어떠한 경제적 가치를 창출해 낼 수 있다. 

3. 현실의 정보를 가상의 세계에서 마치 거울처럼 살펴볼 수 있다. 

수많은 메타버스가 개발되고 있는 현시점에서, 한 1~2년이 지난다면 메타버스 서비스 내에서 일종의 장르가 형성될 것이다. 대형에서 소형 개발사를 구분할 필요 없이 그 만큼 많은 메타버스가 개발되고 있다. 그 형태도 웹에서, 영상(VR), 애플리케이션 등 현재 상용화된 모든 기술로 메타버스가 개발이 되고 있다. 정부 부처마다 웹사이트가 있듯이, 모든 부처가 메타버스를 하나씩 가지려고 한다. 더 나아가 메타버스 개발을 지원하는 정부 부처 역시 한두 곳으로 정의 내릴 수도 없다. 

이 현상이 의미하는 것은 별 다른 것이 아니다. 이제 모두가 게임을 만들게 되었다는 것 정도이다. 엄청난 이야기를 너무 담담하게 한 것일지도 모르지만, 게임은 태어났을 때부터 지금까지, 디지털 기술과 동의어로서 메타버스가 지향하고자 하는 모든 것을 이미 보여주고 또 실천하고 있었다. ‘게임’이라는 비생산성이 다분한 용어가 ‘메타버스’라는 정의하기 힘든 용어가 등장하면서 갑자기 과학기술의 총아가 되어버린 느낌이다. 가상세계를 우리는 게임이라 불렀는데, 갑자기 메타버스가 등장을 하면서 같은 모습과 같은 기술을 보며 다른 희망을 나열한다.  

우리나라 정부 부처는 서로 관할하는 분야가 있다. 각자 고유의 분야가 존재한다고 해야 할까. 하지만 사회의 발전으로 인해 서로 건드릴 수밖에 없는 영역이 생기면 위원회니, 공청회니 등등 부처 간에 논리적 힘 싸움이 발생하기도 한다. 게임은 문화체육관광부 고유의 영역이다. 과거 미래창조과학부가 잠시 있었을 시절에는 게임의 주관 부처를 미래창조과학부로 옮기고자 하는 시도도 있었으나 결국 기술보다는 문화로 남게 되었다. 지금도 게임제작지원 관련 사업은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한국콘텐츠진흥원의 주관으로만 이루어지고 있다. 

하지만, 메타버스는 다르다. 주관하는 곳이 없다. 흡사 ‘웹사이트를 기반으로 만든 게임’은 한국콘텐츠진흥원에서만 지원을 받을 수 있었다면, ‘게임요소가 가미된 웹사이트’는 어디서든 지원받을 수 있는 형국이랄까. (사실, 게임물을 정의하는 규정도 상당히 모호하다) 디지털 기술이 하루가 다르게 우리의 삶을 잠식하고 있는 것처럼, 디지털과 한 몸인 게임 역시 마찬가지이다. 게임은 하루가 다르게 그 외연을 확장하고 있었다. 메타버스의 등장은 게임이 더 이상 게임이라는 용어에 갇혀있지 않는, 자신을 정의하고 있던 틀을 넘어서는 사건이다. 

메타버스의 등장은 갑자기 이루어진 것이 아니라, 늘 우리 주변에 존재하던 게임의 외연적 확장이다. 

김민철(강원대학교 영상문화학과 강사)

※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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