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온이 내려가 제법 쌀쌀하다. 푸르고 맑은 하늘이 가을을 알린다. 우리들 마음에 빨갛게 노랗게 물들여진 추억도 다가온다. 차가운 날씨에 몸도 마음도 썰렁해졌다. 가을이면 이제 곧 겨울이다. 자칫 움츠러들기 쉽다. 이럴 때 다행스럽게도 몸에 좋고 맛도 좋은 음식들이 준비되어 있다. 제철 따라 먹는 음식도 그렇지만 지금처럼 환절기 때 딱 맞는 음식이 있다.

요걸 먹으면 지나간 청춘도 돌아오고 아름답던 시절도 찾아와 기운이 솟을 것만 같다. 신기하게도 그런 음식이 가까이에 있다. 벌써 입가에 침이 고인다. 오늘의 주인공은 우돈가의 매운갈비찜이다.

우돈가는 학곡리 가득빌라 앞에 있다. 오픈한 지는 1년 정도 되었지만 반전 비밀이 있다. 혹시나 온의동 운동장해장국을 기억하시는지?  주인이 한 번 바뀌고 지난해 말에 문을 닫았다. 아쉬움을 남겨둔 집, 바로 그 집이다. 예전에 매운갈비찜으로 동료들과 가족들과 함께했던 추억이 가득한 그 집이 정성을 다해 진한 맛을 담아 돌아왔다. 원조가 귀환했다.

오늘은 장인어른과 함께 이곳을 찾았다. 지난번 우연히 아는 동생과 갈비탕을 먹고 난 후에 이 집의 비밀을 알게 되었다. 널찍한 주차장, 새로 지은 건물이 깔끔하다. 전체 테이블이 48개로 규모가 큰 식당이다. 그런데 불을 피우는 곳이 없다. 구워 먹는 고깃집이 아니고 찜으로 먹는 집이다. 불 냄새가 나지 않아 더 깔끔하다. 

자리에 앉아 매운갈비찜을 시켰다. 공깃밥도 같이 시키는 것이 좋다. 매운 음식을 좋아하지 않아 맵지 않게 해달라고 했다. 손님들 입맛에 따라 매운맛을 조절할 수 있다. 맛은 매콤한 것 같은데 맵지 않다. 맛있게 매운 정도 느낌이다. 갈비는 익혀 나와 끓기 시작하면 바로 먹을 수 있다. 오래 기다릴 필요가 없다. 뼈와 살이 쏙쏙 쉽게 분리가 되고 젓가락만으로도 쉽게 갈비를 먹을 수 있어 좋다. 간장소스에 푹 찍어서 입에 넣으면 입안 가득 퍼지는 고소함과 매콤함은 매력 중의 매력이다. 기분 좋은 매운맛에 푹 빠지게 된다. 장인어른도 편안하게 드실 수 있는 정도다. 전골이 끓으면 당면을 넣는다. 매콤한 국물과 함께 먹는 당면의 맛은 라면과 비교해도 전혀 기울지 않는다. 당면을 건져내고 밥과 함께 먹으면 밥도둑이 된다. 라면사리도 있는데 다음에는 라면사리를 넣어서 먹어봐야겠다. 갈비찜이 부족하면 추가도 가능하다. 육수가 모자라면 추가할 수 있다. 밥이랑 같이 먹어도 좋지만 고기를 먼저 먹고 밥을 볶아서 먹으면 좋다. 혼밥족을 위해 매운갈비탕이라는 메뉴로  먹을 수도 있다. 갈비찜을 좋아하는 큰아들이 오늘따라 무척 생각나는 식사 자리였다. 큰애가 오면 다시 한번 꼭 와야겠다는 생각으로 가게를 나섰다.

매운갈비찜 우돈가는 매주 일요일 휴무다. 오전 11시부터 오후 9시까지 영업하며 오후 3시부터 5시까지는 휴게시간이다. 마지막 주문은 7시 30분이다. 이번 주말에는 온 가족이 함께 추억의 매운갈비찜으로 따뜻한 정을 나누는 시간을 가져보자.

동내면 원창고개길 276 / 263-1389

이철훈 시민기자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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