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태 도지사의 중도개발공사 회생신청 파문이 눈덩이처럼 커지고 있다. 강원도가 보증한 채무 2,050억을 지닌 중도개발공사에 대한 회생신청은 곧 금융시장에서는 채무상환 유보로 받아들여졌다. 이후 국공채 및 지방채의 이자율이 크게 올랐고 한국전력 등 우량기업들의 채권발행은 줄줄이 실패하였다. 중소 건설사들의 자금조달 실패로 전국의 많은 건설현장이 문을 닫았고 대형 건설사들의 경우에도 자금조달에 어려움을 겪는다는 기사가 줄을 이었다. 더 나아가 한국의 채권에 대한 세계자본시장의 불신도 높아져 흥국생명 등 금융사의 회사채도 위험자산으로 취급받고 있는 현실이다. 그렇지 않아도 팬데믹과 우크라이나전쟁, 미국의 자국우선주의 강화 등으로 고물가, 고환율, 고금리에 시달리던 국가경제와 민생경제에 짙은 어둠을 불러왔다. 모두가 알고 있는 일이라 말을 보태기 쑥스러운 지경이다.

국회의원 당시 ‘촛불은 바람 불면 꺼진다’라는 발언으로 춘천시민의 자존심을 짓밟고 이번 회생신청으로 강원도민을 부끄럽게 만든 김진태 지사에게 몇 가지 질문을 던지고자 한다.

첫째 9월 28일 처음으로 중도개발공사의 회생신청을 발표할 당시 이 사안에 대하여 도의 경제참모진들과 또 금융당국과 충분한 논의는 했는가? 그들 모두 찬성했는가? 회생신청이 불러올 파장에 대해 직언하는 참모가 하나도 없었는가? 회생신청이 국가경제와 서민경제에 미칠 파장에 대한 예상과 대책은 있었는가? 충분한 논의와 대책강구가 없었다면 무책임한 것이고 있었다면 무지한 것 아닌가?

둘째 중도개발공사 회생신청이 강원도와 도민의 최대현안인 특별자치도 추진에 어떤 영향을 줄 것인지 고민해 보았는가? ‘특별자치도’는 특별한 자치능력과 정치력을 필요로 하는 것이 아닌가? 회생신청과 이후의 일련의 과정에서 보여준 정치력으로 ‘특별자치도’를 감당할 수 있겠는가? 무슨 낯으로 중앙정부에 ‘특별한 자치’를 요구할 수 있단 말인가? 경제에 무능한 또는 경제정책을 정치적 이해에 따라 결정하면서 어떻게 기업을 유치한단 말인가?

셋째 회생신청 입장발표 후 금융위기와 민생에 대한 우려가 들끓는 상황에서 베트남으로 도망치듯 출장을 가야만 했는가? 지도자라면 응당 이의제기와 비판에 당당히 나서야 되는 것 아닌가? 귀국 기자회견에서 국민께 미안하지 않으냐는 기자의 질문에 ‘조금 미안한 면이 있다’는 대답은 또 무슨 태도인가? 사태 이후 치솟는 고금리에 영혼이 털려버린 영끌족에게 할 소리인가? 부도위험에 떨고 있는 건설산업 종사자들에게 할 소리인가? 자동차, 주택 구입시 공채 할인율이 두 배나 높아진 국민에게 할 소리인가? 지방채의 이자가 두 배 이상 급등해 부담이 늘어난 춘천시민에게 할 소리인가? 

검사출신 정치인들에 대한 우려가 현실이 되고 있다. 대통령은 10.29 참사의 멀고 가까운 원인과 상처 난 민심을 어루만질 대책에 대한 고민 없이 경찰청장에게 호통을 치며 죄인 다루듯 하고 있다. 법무부 장관은 국무위원으로서 마땅히 져야 할 책임과 반성 없이 야당 국회의원과 말싸움에 여념이 없다. 우리 도지사는 역대급 정책실패에 대한 반성 없이 남 탓만 하고 있다.

이들에게 참모는 없고 부하만 있다. 책임은 없고 권한만 있다. 성찰은 없고 무오류성만 있다. 공감은 없고 강요만 있다. 실력은 없고 가오만 있다. 반성은 없고 호통만 있다. 공감은 없고 강요만 있다.             

법의 허울을 뒤집어쓰고 칼춤을 추는 무도한 시대. 

우리라도 어떻게든 해 봐야할 텐데… 무엇부터 해야 하나?

 하광윤(강원민주재단 상임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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