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암서원’터에 표지석 설치… 복원 탄력받나
‘문암서원’터에 표지석 설치… 복원 탄력받나
  • 박종일 기자
  • 승인 2022.11.21 17: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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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0여 년간 춘천 유학의 전당이자 교육기관
옛터에 강원 최초 사액서원 표지석·안내판 제막

260여 년간 춘천 유학의 전당이자 인재 양성소 역할을 담당했던 ‘문암서원’ 복원을 위한 움직임이 시작됐다.

문암서원포럼과 (재)춘천지혜의숲, 한국수력원자력㈜ 한강수력본부가 마련한 ‘문암서원 표지석 및 안내판 제막식’이 지난 10일 신북읍 한강수력원자력 한강수력본부 정문에서 열렸다. 문암서원은 1610년(광해군 2년) 춘천지역 유생들의 청으로 논의를 시작 1615년 완공되어 1871년(고종 8년)까지 260여 년간 존속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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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암서원 안내판과 문암서원 표지석  사진 제공=(재)춘천지혜의숲

문암서원은 1610년 당시 춘천 유생들의 간청을 받아들인 강원도 관찰사였던 신식(申湜)에 의해 주창되고 당시 춘천부사였던 유희담과 서원 건립을 의논하기 시작했다. 이후 1612년 신식은 춘천으로 부임하여 고을 사람 안숭양(安崇讓) 이주(李胄) 등과 춘천댐 근처에 서원 터를 정하고, 서원을 짓기 시작하여 1615년에 이르러 문암서원을 완공했다. 1648년(인조 26년) 문암(文巖)이라는 사액(賜額) 받았다. 사액(賜額)이란, 서원의 현액을 임금의 명으로 국가에서 내려준다는 뜻이다. ‘액(額)’이란 본래 사람의 ‘이마’란 뜻인데, 건물 중앙에 이름을 알리는 판자도 액이라 한다. 사액서원이 되면 국가의 공인을 받아 국가로부터 서원 운영에 필요한 전답과 노비 그리고 서적 등을 하사받는다. 정식으로 등록된 유생은 병역과 세금을 면제받았다.

문암서원에 모셔진 대표적 인물은 퇴계 이황이다. 퇴계의 외관(어머니가 춘천 박 씨)이기도 하며 한국 최고의 유학자이기 때문이다. 문헌에 의하면 문암서원의 규모는 서울에 있는 성균관과 같은 크기이며 성균관과 같이 선현선사를 봉안하는 사묘(祠廟), 학동이 공부하는 명륜당(明倫堂), 학생들이 거처하는 제(齊)로 구성됐다고 전해진다. 조선 시대 춘천에 거주하던 생원과 진사 합격자 대부분이 문암서원에서 배출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처럼 문암서원은 약 260년간 춘천지역 유학의 전당이자 교육기관으로 크게 이바지했지만 1871년 ‘서원철폐령’에 의해 훼철(헐어서 치워 버림)된 이후 복원되지 못한 상태이다.

2019년 한국의 서원 9곳(정읍 무성서원, 영주 소수서원, 경주 옥산서원, 안동 도산서원, 안동 병산서원, 대구 도동서원, 함양 남계서원, 장성 필암서원, 논산 돈암서원)이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되는 등 그 가치를 인정받으면서 문암서원 복원을 서둘러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이에 문암서원 포럼은 2017년 문암서원의 가치를 확립하기 위해 지역 역사, 철학, 국문학자를 중심으로 창립, 문암서원의 학술적 가치를 연구하고 조속한 복원을 위한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또 한국수력원자력(주) 한강수력본부가 지난해 정밀발굴조사를 의뢰해 조사한 결과, 터가 확인되면서 관심을 모았다. 표지석이 설치된 문암서원 터는 한강수력원자력 한강수력본부가 위치한 신북읍 용산리 일대이다.

이날 행사에는 이인영 문암서원 포럼 대표, 정헌철 한국수력원자력 한강수력본부장, 현원철 (재)춘천지혜의숲 이사장, 장복순 춘천시 문화예술과장, 이희자 시의회 복지환경위원장과 나유경·박남수·이선영 의원, 이대범 춘천국제고음악제 이사장, 유성선 강원대 교수, 허준구 춘천학연구소장, 문암서원포럼 회원 등이 참석해 문암서원의 복원 필요성에 공감했다.

정헌철 한국수력원자력 한강수력본부장은 “역사 바로 세우기는 숨어있는 우리 고장의 유산을 발굴해 후손들에게 잘 알려주는 것에서 비롯되는 게 아닐까 싶다. 표지석을 잘 정비, 시민들이 가까이 접근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희자 춘천시의회 복지환경위원장은 “문암서원은 춘천시의 소중한 자원이다. 시의회에서도 그 가치를 시민들에게 알리고 후손들에게 소중한 자산을 물려줄 수 있도록 마음과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라고 말했다.

이인영 문암서원 포럼 대표는 “문암서원이 조속히 복원돼 선조들의 지혜를 이어나가는 것은 물론 표지석 설치가 후손들을 위해 지역의 정신사(精神史)를 구축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 또 지역의 자랑거리로서 문화·관광자원으로 자리매김하며 인성 교육의 전당으로도 나아가기를 바란다”라고 말했다.

박종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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