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1일 미국 메릴랜드주 김치의 날 제정
김치 효능은 무궁무진, 김치 종류도 무궁무진

김치의 날 잇따라 제정 

지난 11월 22일은 제3회 김치의 날이다. 한국 정부는 2020년부터 김치를 알리기 위해 ‘김치의 날’을 법정 기념일로 제정했다. 김치에 11가지 이상의 재료가 쓰이고 22가지가 넘는 효능을 지녔다는 의미로 11월 22일을 채택했다. 우리의 자랑스러운 음식문화이니 기념일 제정은 당연하다. 그런데 김치의 국제적 인기에 힘입어 외국에서도 잇따라 김치의 날이 제정되고 있다.

지난 21일 미국 메릴랜드주에서 11월 22일을 ‘김치의 날’로 선포했다. 지난해 캘리포니아주를 시작으로 올해 버지니아주, 뉴욕주, 워싱턴D.C, 미시간주, 조지아주에 이어 미국에서만 7번째다. 현재는 연방 정부 차원의 ‘김치의 날’ 제정이 준비 중이다. 미국만이 아니다. 아르헨티나 상원에서도 ‘김치의 날’ 지정을 통과시켰고, 지난해 영국에서는 44개 레스토랑이 연합해 ‘코리아 김치 페스티벌 2021’을 개최하기도 했다.

미국에서 김치의 날이 잇따라 제정되고 있는 것은 김치의 효능이 널리 알려지고, 한국 문화의 위상이 올라간 이유도 있겠지만 무엇보다 김치 산업의 규모가 커졌기 때문이라고 해석된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 김치 수출액은 2천825만 달러를 기록했다. 수출액 기준 일본에 이어 두 번째로 많았고, 2020년과 비교해서는 22.5% 증가했다. 이는 10년 전(279만 달러)과 비교하면 10배 이상 성장한 수치다.

 

김치의 효능, “버릴 게 하나도 없다”

세계의 슈퍼푸드 목록에서 이제 김치는 공고히 자리를 잡은 모양새다. 채소를 활용한 대표적인 발효식품으로 다국적의 사람들에게 사랑받고 있다. 잘 알려진 김치의 효능은 다음과 같다.

풍부한 유산균

잘 발효된 김치에는 젖산과 유산균이 풍부하며, 김치 1g에 젖산균 1억 마리가 함유돼 같은 무게의 요구르트보다 약 4배 많다. 익어감에 따라 번식된 유산균은 창자의 다른 유해균을 억제하여 이상 발효를 막는다.

항암 효과

항암성분인 인돌-3-카비놀, 아이소사이오시아네이트, 알릴 설파이드, 캡사이신 등이 들어있어 함암효과가 뛰어나다. 최근 김치가 적당히 숙성했을 때 항암 효과가 커진다는 연구결과가 발표되었다. 마늘, 생강, 고춧가루, 파 등 다양한 양념이 들어간 김치를 적당히 익힌 뒤 위암세포(MKN45)에 가했더니 발효시키지 않은 김치보다 암세포 성장 억제 효과가 4∼10% 높았다.

각종 비타민 공급

비타민C가 많다. 고수, 갓, 무청, 파 같은 녹황색 채소가 많이 섞이면 비타민 A도 많아진다.

이 밖에도 단백질 보완, 칼슘 공급, 비타민B 흡수, 니코틴 제거 등 다양한 효능이 있다. 하지만 완전식품에 가까운 김치에도 단점은 있다. 바로 소금과 젓갈을 많이 쓰기 때문에 염분이 많다는 것. 고혈압이나 위암 등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김치를 다소 싱겁게 담그는 것이 좋다.

 

이런 김치 드셔봤나요? 이색 김치 열전

몇 년 전부터 ‘김치 게임’이 유행하고 있다. 게임 방식은 간단하다. 1. 절대 김치로 담그지 않을 것 같은 채소를 말한다. 2. 검색창을 통해 확인해 본다. 3. 만약 김치가 존재하면 벌칙을 받는다. 재미있는 점은 거의 대부분의 채소가 김치로 재탄생한다는 점이다. 이색적인 김치 몇 가지를 소개한다.

사과 김치

1. 사과를 2등분 해 소금물에 20분간 절인 뒤 채반에 건져 물기를 뺀다.

2. 쪽파와 미나리를 썰고, 볶은 땅콩은 굵게 다진다.

3. 고춧가루, 멸치액젓, 홍고추를 넣어 섞은 뒤 다진 마늘, 생강, 물엿, 새우가루를 넣어 양념을 만든다.

4. 절여놓은 사과에 양념을 넣고 버무리다가 쪽파, 미나리, 땅콩을 넣어 버무린다.

샤인머스켓 김치

1. 샤인머스켓을 알알이 떼어내고 깨끗이 씻는다.

2. 부추와 양파를 적당한 크기로 썬다.

3. 고춧가루, 멸치액젓, 다진 마늘로 양념장을 만든 뒤 버무린다.

연근 물김치

1. 연근은 껍질을 벗기고 0.3cm 두께로 썬다.

2. 사과는 깨끗이 씻어 껍질째 나박나박하게 썬다.

3. 쪽파는 5cm 길이로 썰고, 홍고추는 곱게 채 썬다.

4. 끓는 물에 식초와 소금을 넣고 연근을 10초간 데친 다음 찬물에 헹구고 물기를 뺀다.

5. 면포에 고춧가루, 다진 마늘, 생강을 넣고 주물러 국물을 낸다. 여기에 물과 소금을 적당히 넣어 간을 맞춘다.

6. 밀폐 용기에 손질한 연근, 사과, 쪽파, 홍고추를 넣고 국물을 붓는다.

 

춘천지역먹거리직매장 재료로 김치만들기 

춘천시가 운영하는 춘천지역먹거리직매장의 재료로 김치를 만들면 얼마나 비용이 들어갈까? 직접 배추김치를 담가 보았다.

배추 가격이 많이 내렸다. 한 포기 1천200원 정도였고 크기에 따라 약간의 차이가 있었다. 전체적으로 크기가 크지는 않아서인지 일반 마트보다 저렴했다. 그중에서도 세 포기에 1천 원이라는, 특출나게 저렴한 상품이 있어서 골랐다. 무도 저렴했다. 두 개 1천 원짜리를 골랐다. 깐마늘은 30~40알 정도 들어있는 것이 3천 원이었다.

고춧가루나 찹쌀가루는 해썹 인증 문제 등 때문에, 아직 직매장에 들여오지 못하고 있었다. 어쩔 수 없이 일반 마트에서 구입했다.

정성을 들여 배추를 소금물에 재우고, 찹쌀풀을 쒀 양념장을 만들었다. 김치를 완성하고 나니 어느새 자정이 가까운 시간이었다. 김치냉장고에 넣고 계산기를 두들기며 정산하기 시작했다. 어느 정도의 오차가 있겠지만 계산한 바로는 춘천의 지역먹거리로 김치 한 통을 담그는 데 모두 4천700원이 사용됐다. 불과 몇 개월 전 8월 집중호우로 인해 배춧값이 1만 원에 육박하던 시기에 비하면 매우 저렴하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농산물유통정보에 따르면 현재 배추 1포기 평균 소매가는 3천79원으로 폭락이 우려되는 상황이다. 저렴하게 김치를 만들 수 있다는 점은 좋지만, 농민들의 피해로 이어지지는 않기를 간절히 바라본다.

홍석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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