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께 있는 겉옷이 거추장스러울 만큼 기온이 높다. 

11월 하순, 간간이 내리는 가을비가 반가운 늦가을녘, 철에 맞춰 겨우살이를 준비하는 손길들이 여유 있다. 겨우내 먹을 김장을 위해 모이기도 한다. 돼지고기를 삶고, 절인 배추에 김칫소 넣어 맛나게 먹느라 여기저기 시끌벅적하다. 

김장처럼 겨울철 먹거리로 인기 있는 음식으로 흔치 않은 발효음식이 있다. 구수한 청국장이다. 때가 되니 그 맛이 그리워진다. 그런데 생각보다 청국장 맛 좋은 집이 귀하다. 여기저기 수소문도 해보고 검색을 해보아도 소개할 집이 없었는데 등잔 밑이 어둡다고 가까이에 맛집이 있었다. 청국장도 맛있고 찌개를 전문으로 하는 밥집이 있어 소개하고자 한다. 오늘의 주인공은 바로 ‘육반주’다. 

‘육반주’는 스무숲먹자골목 뒷골목에 있어 찾기 어렵다. 그냥 네비를 검색해서 찾아오면 쉽게 찾을 수 있다. 한동네 안에 있었는데도 이곳을 많이 지나쳤다. 그러다 최근에 알게 되었다. 알고 나서는 청국장 맛에 빠져서 2주 동안 세 번이나 청국장을 먹었고, 김치찌개 먹으러 다시 한번 갔었다. 자주 들락거릴 만큼 맛이 일품이라 대만족이다.

‘육반주’는 만두전골도 인기이다. 옆자리에서 만두전골을 추가 주문하는 것을 보니 다음에는 만두전골을 먹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밥 한번 같이 먹으려면 공을 들여야 하는 둘째 아들을 앞세워 ‘육반주’에 청국장을 먹으러 왔다. 점심시간에 몰려들어 붐빌까 봐 아예 일찍 서둘러 11시 30분에 식당에 들어섰다. 점심시간 전이라 그런지 한가해 보였다.

청국장 2인분을 시켰다. 한 상에 반찬과 청국장찌개가 같이 차려졌다. 구수한 고향의 냄새가 솔솔 올라온다. 뚝배기에 담긴 청국장이 두부를 품고 바글바글 끓고 있다. 먼저 국물을 한 숟가락 떠서 입안에 넣으면 고유의 청국장 향이 입안 가득 퍼진다. 감칠맛이 더해진다. 뚝배기 가득 고소한 콩들이 뭉쳐있다. 콩을 듬뿍 담아 먹어보자 발효가 잘된 콩들이 청국장의 제맛을 뽐낸다.

밥 한 공기가 금방 비워진다. 국물까지 싹싹 남김없이 긁어먹었다. 반찬도 아홉 가지씩이나 나와서 푸짐하다. 계란후라이, 젓갈, 총각김치, 소시지볶음, 돼지고기 장조림, 깻잎나물무침, 오뎅볶음, 동그랑땡, 구운김 등이 나온다. 어느 반찬이나 손이 안 가는 것이 없다. 특히 구운김은 넉넉히 싸 먹을 수 있는 크기로 썰어 나오고 직접 가게에서 재어 구워 나온다. 몇 번이나 갖다 먹어도 된다. 물론 추가 반찬은 셀프다. 먹다 보니 밥이 모자라 한 공기 더 시켜서 아들과 반씩 나누어 먹었다. 아무튼 청국장 먹으러 자주 오고픈 집이 생겨 뿌듯하다.

‘육반주’의 음식은 맛도 좋은데 가격도 착하다. 8,000원, ‘육반주’는 매주 일요일 휴무다. 오전 11시부터 오후 10시까지 영업한다. 휴게시간은 따로 없다. 토요일은 오후 3시에 오픈한다. 찬 바람이 살살 불어오는 계절, 이번 주에는 따끈한 뚝배기 청국장으로 구수한 맛을 느껴보자.

우리들의 몸과 마음을 따뜻하게 해주는 육반주에서 동료들과 밥 한 끼 하는 행복한 시간을 가져보면 정말 좋을 것 같다.

스무숲1길 46-6. 262-8789

이철훈 시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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