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 온난화 여파로 아열대성 조류 북상…하중도·상중도에서 각각 8개체·1개체 관찰
강원자연환경연구소 조성원 소장, “개발을 피할 수 없지만, 생태환경 잘 보전했으면”

흰점찌르레기·검은이마직박구리 등 좀처럼 발견하기 어려운 조류들이 중도에서 관찰돼 비상한 관심을 모으고 있다.

강원자연환경연구소 조성원 소장에 따르면, 올해 10월 하중도에서 검은이마직박구리 8개체가, 지난달에는 상중도에서 흰점찌르레기 1개체가 각각 관찰됐다. 검은이마직박구리는 2021년 4월에도 상중도에서 한 쌍이 관찰돼 중도에서 번식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지난달 상중도에서 관찰한 흰점찌르레기   사진=조성원 강원자연환경연구소장

검은이마직박구리는 참새목 직박구리과에 속하는 대표적인 아열대성 조류로, 중국 남부·대만·베트남 북부·일본 류큐 군도 등에서만 제한적으로 분포하는 매우 드문 나그네새였는데, 기후 온난화로 인해 점차 북쪽으로 서식지를 넓혀 2002년 10월 전북 군산 어청도에서 최초 관찰된 이후 전남 신안 가거도에 정착한 새 가운데 하나다. 크기가 19㎝ 정도의 작은 새로, 눈 뒤쪽에서 이마 뒤쪽으로 흰색 무늬가 있는 것이 특징이다. 2007년 7월 전남 신안 가거도 인근 장도에서 자연번식이 처음 확인된 이후 인천 옹진 소청도, 경기 안산 풍도, 전북 군산 어청도 등에서도 번식이 확인됐다. 올해 7월에는 양양 남대천에서 세 쌍의 번식이 확인되기도 했다.

지난 10월 하중도에서 관찰한 검은이마직박구리   사진=조성원 강원자연환경연구소장

참새목 찌르레기과에 속하는 흰점찌르레기는 유럽 카스피해 연안이나 바이칼호 주변 등 유라시아에서 번식해 북아프리카·서남아시아·중앙아시아·인도·중국 등에서 월동하는 새로, 국내에서는 찌르레기 무리에 섞여 드물게 통과하는 나그네새인데, 중부와 남부 지역에서 적은 수가 월동한다. 21cm 정도의 크기에 여름 깃은 녹색이나 녹색 광택이 나는 검은색인데, 단독으로 또는 작은 무리를 지어 행동하며 찌르레기 무리에 섞여 이동하는 때도 있다. 가락이 있고 노랫소리가 아름다워 명금류(鳴禽類)에 속한다. 2005년 3월 전남 신안에서 발견 처음 발견된 ‘길 잃은 새(迷鳥)’로 우리나라에서는 쉽게 관찰되지 않았던 새다. 5~6년 전부터는 강릉 남대천에서도 여러 마리가 월동하는 것이 관찰돼 번식까지 하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처럼 지구 온난화로 먹이나 둥지를 틀고 월동할 수 있는 서식 환경이 마련돼 우리나라 남부에 정착했던 조류들이 춘천까지 북상한 것을 마냥 좋아할 일은 아니지만, 새를 관찰하는 사람들에겐 반가운 소식이 아닐 수 없다. 특히 사람들 간섭이 적고, 중도처럼 열매나 곤충이 다양한 자연환경은 새들이 서식하기에는 최적의 조건이다. 중도에는 멸종위기 야생동물 1급에 속하는 흰꼬리수리도 서식하고 있다. 그러나 레고랜드 건설 등 중도 개발이 본격화하면서 중도의 생태계 훼손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강원자연환경연구소 조성원 소장

“중도는 자연환경이 우수한 곳입니다. 개발을 피할 수는 없겠지만, 중요한 생태환경은 잘 보전하면서 개발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많은 관심을 기울여야 합니다.”

조성원 소장의 말처럼 이제부터라도 막무가내식 개발이 아니라 생태환경의 파괴를 최소화할 수 있는 제도 마련과 아울러 시민들의 관심 또한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전흥우 시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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